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영풍·MBK파트너스와 고려아연의 경영권 분쟁이 다시 장기화 국면에 들어선 가운데 향후 전망에 대한 법조계 시각이 엇갈린다. 재판부가 영풍·MBK 가처분 신청을 재차 기각하며 사실상 고려아연이 승기를 거머쥐었다는 의견이 있는 반면 본안소송에서 충분히 법원 결정을 뒤집을 수 있다는 목소리도 나온다.
27일 법조계에 따르면 영풍·MBK파트너스는 지난 24일 서울고등법원 가처분 항고심 결정에 불복 의사를 밝히면서 새로운 법적 분쟁을 시작했다. 영풍의 의결권 행사를 허용해달라는 가처분 신청을 기각한 1심 판단을 2심이 그대로 유지하자 대법원에서 이를 다시 판단해달라고 분쟁을 이어간 것이다.
영풍·MBK는 "가처분 기각 결정을 내린 고등법원의 결정에 대해 동의하기 어렵다"며 "철저한 준비를 거쳐서 최윤범 회장 및 고려아연 경영진이 저지른 각종 불법행위들에 대해 반드시 법의 심판을 받도록 하겠다"고 말했다.
앞서 서울고법 민사25-3부는 영풍·MBK가 고려아연을 상대로 낸 의결권 행사 허용 가처분 항고심을 재차 기각했다. 재판부는 "정기주총 당시 고려아연의 호주 자회사인 썬메탈홀딩스(SMH)가 영풍 주식을 보유하고 있었고, 상법 제369조 제3항에 따라 고려아연이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한 것은 위법하지 않다"고 판단했다.
다만 재판부는 이번 분쟁이 복잡하게 얽혀 있는 만큼 본안소송에서 충분히 따져볼 필요성은 덧붙였다. 재판부는 "영풍이 보유한 고려아연 주식에 대해 상법 제369조 제3항의 적용이 당연히 배제된다고까지 보기는 어렵다"며 "이 부분에 관하여는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시간을 갖고 면밀한 심리를 거쳐 판단할 필요가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최윤범 회장 측의 방어권 남용 주장에 대해서도 "영풍의 의결권을 제한하기 위해 의도적으로 주식 상호보유 외관을 만들어낸 것인지, 만약 그렇다면 경영진의 개인적 목적을 위한 것인지 등에 관하여 본안소송에서 충분한 증거조사와 심리를 통하여 판단하여야 한다"고 했다.
법원 결정을 두고 법조계 안팎에서도 시각이 엇갈리고 있다. 경영권 분쟁의 승기가 사실상 고려아연 측으로 기울었다는 해석이 있는 반면 일각에서는 본안소송이 남은 만큼 결과를 장담하기 어렵다는 의견도 나온다. 상법에 명시된 조항의 해석이 본안소송에서 주요 쟁점이 될 거란 의미다.
전자의 경우 법원이 두 차례에 걸쳐 영풍·MBK의 가처분을 기각한 만큼 본안소송에서도 결과를 뒤집기는 어려울 것이라는 주장이다. 특히 법원이 분쟁 당사자들의 주장이 상이한 탓에 핵심 쟁점에 대한 판단을 본안소송으로 넘기기는 했지만 절차적 정당성 측면에서는 결국 고려아연의 손을 들어줬다는 해석이다.
법조계 관계자는 "법원이 본안소송에서 판단을 받아보라는 취지는 상호주 외관을 두고 영풍과 고려아연 측의 주장이 다르기 때문에 이에 대해 판결을 받아보라는 것"이라며 "이번 가처분 기각을 통해 영풍 측이 주장한 상호주 외관의 위법 여부에 대해서는 법원이 사실상 문제가 없다고 결정을 내렸다"고 말했다.
이어 "본안소송으로 갈 경우 최대 3년 이상 법적 다툼이 길어질 수 있기 때문에 영풍 측의 입장에서는 가처분 여부가 중요했다"며 "영풍 측이 가처분을 1차에서 끝내지 않고 항고를 했던 것도 가처분이 본안만큼 의미가 있기 때문이다"고 설명했다. 이어 "2차례 걸쳐 재판부가 가처분을 기각한 것을 고려하면 본안소송도 고려아연이 우위를 점할 것 같다"고 전했다.
한편으로는 표면적으로 가처분이 고려아연 측에 유리하긴 하지만 결국 본안소송을 가봐야 한다는 목소리도 들린다. 또 다른 관계자는 "영풍은 지난 5월 본안소송을 제기했고, 의결권 행사허용이 기각으로 결론난 것은 아니다"며 "가처분 결정은 본안소송에서 충분히 뒤집힐 수 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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