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노연경 기자] 지지부진했던 쓱페이 매각이 속도가 붙을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특히 스테이블코인 도입 기대감이 커지면서 카카오페이가 인수 검토에 나선 것으로 파악된다. SSG닷컴(쓱닷컴)이 쓱페이를 성공적으로 매각한다면 최근 적극적으로 추진 중인 온라인사업 효율화 작업에 방점을 찍을 수 있을 전망이다.
쓱닷컴은 내달 1일 쓱페이 사업부문을 물적분할하고 신설법인 플래티넘페이먼츠를 세울 예정이다. 쓱페이는 쓱닷컴이 운영하는 간편결제서비스다. 이를 두고 일각에선 쓱페이 매각을 염두에 둔 결정이라는 예측이 나온다.
실제 쓱페이는 작년에도 매각설이 불거졌다 좌초된 경험이 있다. 당시 신세계그룹이 G마켓의 간편결제서비스인 스마일페이와 쓱페이를 동시에 토스에 매각한다는 소식이 전해졌지만 협상은 최종 결렬됐다.
당시 사정에 정통한 시장 관계자는 "당시에는 쓱페이가 별도법인이 아닌 쓱닷컴의 서비스였기 때문에 인수구조가 복잡했다"며 "또 이용처가 신세계그룹 계열사 중심이다 보니 토스와 운영방식에 있어 이견이 있었던 것으로 안다"고 전했다.
신세계그룹 내부적으로는 이용처가 서로 겹치는 스마일페이와 쓱페이를 두고 고민이 많다. 이커머스 기업들은 자체 소비 데이터를 쌓고 '락인(자물쇠)' 효과를 극대화하기 위해 자체 간편결제서비스를 운영한다. 쓱닷컴도 비슷한 이유로 2015년 쓱페이 운영을 시작했다. 신세계그룹 주요 계열사에서 다 쓸 수 있도록 연동하면서 쓱페이는 빠르게 가입자 수를 키웠다. 업계 추산에 따르면 현재 가입자는 1000만명에 달한다.
문제는 신세계그룹이 G마켓을 인수하며 생겼다. G마켓의 스마일페이와 쓱닷컴의 쓱페이의 영역이 겹치게 된 것이다. 실제로 스마일페이도 쓱닷컴과 유사하게 신세계그룹 계열사 대부분에서 사용이 가능하다. 그룹 입장에서 보면 그룹이 보유한 두 가지 간편결제시스템이 서로 경쟁을 해야 하는 구도다.
나아가 지금이 제대로 몸값을 인정받기 좋은 적기라는 분석도 나온다. 이재명 정부 들어 관련 법 입법이 추진되는 등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 도입 논의가 활발해지고 있어서다. 스테이블코인은 기존 화폐에 고정 가치로 발행되는 암호화폐를 말한다. 기존 화폐와 연동되기 때문에 다른 암호화폐에 비해 안정적이다. 원화 기반 스테이블코인이 발행되면 기존 간편결제시장의 판도가 크게 변한다. 여기서 승기를 잡는 플랫폼 사업자가 미래 스테이블코인 시장을 주도하게 되는 셈이다.
이에 투자업계에 따르면 카카오페이가 시장점유율 확대를 위해 쓱페이와 스마일페이 검토하고 있다. 두 페이 서비스 가입자는 약 2500만명으로 매각가는 5000억원 안팎인 것으로 파악된다.
한 업계 관계자는 "쓱닷컴이 매각까지 염두해 두고 물적분할을 진행한 것을 보인다"며 "간편결제시장은 마케팅 비용도 많이 들기 때문에 카카오페이 측에서 쓱닷컴이 원하는 희망가를 타당하다고 생각할지가 관건"이라고 전했다.
이와 관련해 쓱닷컴 관계자는 "이번 물적분할은 커머스사업과 페이사업을 분리운영해 사업별 전문성을 높이기 위한 것"이라며 "소비자 보호와 고객·협력사 가치 제고에도 더욱 충실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입장을 밝히며 매각 추진과 선을 그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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