[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롯데쇼핑이 수익성 중심 경영 기조를 강화하는 가운데 대형마트 새벽배송 규제 완화가 물류 투자 부담을 줄일 대안으로 부상하고 있다. 점포를 활용한 새벽배송이 가능해질 경우 대규모 물류센터 구축 없이도 온라인 배송 경쟁력을 확보할 수 있기 때문이다.
롯데쇼핑은 올해 상반기 부산 강서구에 '제타 스마트센터'를 가동할 예정이다. 제타 스마트센터는 온라인 식료품 주문에 특화된 물류센터로 영국 리테일 테크 기업 오카도의 스마트 플랫폼(OSP)이 적용된 것이 특징이다. 롯데쇼핑은 인공지능(AI)과 로봇 기술을 활용해 식품 폐기율을 낮추고 온라인 식료품 시장을 선점하겠다는 전략이다.
다만 이러한 투자 계획은 최근 수익성 중심 경영기조 강화로 조정될 가능성이 제기된다. 해당 투자는 과거 롯데쇼핑 유통군(HQ) 체제에서 결정된 것으로 부산 물류센터에만 약 2000억원이 투입됐으며 2030년까지 총 1조원을 투자해 6개 센터를 구축할 계획이었다.
하지만 투자 결정을 주도했던 HQ 조직은 지난해 말 정기 임원인사를 통해 폐지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도 올해 초 열린 2026년 상반기 VCM(Value Creation Meeting·옛 사장단회의)에서 '수익성 기반 경영'을 강조하며 진행 중인 투자 역시 재검토할 것을 주문했다.
신 회장은 외형 성장보다 수익성 강화와 효율적 투자에 방점을 찍으며 ROIC(Return on Invested Capital, 투하자본이익률) 중심 경영을 강조했다. 그는 "이미 진행 중인 투자라도 지속적으로 타당성을 점검하고 필요 시 조정해야 한다"고 강조했다.
이 같은 기조 속에서 새벽배송 규제 완화는 투자 전략을 재편할 수 있는 변수로 작용한다. 대형마트 점포를 새벽배송 거점으로 활용할 수 있게 되면 물류센터 건립 규모를 축소하고 기존 점포 기반 배송 확대에 나설 여지가 커지기 때문이다.
실제로 해외에서도 유사한 흐름이 나타나고 있다. 오카도와 협력해 물류센터를 구축해온 미국 유통업체 크로거는 최근 3개 센터 폐쇄를 결정하고 기존 20개 운영 계획을 축소했다. 이미 가동 중인 8개 센터 중 3곳은 폐쇄가 확정됐으며 나머지 역시 수익성 검토 후 운영 여부를 결정할 방침이다. 캐나다 대형마트 소베이 역시 추가 센터 건립을 중단했다.
이런 상황에서 정부와 여당이 14년 만에 '유통산업발전법' 개정을 통해 대형마트 새벽배송 허용을 추진하는 점은 롯데쇼핑에 기회로 작용할 수 있다. 롯데마트는 지난해 4분기 기준 국내 112개 점포를 보유하고 있으며 롯데슈퍼(338개)까지 포함하면 전국 단위 점포망을 활용한 새벽배송이 가능하다.
이 같은 기대감에 롯데쇼핑 주가는 이달 11일 장중 52주 최고가(12만원)를 기록했다. 주영훈 NH투자증권 연구원은 "방한 외국인 증가로 백화점 매출 성장세가 이어지고 있다"며 "올해는 규제 완화에 따른 할인점 부문의 반사 수혜도 기대된다"고 분석했다.
다만 업계에서는 새벽배송 확대에 대한 신중론도 제기된다. 신선도 유지 비용과 야간 인건비, 물류 인프라 부담 등으로 일반 배송 대비 수익성이 낮기 때문이다.
업계 한 관계자는 "현재로서는 새벽배송 도입 여부나 구체적인 일정이 확정된 것이 없다"며 "수익성 검토가 선행돼야 하는 만큼 신중한 접근이 필요하다"고 평가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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