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배터리 재활용 공정에서 전처리와 후처리 공정을 모두 수행하고 있는 '성일하이텍'이 글로벌 원재료 공급망 확보에 성공하면서 경쟁력 우위를 지속할 수 있을 전망이다. 최근 리튬·니켈·코발트 등 핵심 광물자원을 추출할 수 있는 블랙매스(Black Mass)를 두고 국가대항전까지 벌어지고 있는 상황에서 성일하이텍이 미국·유럽에서 안정적인 원재료 공급망을 확보하는 데 성공했기 때문이다.
다만 주요 광물들의 가격 하락세가 지속되고 있는 데다 해외 공장 가동률을 끌어올릴 만큼의 폐배터리 물량이 충분히 나오지 않아 수익성 개선까지 상당 시일이 소요될 전망이다.
30일 업계에 따르면 코스닥 상장사 '성일하이텍'은 현재 말레이시아, 폴란드, 헝가리, 중국 등 총 6곳에서 배터리 리사이클링 파크를 운영 중이다. 이는 전처리 공정을 할 수 있는 공장으로 해외 스크랩(배터리 생산 불량품) 및 폐배터리 수거 거점으로 활용하겠다는 전략으로 풀이된다. 전처리 공정은 폐배터리 수거 후 블랙매스로 분쇄하는 공정을 말한다.
전 세계가 배터리 제조에 사용되는 핵심광물을 안정적으로 추출할 수 있는 블랙매스 확보 경쟁을 펼치고 있는 상황에서 성일하이텍은 해외 현지화 전략으로 안정적인 공급망을 구축했다는 평가다.
주목할 부분은 북미 거점도 확보했다는 점이다. 성일하이텍은 지난 3월 북미 첫 생산 거점인 미국 인디애나주 리사이클링 파크를 본격 가동했다. 미국 리사이클링 파크는 연간 기준 셀 스크랩 2만톤을 처리하는 규모로 향후 전기차 약 10만대 분량인 4만톤까지 확대할 계획이다.
성일하이텍은 글로벌 배터리 리사이클링 거점을 지속 확대해 안정적인 배터리 원료 공급망을 구축한다는 방침이다. 실제로 성일하이텍은 북미지역의 두 번째 거점으로 조지아주 공장 건설을 준비 중이다. 여기에 지난해 폐기물 과다 보관 등을 이유로 현지 당국으로부터 가동 중단 명령을 받았던 헝가리 공장도 재가동 중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글로벌 거점을 기반으로 주요 배터리 제조사들과 협력하며 안정적인 원료 수요를 확보하고 있다"고 말했다.
문제는 수익성이다. 성일하이텍은 글로벌 거점 확대에도 최근 주요 광물들의 가격 하락세와 더불어 폐배터리 물량 부족으로 부진한 실적을 이어가고 있다. 성일하이텍은 2021년 처음으로 매출액 1000억원대를 돌파해 영업이익(169억원)도 흑자 전환하는 데 성공했다. 2022년에는 더욱 큰 폭으로 성장해 매출 2699억원, 영업이익 483억원을 달성했다.
하지만 2023년에는 또다시 영업적자(83억원)로 돌아선 뒤 지난해 714억원의 적자를 기록했다. 올해도 적자 행진이 지속되는 분위기다. 올해 1분기 매출액은 334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0.9% 감소했다. 같은 기간 영업손실은 135억원에서 155억원으로 증가했다.
이는 2차전지의 전방 시장 생산 부진에 따른 스크랩 감소로 전처리 및 후처리의 가동률이 50%를 밑돌았기 때문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애당초 시장에서는 배터리의 주기를 7~8년으로 내다봐 올해부터 폐배터리가 쏟아져 나올 것으로 예상했던 것이 빗나갔다"며 "2029~2030년은 돼야 폐배터리가 나오기 시작할 것으로 예상되는 만큼 그전까지는 스크랩 물량에 의존할 수밖에 없다"고 설명했다. 이어 "여기에 폐배터리 기업들까지 늘어나면서 공장 가동률이 낮게 유지되고 있다"고 덧붙였다.
폐배터리 기업이 늘면서 블랙매스 가격은 오르는데 추출된 핵심광물의 가격은 낮아지면서 마진폭이 줄어들고 있다는 점도 적자의 주요 원인이다.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수익성이 개선되려면 결국 광물 시세가 안정화돼야 한다"며 "내부적으로도 공정개선으로 원가를 낮추고 자동화 도입으로 고정비를 인하하려는 노력을 하고 있다"고 말했다.
업계 일각에서 제기되는 글로벌 리사이클링 파크에서 확보한 블랙매스를 국내에 들여와 리튬, 코발트, 니켈 등 핵심광물을 추출해야 하다 보니 불필요한 운송비용이 발생한다는 지적도 나온다. 이에 대해 성일하이텍 관계자는 "향후 해외에 후처리 공장을 건설할 계획을 분명 가지고 있지만 폐배터리 물량이 부족해 오히려 비효율적"이라고 강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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