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배지원 기자] 다우키움그룹의 세대교체가 김익래 창업주 회장으로부터 2세 세대인 김동준 대표 중심으로 사실상 마무리 단계에 접어들었다는 평가가 나온다. 창업주인 김익래 회장이 경영 일선에서 완전히 물러났고 그룹의 주요 의사결정이 김동준 대표 중심으로 이뤄지면서 승계가 안정화 시기를 맞았다는 분석이다. 다만 창업주 2세가 완전히 자리 잡기 위해서는 키움증권 등 그룹 핵심 계열사에 대한 오너가의 지분 보강과 아버지 세대의 가신으로 지목되는 이현 부회장으로부터의 독립이 필요하다는 지적이다.
23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김동준 대표는 지난해 3월 사내이사로 이사회에 입성한 데 이어 같은 해 7월 공동 이사회 의장에 오르면서 경영권 승계를 1차적으로는 끝낸 것으로 평가 받는다.
2세 경영은 예상보다 빠르게 이뤄졌다. 김익래 전 회장이 지난 2023년 SG증권발 주가 폭락 사태의 핵심 인물이던 라덕연 씨 일당의 시세 조종 의혹과 관련해 대규모 주식 매도 논란에 휩싸이면서 경영에서 물러난 것이다. 이 그룹은 김익래 전 회장이 금융 관련 법령 위반으로 벌금형 이상의 처벌을 받게 될 경우 키움증권 경영권까지 잃을 수 있다는 우려를 샀다. 그러나 아들인 김동준 대표가 키움증권의 최대주주가 되면서 위기를 모면했다. 다우키움의 지배구조는 김동준에서 ㈜이머니로→다우데이타→다우기술→키움증권→키움인베스트먼트로 이어진다. ㈜이머니 최다출자자인 김동준 대표(33.13%)가 이사회 의장이 됐다.
김동준 대표는 이제 명실상부한 그룹 내 최고의사결정자에 올랐다. 다만 핵심 자회사인 키움증권에 대한 지배력이나 전산사고에 대한 위기관리 능력 입증 등은 최고 자리에 올라앉은 자의 다음 과제로 지목된다.
실제 김 대표는 이머니–다우데이타–다우기술로 이어지는 지배구조로 키움증권을 간접 통제하고 있다. 지분 구조를 보면 김 대표는 이머니 지분 31.1%, 다우데이타 지분 6.5%를 직접 보유하고 있다. 이머니는 다우데이타 지분 31.6%, 다우기술 지분 7.74%를 보유하고 있으며, 다우데이타는 다우기술 지분 45.2%를 보유한 최대주주다. 다우기술은 키움증권 지분 42.3%를 보유하고 있다.
이런 구조를 단순 지분 곱셈 방식으로 환산하면 김동준 대표가 키움증권에 미치는 이론상 간접 지분율은 3%대 초중반 수준에 그친다. 경영권 차원에서는 이사회 의장으로서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지만, 지분 구조만 놓고 볼 때 키움증권에 대한 직접적이고 명확한 지배력이 높다고 보기는 어렵다는 평가가 나오는 이유다.
김익래 전 회장의 경우 다우데이타 지분 23.01%를 보유한 주요 주주로, 경영에서는 한발 물러났지만 지분 구조상으로는 여전히 키움증권에 대한 영향력이 더 크게 남아 있는 셈이다. 김 전 회장의 지분을 김동준 대표가 형제들과 갈등 없이 최대한 승계하는 것이 가족 내에서나 그룹 전체의 지배력 안정화에 가장 큰 관건으로 지목된다.
키움증권에 대한 지배력 논의가 반복되는 배경에는 키움증권이 다우키움그룹에서 차지하는 실적 비중이 있다. 다우기술과 다우데이타 등 IT 계열이 그룹 외형을 구성하지만 매출과 이익, 현금창출력의 중심은 키움증권이라는 데 이견이 없다. 특히 다우기술 전체 연결 매출액에서 키움증권을 포함한 금융 사업부가 차지하는 비중은 97.65%에 달한다. 영업이익도 키움증권의 지난해 이익이 약 1조 4882억원(전년비 35.5% 증가)으로 다우기술의 연결 영업이익에서 증권이 90% 이상을 견인하고 있는 것으로 파악된다.
