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정희 기자] 현대차그룹의 수소사업은 장재훈 부회장이 맡은 다양한 임무 중에서도 중요도가 높은 사업으로 꼽힌다. 지난해 글로벌 최고경영자(CEO) 협의체인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으로 선임된 장 부회장은 올해 신설된 에너지수소사업본부를 직접 챙기며 그룹사 수소 전략을 전면에서 이끌고 있다.
다만 성과는 아직 기대에 못 미치고 있다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최근 출시된 2세대 수소연료전지차(FCEV) 넥쏘의 경우 시장 반응이 냉담한 터라 결실을 맺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걸릴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하다.
20일 업계에 따르면 장 부회장은 올해 초 조직개편을 통해 신설된 에너지수소사업본부를 총괄하고 있다. 이 조직은 그가 관할하는 기획조정담당 산하에 위치하며, 그룹 내 수소 사업의 컨트롤타워 역할을 맡는다. 그는 지난해 6월 정의선 회장에 이어 수소위원회 공동의장에 오르며 글로벌 무대에서도 존재감을 넓혔다. 사실상 현대차그룹의 수소 관련 대내외 사업 전반을 직접 관리하고 있는 셈이다.
현대차그룹 수소 사업은 1998년 수소 연구개발 전담 조직 신설로 시작됐다. 2000년 미국 연료전지 전문업체 UTC파워와 협업해 수소전기차를 처음 선보였고 2004년에는 독자 개발한 스택을 탑재한 모델을 내놓았다. 2013년 세계 최초로 수소전기차 양산 체제를 구축해 투싼ix 퓨얼셀을 출시했으며, 올해는 수소전기차 전용 모델 넥쏘의 2세대 모델을 시장에 내놨다. 상용차 부문에서도 2017년 도심형 수소전기버스를 선보였다.
장 부회장은 수소 사업 영역을 점차 확장해왔다. 사장(2021~2023년) 재임 시절에는 차량 중심의 수소 전략이 핵심이었다. 넥쏘를 중심으로 기술력과 브랜드 이미지를 알리는 데 주력했고, 국내 수소 산업 전시회인 H2 MEET에서는 그룹의 수소 비전을 제시하는 역할을 맡았다.
하지만 지난해와 올해 부회장 승진 이후에는 전략이 한 단계 더 확장됐다. 현대차그룹은 2024년 세계 최대 ICT 전시회인 CES에서 기존 수소연료전지 브랜드였던 'HTWO'를 수소 밸류체인 사업 브랜드로 확대 출범시켰다. 같은 해 6월에는 현대모비스로부터 국내 수소연료전지 사업을 넘겨받아 사업 주체를 일원화했다. 올 3월 현대차 정기주총에서는 정관에 수소 사업을 새로 추가했다. 단순히 차를 만드는 것을 넘어 생산·저장·운송·활용 등을 모두 아우르며 수소 산업에서 선도적 입지를 구축하는 방향으로 나아간 것이다.
이같은 행보는 글로벌 완성차업체들이 수소 사업을 잇달아 철수하는 흐름과 대비된다. 프랑스 르노는 미국 플러그파워와 합작해 설립한 하이비아(HYVIA)를 올 2월 법적 청산했다. 스텔란티스는 얼마 전 프랑스 오르댕 공장과 폴란드 글리비체 공장에서 추진하던 수소차 생산 계획을 수익성 문제로 중단했다.
이 중심에는 장 부회장의 확고한 의지가 자리하고 있다. 그는 "수소 사업은 사명감을 갖고 과감하고 꾸준히 추진하겠다"고 여러 차례 강조해왔다. 이는 정의선 회장이 "수소 사업은 후대를 위한 일"이라고 강조해온 기조와도 궤를 같이한다.
그러나 시장 반응은 냉정하다. 올 6월 출시된 2세대 넥쏘는 출시 초기부터 기대에 못 미치는 반응을 보이고 있다. 현대차에 따르면 올해 누적 기준 넥쏘 판매량은 4814대로 전년 동기 대비 85.7% 증가했지만, 여전히 다른 친환경차와 비교하면 초라한 수준이다. 통상 신차가 나오면 '신차 효과'로 판매가 반등하지만 넥쏘는 이를 체감하지 못하는 상황이다.
넥쏘가 소비자들에게 외면받는 가장 큰 이유는 인프라 부족이다. 지난달 말 기준 전국 운영 수소충전소는 231개에 그친다. 반면 전기차 충전소는 올해 8월 기준 47만286개에 달한다.
현대차 관계자는 "수소연료전지 뿐만 아니라 자원순환형 수소 생산, 저장, 운송, 활용 등 전 밸류체인에 걸친 맞춤형 솔루션 제공을 통해 글로벌 수소 경제 조기 전환에 힘을 쏟고 있다"며 "다만 수소 사회 실현을 위해 필요한 인프라 구축과 시장 확대에는 대규모 투자와 제도적 지원 등 이해관계자들의 협력이 필수"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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