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규희 기자] MBK파트너스가 서울고등법원이 '고려아연 의결권 행사허용' 가처분 항고를 재차 기각하자 이에 불복하고 대법원 판단을 받기로 했다. 홈플러스 사태로 정치권과 여론으로부터 몰매를 맞고 있는 상황에서 고려아연을 포기할 수 없다는 판단 아래 소송을 본안으로 끝까지 끌고 가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MBK는 고려아연 최대주주 영풍과 함께 지난 24일 서울고법 가처분 항고심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혔다.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1심 판단을 2심이 그대로 유지하자 대법원에서 다시 판단해달라고 한 것이다. 결국 가처분이 아닌 본안소송을 통해 전세역전을 꾀하고 법원의 결정을 뒤집겠다는 의미다.
법조계에선 홈플러스 사태로 궁지에 몰렸던 김병주 MBK 회장이 고려아연에 대한 새 싸움에 나섰다는 분석을 내놓는다. 그동안 MBK는 홈플러스 사태 영향으로 정치권 등으로부터 사재출연 요구 등 집중포화를 맞았다. 이에 김 회장은 여론이 원하는 수준의 사재출연은 어렵고 대신 1000억원 규모의 재무 부담을 지기로 했다.
MBK는 내부적으로는 홈플러스 사태를 일단락 지었다고 판단한 분위기다. 그와 동시에 별개 건으로 분류한 고려아연 분쟁에 대해서는 수세를 뒤집고 법원에서 다시 승부를 보겠다는 전략을 마련할 것으로 보인다. 가처분이 아닌 본안소송에서 상호주 제한으로 인한 영풍의 의결권 제한 결정을 반전시킬 수 있다고 보는 것이다.
실제 서울고법도 가처분 심리에서 고려아연의 의결권 제한이 위법한 것인지 가처분에서는 명확하게 판단하지 않았다. 법원은 '위법 여부는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시간을 가지고 심리되어야 한다'는 등의 이유로 MBK‧영풍의 항고를 받아들이지 않았다. 서울고법은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적용이 당연히 배제된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며 "이 부분에 관하여는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말했다.
상법 제369조 제3항은 두 회사가 10%를 초과하는 상대 회사의 주식을 가지고 있는 경우 해당 주식을 상호주로 간주해 의결권이 없는 것으로 보는 조항이다. 이어 최윤범 회장 측의 방어권 남용 주장에 대해서도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식 상호보유 외관을 만들어낸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경영진의 개인적 목적을 위한 것인지 등에 관하여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증거조사와 심리를 통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했다.
법조계에선 가처분에서는 최 회장 측에 유리한 결정이 나왔지만 MBK‧영풍이 본안소송을 통해 승기를 잡을 수 있다는 의견도 나온다. 로펌 관계자는 "영풍은 지난 5월 본안소송을 제기했고, 의결권 행사허용이 기각으로 결론난 것은 아니다"며 "가처분 결정은 본안소송에서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본안소송에 가더라도 사실상 실익이 없다는 의견도 있다. 1심에 이어 최종 3심까지 판단을 받으려면 적어도 3년의 시간이 필요하다. 만약 대법원이 영풍 손을 들어주더라도 재판이 진행되는 시간 동안 진행되어 온 주총 결의사항들이 있어 결론이 무의미하다는 얘기다.
또 다른 법조계 관계자는 "소송이 진행되는 3년의 기간 동안 무슨 일이 있을지 모른다. 그래서 가처분 결정이 중요했던 것"이라며 "본안소송 결과가 의미 없어 질 수 있다"이라고 말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
Home





