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송한석 기자] HD현대인프라코어의 유지보수 비용이 확대된 것으로 나타났다. 북미와 유럽 등에서 장비 수리 서비스를 제공하고 부품 유통센터를 확장하면서 소비자 편의도를 높이고 있다. 이는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의 목표가 전 세계 시장 톱티어 진입인 만큼 장기적으로 소비자 마음을 사로잡으려는 움직임으로 풀이된다. 이에 유지보수 비용이 늘어나며 수익성이 다소 악화한 상황에서 올해 그 성과를 볼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건설기계 업계에 따르면 HD현대인프라코어는 주력 시장인 북미 및 유럽시장에서 연장보증 플랜을 제공하고 있다. 북미에서는 프로텍션 플러스(Protection Plus)라는 보증 플랜을 활용한다. 이는 기본 보증(3년, 5000시간) 외 전체 장비, 파워트레인 또는 파워트레인과 유압 장치에 대한 추가 보증(최대 72개월, 1만시간)에 대해 구매하고 양도할 수 있는 상품이다.
유럽은 디벨론 프리미엄(Develon Premium) 보증 플랜으로 기본보증 (3년, 5000시간) 외 전체 기계의 모든 구성품과 시스템 보증(5년, 1만시간)이 양도 가능하다. 또한 유럽 고객 맞춤형 서비스와 마케팅을 제공하기 위해 독일 현지에 거점 기지도 마련했다. 독일 법인 사업장을 열고 디벨론 건설장비를 직영 판매한다.
아울러 북미·유럽 시장에서 글로벌 원격 서비스센터인 '디벨론 업타임 센터' 통해 고객과 대리점, 유통업체의 지원 요청을 신속 해결한다. 특히 증강현실(AR) 기반 서비스 지원 앱인 'AR 가이던스'로 장비 상태를 데이터 시각화해 원격으로 대응하고 고장 진단 및 수리 정확도와 효율성 제고를 높인다는 방침이다.
다른 시장에서도 브랜드 신뢰도를 향상시키고 있다. 지난해 초에는 사우디아라비아에 거점교육센터(RTC)를 설립해 중동지역 서비스 품질 강화와 고객 만족도 제고에 힘썼다. 사우디아라비아는 기존 네옴시티 프로젝트에 이어 '2030 엑스포'를 유치하면서 수도 리야드를 중심으로 교통 인프라 확대가 이루어지고 있어 수주 물량이 많을 것이란 전망이다. 실제 HD현대인프라코어도 지난해 8월 리야드에서 50톤급 대형굴착기, 20톤급 중형굴착기, 대형휠로더 등을 합쳐 모두 100대를 수주하기도 했다.
이렇다 보니 HD현대인프라코어의 지난해 AS비용은 1044억원으로 전년 대비 36.5% 증가했다. 같은 기간 판매비와 관리비가 7446억원으로 5.6% 늘어난 것에 영향을 미쳤다. HD현대인프라코어의 A/S 비용에는 ▲유지보수 관련 판매 후 고객 대응비용 ▲현장 서비스 ▲인건비 ▲부품·물류·서비스 인프라 운영비 등이 포함돼 있다.
HD현대인프라코어가 이렇게 AS비용을 확대하며 소비자 마음 사로잡기에 나선 건 주력 시장인 북미와 유럽 등에서 수요가 부진한 것과 무관치 않다. 금리 인하 지연 및 수요 감소로 매출이 전체적으로 감소했고 HD현대인프라코어는 경쟁력 제고를 위해 마케팅 강화에 집중했다.
실제 지난해 HD현대인프라코어의 북미·유럽 시장의 매출은 1조841억원으로 전년 대비 25%나 감소했다. 전체적으로 줄어든긴 했지만 큰 시장 중 하나인 신흥·한국 시장의 매출이 같은 기간 1조6177억원으로 9.4% 줄어든 것을 고려하면 상대적으로 더 많이 부진한 것으로 해석된다.
이렇다 보니 올해 HD현대인프라코어가 악화된 수익성을 끌어올릴 수 있을지 관심이 쏠린다. 해당 서비스를 제공하기 위해선 고정비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그러나 실적이 지금보다 나빠져 효과를 보지 못한다면 회사의 부담이 될 수 있기 때문이다. 지난해 HD현대인프라코어의 영업이익은 1842억원으로 전년 대비 56%나 감소했다.
HD현대인프라코어 관계자는 "AS 비용 증가는 품질 개선 투자에 따른 운영비 확대, 서비스 커버리지 확대 등으로부터 기인한다"며 "글로벌 상위 50개 건설기계 기업 매출을 집계하는 옐로우 테이블 기준 HD현대 건설기계 부문의 양사 순위는 합산 11위인데 여러 노력으로 글로벌 톱티어로 진입하는 게 목표"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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