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준우 기자] 코스피 상장사 '코아스'가 이화전기공업과의 적대적 인수합병(M&A)에서 한발 물러서며 전략적 협력으로 방향을 틀었다. 경영권 분쟁은 일단락되는 분위기지만, 과제는 여전히 산적해 있다는 평가다. 관계사 재무제표 확보 여부에 따른 감사의견 리스크와 주가 급락 속 이화전기 지분 투자 판단의 적절성을 둘러싼 논란이 새 쟁점으로 떠오르고 있다.
23일 업계에 따르면 코아스는 이달 초 이화전기와 전략적 협력 관계 구축을 위한 합의문을 체결했다. 경영권 분쟁을 종결하고 안정적인 경영 환경을 조성하겠다는 취지다. 코아스는 구체적으로 기업가치 제고와 주주권익 보호에 집중하겠다는 입장을 밝혔다.
시장에서는 코아스가 적대적 M&A 기조를 접고 전략적 협력으로 선회한 배경으로 복합적인 요인이 작용했다는 해석을 내놓고 있다. 분쟁 장기화에 따른 시간 부담과 유동성 제약, 관리종목 지정 리스크와 함께 무엇보다 이화전기 재무제표 확보 필요성이 핵심 요인으로 꼽힌다.
올해 3분기 말 기준 코아스의 이화전기 지분율은 33.26%(7449만1303주)다. 지분율이 50%에 못 미치는 만큼 이화전기는 코아스의 지분법 적용 대상이다. 이 경우 관계사 재무정보를 충분히 확보하지 못하면 지분법 회계 처리에 필요한 감사 증거 제공에 제약이 발생할 수 있고, 이는 감사범위 제한 사유로 검토될 가능성이 있다.
실제로 금융당국에 따르면 2024년 결산 기준 비적정(의견거절 또는 한정) 감사의견을 받은 상장사는 66곳에 달한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종속기업이나 관계기업 투자에 대한 감사범위 제한이 주요 원인이었다. 코아스 역시 관계사 재무정보 확보 여부가 감사의 핵심 쟁점으로 부상할 수 있다는 점에서 구조적으로 유사한 위험에 노출돼 있다는 평가가 나온다.
코아스는 적대적 M&A를 공식 선언했던 당시만 해도 법적 대응을 통해서라도 이화전기 재무제표를 확보하겠다는 입장을 내비쳤다. 그러나 분쟁이 장기화되는 가운데 실제 재무제표를 확보하기까지 소요될 시간에 대한 부담이 커졌다. 코아스 입장에서는 늦어도 내년 3월까지 이화전기 재무제표를 확보해야 하는 상황으로, 현 시점에서 협력 전환이 현실적인 선택지였다는 분석이다.
다만 감사인의 중요성 판단이나 대체 감사절차에 따라 결과가 달라질 수 있어, 재무제표 미확보가 곧바로 비적정 감사의견으로 이어진다고 단정하기는 어렵다.
추가 지분 확보가 사실상 어렵다는 점도 전략 전환의 배경으로 거론된다. 올해 3분기 기준 의결권 있는 주식 수를 보면 코아스(33.26%)와 이트론 외 특수관계자(49.73%)를 제외한 소액주주 지분은 약 17%에 불과하다. 이 가운데 상당수는 장기간 거래가 중단되거나 연락이 어려운 이른바 '잠긴 주식'으로 파악돼, 시장을 통한 추가 매입 여력은 제한적인 상황이다.
여기에 최근 노벨티노벨리티 인수 철회로 42점의 대규모 벌점을 부과받으며 관리종목으로 지정된 점도 부담 요인으로 작용했다. 감사의견 리스크가 부각되는 국면에서 비적정 의견 가능성까지 떠안기에는 부담이 컸다는 해석이 나온다. 결과적으로 코아스는 전략적 협력 과정에서 이화전기 측으로부터 재무제표 제공에 대한 약속을 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 일각에서는 향후 이화전기 재무제표를 확보하더라도, 지분 취득 자체가 적절한 투자였는지를 둘러싼 논란에서 코아스가 자유롭기는 어렵다는 관측이 나온다. 회계 감사는 재무제표가 회계 기준에 따라 작성됐는지를 검증하는 절차일 뿐, 경영진의 투자 판단 자체가 합리적이었는지는 감사 대상이 아니다. 그러나 주주 입장에서는 투자 결정 과정과 리스크 관리의 적절성이 핵심 쟁점이 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실제로 이화전기 지분 취득 이후 코아스 주가는 큰 폭으로 하락했다. 올해 초 8000원대였던 주가는 3000원대까지 밀리며 반 토막이 났다. 코아스는 지분 취득 전인 올해 상반기 기준 151억원의 현금을 보유하고 있었지만, 추가 차입을 통해 약 180억원에 육박하는 자금을 이화전기 투자에 투입했다. 기존 인수 대상이었던 노벨티노벨리티 인수가 무산된 직후 이화전기 지분 취득에 나섰다는 점에서, 전략 재정립 없이 다소 급한 결정 아니었느냐는 지적도 나온다.
당초 코아스는 노벨티노벨리티에 총 500억원을 투입할 예정이었다. 만약 예정대로 투자가 진행됐다면 이화전기 지분 취득에 나설 여력은 없었던 상황이었다.
이 같은 상황에서 향후 양사의 협력 방안에 시장의 관심이 쏠린다. 협력을 통해 기업가치를 실질적으로 끌어올릴 수 있다면 투자 타당성 논란을 일정 부분 잠재울 수 있기 때문이다. 다만 현재로서는 구체적인 협력 방안이 가시화되지 않은 상태다. 코아스는 가구 사업을, 이화전기는 무정전 전원장치(UPS)와 변압기 등 전원공급장치 사업을 영위하고 있어, 이종 사업 간 시너지 도출이 쉽지 않다는 평가도 나온다.
코아스 관계자는 "올해 결산보고서에 대한 감사의견 적정을 받기 위해서는 이화전기의 재무제표가 필요했던 건 맞다"며 "다만 이를 위한 전략적 협력이라기 보다는 궁극적으로 회사와 주주 모두를 위한 최선의 선택을 내렸다는 정도로 알아달라"고 말했다. 이어 "(이화전기와의) 구체적 협력 방안 등은 조만간 윤곽이 드러날 것"이라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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