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NH농협금융지주가 공공성과 수익성을 동시에 추구해야 하는 구조적 한계 속에서 비은행 부문 경쟁력 강화에 사활을 걸고 있다. 매년 농협중앙회로 이전되는 막대한 자금 부담을 감당하려면 안정적인 수익 기반 확보가 필수지만, 현재처럼 농협은행에 편중된 수익 구조로는 지속 가능성이 떨어진다는 지적이 나온다.
농협금융은 이를 타개하기 위해 외부 컨설팅을 통한 사업 재편 및 중장기 전략 수립에 착수했지만, 자본 여력의 제약 등 현실적 어려움도 적지 않은 상황이다.
14일 금융권에 따르면 농협금융은 PwC컨설팅·EY컨설팅, 삼일회계법인 등과 함께 중장기 전략 수립을 위한 외부 컨설팅을 진행 중이다. 지난 5월에는 이재호 농협금융 전략기획부문 부사장 주재로 지주 및 9개 자회사 전략기획 담당자들이 참여한 컨설팅 착수 보고회를 열고, 컨설팅 방향성과 주요 과제를 공유했으며 현재는 내부 진단과 계열사별 실무 인터뷰를 진행하고 있다.
이번 컨설팅의 핵심은 계열사별 역량 강화를 통한 비은행 부문 경쟁력 제고에 있다. ▲핵심 금융사업 경쟁력 강화 ▲비은행 부문 수익성 제고 ▲신성장동력 확보 등을 중심으로 사업 포트폴리오 재편을 검토하고 농협 내 자원 연계를 통한 시너지 전략과 중장기 자본관리 계획도 마련할 계획이다.
이찬우 농협금융 회장도 올해 2월 취임사에서 "이자수익 중심의 기존 성장 방식은 한계에 직면했다"며 "계열사별 핵심 역량을 강화하고 잠재력을 극대화할 수 있는 혁신 방안을 수립해 농협금융의 안정적이고 지속가능한 손익기반을 마련하겠다"고 말했다.
비은행 부문 강화는 국내 금융지주 모두의 과제이지만 농협금융 입장에선 더욱 절실하다. 농협중앙회에 연간 1조원 이상의 재정 지원을 지속하려면 안정적 수익 기반을 갖춰야 하기 때문이다. 현재처럼 농협은행에 과도하게 의존하는 수익 구조로는 외부 충격에 쉽게 흔들릴 수 있고 장기적 성장 여력도 기대하기 어렵다.
그러나 농협금융의 수익 구조는 여전히 농협은행에 크게 의존하고 있다. 올해 1분기 기준 농협금융의 순이익 7140억원 중 5544억원이 농협은행에서 나왔다. 그룹 전체 순이익은 전년동기대비 10.7% 증가했지만, 비은행 부문 순이익 기여도는 28.8%로 전년동기대비 10.9%포인트 급감했다.
실제로 NH농협생명, NH농협손해보험, NH투자증권, NH아문디자산운용, NH농협캐피탈 등 주요 비은행 계열사는 모두 실적이 뒷걸음질쳤다. NH벤처투자는 순손실로 전환됐고, NH농협손보는 경북 산불 피해 여파로 1년 새 순이익이 60% 이상 감소했다. 반면 농협은행은 홍콩 H지수 주가연계신탁(ELT) 관련 배상 등에 따른 기저효과에 힘입어 31.5% 증가한 실적을 올렸다.
이러한 상황에서 농협금융의 중장기 전략 수립 컨설팅은 단순한 실적 개선 차원을 넘어 체질 개선을 위한 첫걸음이라는 해석도 금융권에서 나온다. 각 계열사의 고유한 경쟁력과 성장 가능성에 맞춘 혁신 방안을 마련하기 위해 농협금융이 팔을 걷어붙였다는 분석이 나온다.
비은행 부문의 실적 기여도가 낮은 상황이 장기화하면 그룹의 안정성과 수익성 모두를 위협할 수 있다는 점에서 부담이 크다. 은행 실적이 흔들릴 경우 그룹 전체의 실적도 급격히 타격을 받을 수 있기 때문이다. 당장 올해 하반기에는 기준금리 인하와 가계대출 규제 강화 등으로 농협은행 실적의 불확실성이 확대될 전망이다.
문제는 실행 여력도 넉넉하지 않다는 점이다. 지난해 말 기준 농협금융의 보통주자본(CET1) 비율은 12.16%로, 금융당국 권고 기준(12%)을 겨우 웃도는 수준이다. 자본 여력에 제약이 있는 만큼, 계열사 증자나 인수합병(M&A) 등 비은행 부문 확대를 위한 적극적인 투자도 쉽지 않다.
금융권 관계자는 "컨설팅 결과가 나와봐야 하겠지만 농협금융의 경우 계열사 경쟁력 강화를 위해 현실적으로 넘어야 할 산이 많다"고 지적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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