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민승기 기자] 폐배터리 및 폐산(반도체, 디스플레이 공정) 리사이클링 사업을 영위하는 '새빗켐'이 불황을 딛고 재도약에 나선다. 한국전구체주식회사에 공급하는 전구체복합액 생산을 본격화한 데다, 최근 '화학 전문가'로 통하는 이승진 대표가 새롭게 합류하면서 경영 전략에도 변화가 예상되기 때문이다.
4일 업계에 따르면 새빗켐은 최근 2공장 증설을 완료하고 한국전구체주식회사에 공급할 전구체복합액 양산에 돌입했다. 한국전구체주식회사는 LG화학과 켐코(고려아연의 자회사)가 합작해 설립한 법인이다. 새빗켐은 2023년 한국전구체주식회사와 10년간 전구체복합액을 공급하는 장기 계약을 체결한 바 있다.
계약에 따르면 새빗켐은 단계적으로 설비를 증설해 향후 연간 3700만톤 이상의 전구체복합액을 납품해야 한다. 다만 캐즘 등의 영향으로 시장 수요가 둔화되면서 당분간 2공장에서만 생산을 진행할 예정이다.
전구체복합액은 배터리의 핵심소재인 양극재 제조 과정에서 사용되는 전구체를 액상 형태로 가공한 제품이다. 고객사 맞춤형으로 제조돼 별도의 추가 공정 없이 바로 사용할 수 있다는 장점이 있다. 대부분의 경쟁사들은 폐배터리 내 니켈·코발트·망간을 고상 형태로 추출해 고객사에 납품하는 것과 달리 새빗켐은 전구체복합액을 생산하며 차별화를 시도하고 있다.
한국전구체주식회사로의 제품 생산 규모가 당초 계획보다 줄어들었지만 새빗켐의 수익성 개선에는 긍정적인 영향을 끼칠 전망이다. 실제 전구체복합액 생산설비 가동률은 지난해 24.0%에서 올해 1분기 43.27%로 증가했다. 하반기에는 더욱 높은 수준의 가동률이 기대된다.
1993년 설립된 새빗켐은 반도체 및 디스플레이 식각 공정에서 발생하는 폐산을 정제 및 분리해 인산 등을 생산하는 '폐산 재활용' 사업으로 시작했다. 2020년부터 2차전지 양극재의 핵심소재로 사용되는 전구체복합액을 생산하는 폐전지 재활용 사업에 진출해 빠르게 성장했다.
그러나 전기차 수요 둔화로 2차전지 리사이클링 시장 개화 속도가 지연되고 폐배터리에서 추출되는 핵심광물 가격이 하락하면서 실적은 악화됐다. 2022년 381억원이던 매출액은 지난해 303억원으로 줄었다. 영업이익과 순이익은 모두적자로 돌아섰다. 지난해 영업손실과 순손실은 62억원, 107억원으로 집계됐다. 올해 1분기 실적(영업손실 21억원, 순손실 23억원) 역시 전년동기대비 비슷한 수준을 유지했다.
새빗켐은 하반기부터 본격화된 전구체복합액 양산과 공장 가동률 상승을 통해 실적 반등을 기대하고 있다. 새빗켐 관계자는 "한국전구체주식회사로의 제품 양산이 본격화됐고, 향후 고순도 탄산리튬 회수 사업으로까지 확장되면 수익성 개선도 이뤄질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아울러 새빗켐은 폐배터리 산업에서 경쟁력을 확고히 하기 위한 전문가도 영입했다. 지난 5월 LG화학 출신인 이승진 대표를 신임 대표이사로 선임했다. 이 대표는 LG화학 입사 후 배터리 산업에 첫 입성했으며 듀폰, 삼성정밀화학, SK 등 국내외 주요 화학 기업에서 26년간 업계 경력을 쌓아온 화학 전문가로 통한다.
새빗켐은 배터리 산업 초기 때부터 쌓아온 이 대표의 경험과 네트워크를 활용하면 새빗켐 밸류업에 크게 기여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 중이다. 새빗켐 관계자는 "이 대표 선임을 기점으로 글로벌 파트너십 강화, 신규 사업 진출 등 성장 모멘텀을 더욱 강화해 나갈 계획"이라고 강조했다.
시장에서는 최대주주와의 시너지 효과를 기대하는 목소리도 나온다. 새빗켐은 지난 2월 최대주주가 박민규 대표에서 에스케이아이엘에코시너지밸류업1호 유한회사로 변경됐다. 이는 사모투자펀드(PEF) 운용사 LX인베스트먼트의 펀드다. 에스케이아이엘에코시너지밸류업1호는 박민규 대표 등 오너일가가 보유한 경영권 지분 148만9573주(29.9%)를 300억원에 인수했다. 이후 100억원 규모의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도 참여해 특수관계인을 포함한 지분율을 57.38%까지 끌어올렸다.
유상증자에 참여한 에스케이아이엘에코시너지밸류업1호 등은 2차전지 및 에너지 자원 재생 등에 특화된 국내 사모펀드로 전처리 업체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향후 새빗켐의 안정적인 원재료 확보 측면에서 협력 관계를 맺는 등 상호 긍정적 시너지 효과 발생이 기대된다.
새빗켐 관계자는 "(유증을 통해) 확보된 재원으로 기존 사업 역량을 강화해 올해 말 흑자 전환을 목표하고 있다"며 "사업의 안정성과 미래 확장성을 증대한 것을 토대로, 리사이클링 원자재 수급망을 확보하고 영업 역량을 안정화하면서 궁극적으로 매출 및 수익을 증대하고자 한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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