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권재윤 기자] 보해양조가 만년 '동전주' 신세에서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2021년부터 3년 연속 이어오던 순손실 흐름을 끊으며 작년 흑자전환에 성공했고 올해 연달아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도 나섰지만 역부족인 모습이다. 시장에서는 저평가된 밸류에이션과 거래량도 크지 않아 투자자들의 관심도 제한적이라는 평가가 나온다.
1952년 설립된 토종 주류기업 보해양조는 1988년 코스피 시장에 입성했다. 광주·전남 지역에서 소주와 과실주 시장을 사실상 독점하며 확고한 입지를 구축한 기업으로 평가받았다. 그러나 시장 환경 변화와 경쟁 심화로 보해양조의 기반은 서서히 흔들리기 시작했다.
결정적인 전환점은 1996년 '자도주 보호법'의 폐지였다. 지방 소주업체의 독점적 판매권과 지역 내 점유율을 보장하던 제도가 사라지면서 보해양조는 지역 독점 기반을 잃었다. 이후 전국 단위 대형 주류사들과의 경쟁이 본격화되며 경쟁력이 약화됐고 실적 등락과 함께 주가도 장기 하락세로 접어들었다.
이후 수차례 위기를 겪으며 상장 유지에도 어려움을 겪었다. 2011년에는 당시 최대 주주였던 보해저축은행의 부실 사태와 임건우 전 대표이사의 횡령·배임 혐의가 겹치며 상장폐지 실질심사 대상에 오르며 상장폐지 위기까지 갔었다. 이후 2015년에는 보해양조 1우선주가 상장주식수 요건을 충족하지 못해 코스피 시장에서 상장폐지되며 투자자 신뢰에 타격을 입었다.
보해양조의 주가는 반짝 테마주로 급등한 시기를 제외하면 전반적으로 침체 국면이 이어지며 '동전주' 신세를 벗어나지 못하고 있다. 동전주는 주가가 1000원을 넘지 않아 동전으로도 살 수 있을 정도의 저가 주식을 일컫는다. 일반적으로 변동성이 크고 투기적 수요에 노출되기 쉽다는 특징이 있으며 재무구조 악화나 성장성 둔화 등으로 저평가된 기업이 해당하는 경우가 많다.
이 같은 평가를 벗어나기 위해 보해양조는 지난해부터 수익성 개선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2021년부터 이어진 당기순손실 흐름을 지난해 끊어내며 67억원의 순이익을 내는데 성공했다. 영업이익도 2023년 28억원의 적자에서 지난해 23억원 흑자로 돌아서며 체질 개선의 신호탄을 쐈다.
나아가 올해 들어 연달아 자사주를 매입하며 주가 부양에 대한 의지도 적극적이다. 실제 보해양조는 올해 5월 5억4450만원 규모의 자사주를 취득한 데 이어 8월과 9월에도 각각 1억원씩 자사주를 매입했다. 10월에도 1억원 규모의 추가 매입을 공시했다. 이 가운데 1억920만원어치는 우리사주조합에 무상 출연됐고 나머지는 회사가 보유 중이다.
다만 이 같은 노력에도 보해양조의 주가는 여전히 제자리걸음이다. 27일 한국거래소에 따르면 이날 보해양조의 종가는 444원으로 마감했다. 전 거래일 대비 0.45% 상승했지만 이달 내내 400원대 주가를 오르내리고 있다. 52주 최고가는 581원, 최저가는 394원이며 지난 2021년 10월 27일 종가 1000원을 기록한 이후 4년째 단 한 차례도 1000원을 넘지 못하고 있다.
밸류에이션 역시 저평가 상태를 면치 못하고 있다. 이날 보해양조의 주가순자산비율(PBR)은 0.71배에 그쳤다. 일반적으로 PBR이 1배 이하라는 것은 기업의 시가총액이 장부상 자산가치에도 미치지 못한다는 의미다. 또한 보해양조의 주가수익비율(PER)은 9.06배 수준에 머물러 동일 업종 평균(13.39배) 대비 낮은 상태다.
동전주임에도 거래 역시 활발하지 않은 편이다. 이달 1일부터 이날까지 보해양조의 일평균 거래량은 약 34만주로 집계됐는데 같은 기간 코스피 상장사 1곳당 하루 평균 거래량이 약 45만주인 점을 감안하면 투자자 관심이 다소 제한적이라는 평가도 나온다.
보해양조 관계자는 "주가 안정과 주주가치 제고를 위해 자사주를 지속적으로 매입하고 있는 것은 사실"이라며 "다만 향후 활용 방안이나 시기, 처분 방식 등은 내부에서 논의 중이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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