결국 그룹의 수익률을 좌우하는 계열사가 키움증권인 만큼 이에 대한 지배력은 단순한 지배구조 이슈를 넘어 그룹 안정성과 직결된 문제로 해석된다. 가장 많은 이익을 내는 회사에 대한 지배력이 충분히 뒷받침되지 않을 경우, 그룹 전략과 책임 구조 역시 불안정해질 수밖에 없다는 지적이다.
여기에 김동준 대표의 경영 이력도 시장의 관심사다. 김 대표는 그간 프라이빗에쿼티와 투자·인베스트먼트 부문을 중심으로 경영 경험을 쌓아왔다. 반면 키움증권의 핵심 경쟁력인 리테일 영업과 온라인 브로커리지 시장에 대한 이해도가 충분한 지에 대해서는 의문이 남는다는 평가도 나온다. 키움증권은 국내 최대 수준의 개인 투자자 기반을 보유한 증권사로 리테일 시장에 대한 전략적 판단과 리스크 관리 역량이 실적과 직결되는 구조다.
IB 업계 관계자는 "김동준 대표가 그룹 전반의 경영 의사결정을 주도하는 것은 분명하지만 키움증권은 다른 계열사와 성격이 전혀 다른 회사"라며 "투자 중심의 경영 경험이 리테일·브로커리지 중심 증권사 경영으로 자연스럽게 이어질 수 있을 지에 대해 시장은 아직 지켜보고 있다"고 말했다.
여기에 이현 부회장이자 공동 의장으로부터 독립성을 갖출 필요가 있다는 지적도 있다. 키움증권은 대표이사가 별도로 존재하는 상황에서 오너 2세와 창립 멤버가 이사회 공동 의장을 맡는 구조를 선택했다. 김 대표와 이 부회장이 공동 의장에 오른 형태다.
이 부회장은 조흥은행 출신으로 키움증권 설립 초기부터 그룹과 함께해 온 인물이다. 저축은행과 자산운용, 증권사 CEO를 거치며 금융 전반을 경험했다. 온라인 브로커리지 중심 모델을 구축하는 과정에서도 핵심 역할을 한 것으로 알려져 있다.
김 대표가 프라이빗에쿼티와 인베스트먼트 부문에서의 성과가 기대에 못 미쳤다는 지적도 넘어서야 할 과제다. 이런 상황에서 공동 의장 체제는 창업 공신의 경험을 통해 후계자의 시행착오를 줄이려는 안배라는 해석이 뒤따른다. 금융권 관계자는 "이현 부회장은 그룹이 IT에서 금융 중심으로 이동하는 변곡점에 서 있던 인물"이라며 "김동준 대표가 증권사 본업에서 성과를 입증하는 과정에서 조언과 경험이 안전판 역할을 할 수 있다"고 말했다.
장기적으로는 공동경영 체제에서 벗어나 독자적 리더십을 증명해야 한다는 지적이다. 코스피 상승 국면은 분명 김동준 대표에게 우호적 환경이다. 이를 연간 실적으로 연결하고 초대형 IB 인가 등 구조적 도약을 이끌어내며 브로커리지 외 수익 기반을 확장하는 성과를 보여줘야 한다는 의미다. 업계 관계자는 "키움증권에 대한 지배력을 보다 명확히 하는 구조적 보강이 필요하다"며 "증권사 본업에 대한 이해와 실적 입증도 따라와야 한다"고 평가했다.
키움증권 관계자는 "이사회 공동의장은 권한 집중을 방지하고 신중한 의사결정을 통한 이사회 투명성 제고를 위한 것"으로 "이현 부회장은 전임 CEO로써 오랜 금융회사경험을 통한 이사회 및 경영 감독 역할을, 김동준 대표는 글로벌 및 내부통제, 리스크관리 역할을 담당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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