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두바이(UAE)=딜사이트 이다은 기자] 인바디의 혈압계사업이 별도법인 '코르트(KOROT)'로 재편되며 독자 성장에 속도를 내고 있다. 자동혈압계 중심의 기존 인바디 사업 구조를 기반으로 심혈관 지표를 통합 관리하는 전문기업으로 체질을 전환하겠다는 전략이다. 올해는 인바디 혈압계사업과의 통합을 마무리하고 해외 진출을 본격화하는 원년으로 삼았다.
홍기현 코르트 대표는 이달 11일(현지시간) 두바이에서 열린 WHX 2026(World Health Expo Dubai 2026) 현장에서 딜사이트와 만나 "인바디 혈압계 사업과 코르트의 통합이 올해 안에 마무리될 것"이라며 "이제 혈압계 관련 비즈니스는 코르트가 전담하게 된다"고 밝혔다.
코르트의 변화 중심에 서 있는 홍기현 대표는 26년간 스타트업을 창업하고 성장시켜온 연쇄 창업가 출신 경영자다. 기술 기반 회사를 초기 단계부터 키워본 경험이 풍부하며 사업 기획과 조직 빌딩, 투자 유치 전반을 두루 경험했다. 지난해 9월 코르트에 합류한 이후 기존 사업 조직을 스타트업 방식으로 재정비하고 제품 전략을 재구성하는데 주력해왔다.
홍 대표는 "인바디가 혈압계 사업을 별도 법인으로 키워보자는 제안을 했고 단순 자회사가 아니라 스타트업처럼 운영하겠다는 방향성에 공감해 합류했다"며 "자동차 산업에서 테슬라가 기존 내연기관차의 개념을 바꿨듯 혈압계도 다시 정의하고 싶다"고 강조했다.
코르트는 인바디가 오랜 기간 운영해온 혈압계사업을 분리해 설립한 회사다. 기존 인바디 혈압계는 병원과 공공장소에 설치되는 자동혈압계를 중심으로 국내 시장 점유율 약 65%를 확보했다. 안정적인 사업 기반은 갖췄지만, 2020년대 들어 새로운 측정 기술이 개발되면서 기존 조직과는 다른 전략적 접근이 필요하다는 판단이 내려졌다.
이번 전시 참가에는 두 가지 목적이 담겼다. 첫째는 국내에서 검증된 자동혈압계(터널형·키오스크형)를 해외 시장에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한 포석이다. 인바디 혈압계는 국내 병원·공공시장에서는 안정적으로 운영돼 왔지만, 해외에서는 적극적인 확장이 이뤄지지 않았다. 자동혈압계에 대한 인식이 상대적으로 낮았던 탓이다. 그러나 최근 이에 대한 글로벌 문의가 증가하면서 시장 분위기가 달라졌다는 판단이 섰다.
홍 대표는 "한국에서 충분히 제품 경쟁력이 입증됐고 해외에서도 관련 수요가 늘고 있다"며 "이제는 타이밍이 왔다고 보고 본격적으로 알리기 위해 참가했다"고 설명했다.
전시 현장의 반응도 구체적이다. 그는 "현재 진행 중인 상담의 약 3분의 2는 이 지역에서 영업을 하고 싶다는 대리점 문의이고, 나머지 3분의 1 정도는 엔드 유저가 직접 체험한 뒤 구매 상담으로 이어지고 있다"고 전했다. 단순 관심 수준을 넘어 실제 유통·판매 논의로 이어지고 있다는 점에서 의미가 있다는 평가다.
두 번째 목적은 코르트의 신제품을 글로벌 시장에 처음 공개하기 위함이다. 코르트는 혈압을 단순히 '재는' 장비에서 나아가 심혈관 지표를 함께 제공하는 장비로 고도화했다. 국내 의료 현장에서 약 2년간 검증을 거쳐 1000대가량 판매됐고 내과 중심으로 시장 침투율이 10%에 근접했다.
코르트의 기술적 차별화는 혈압 측정의 표준으로 불리는 '코르트코프 사운드' 기반 방식을 자동화한 부분에 있다. 기존에는 상완에 커프를 감고 압력을 가한 뒤 압력을 낮추면서 혈관에서 발생하는 소리를 의사가 청진기로 듣고 수축기·이완기 혈압을 판독했다. 코르트는 기기 내 마이크로폰과 신호처리 기술로 해당 소리를 직접 수집·분석하고 측정 중 이를 재생·시각화할 수 있도록 구현했다.
제품은 기존 오실로메트릭(커프 압력 기반) 방식과 코르트코프 사운드 기반 방식을 동시에 적용한다. 혈압 수치뿐 아니라 동맥 경직도(PWB), 심박 변동성(HRB) 등 심혈관 관련 지표를 함께 제공하며, 환자 아이디 기반 데이터 저장·관리 기능도 탑재했다. 단순 수치 확인을 넘어 심혈관 스크리닝과 모니터링 기능을 강화한 것이 특징이다.
코르트는 그간 전문가용 진료실 모델을 통해 의료진 신뢰 확보에 집중했다. 출시 이후 2년간 국내 병·의원에서 약 1000대를 판매했다. 기존 청진기 방식의 원리를 유지하면서 자동화 편의성을 더한 점이 의료진 수용성을 높였다는 평가다.
홍 대표는 "혈압은 심혈관 질환 관리의 출발점이 되는 지표"라며 "한 번의 측정으로 다양한 심혈관 정보를 제공하는 장비로 발전시키는 것이 목표"라고 밝혔다.
코르트는 올해를 해외 진출 원년으로 정했다. 미국·유럽·인도·태국 등 4개국은 의료기기 인증이 완료됐거나 마무리 단계에 있으며 인증이 끝나는 국가부터 순차적으로 상업화에 나선다. 각 국가의 의료 제도와 유통 구조에 맞춰 직판과 파트너십 모델을 병행하는 전략을 검토 중이다.
중동 시장은 프리미엄 제품 수요와 보급형 제품 수요가 동시에 존재하는 구조로 분석하고 있다. 특히 대형 병원 체인 중심으로 시장이 형성돼 있어, 단일 병원 단위 영업보다는 네트워크 기반 접근이 중요하다는 판단이다.
재무 목표도 제시했다. 올해 매출 목표는 120억원이다. 이는 인바디 혈압계 사업과 별개인 코르트 단독 기준이다. 3년 내 매출 300억원을 달성하고 기업공개(IPO)에 도전하겠다는 계획도 밝혔다.
다만 자회사 구조는 과제로 남아 있다. 중견기업 자회사에 대한 중복상장 규제 기조 속에서 외부 투자 유치에 제약이 있다는 점이다. 이에 대해 홍 대표는 "중견기업 내에서도 혁신 사업이 분리돼 성장할 수 있는 제도적 환경이 확대되길 기대한다"고 말했다.
그는 "코르트를 인바디의 한 사업부가 아니라 독립적인 스타트업으로 성장시키는 것이 목표"라며 "혈압계를 단순 의료기기가 아닌 심혈관 데이터 솔루션으로 발전시켜 글로벌 시장에서 의미 있는 플레이어가 되겠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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