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장남 '車부품'·차남 '화학'…미완의 3세 승계
이세정 기자
2025.02.20 07:30:20
②2020년 부친 보유 주식 증여, 후계구도 또렷…불완전 '이중 지주사' 정리 못해
이 기사는 2025년 02월 19일 07시 01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왼쪽부터)현지호 화승그룹 총괄부회장,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 현석훈 화승그룹 부회장. (출처=화승그룹 홈페이지)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화승그룹은 2000년대 중반부터 오너 3세 시대를 준비하기 위한 지배구조 개편과 지분 정리 작업을 시작하며 후계 구도의 밑그림을 그렸다. 장남인 현지호 화승그룹 총괄부회장이 사업형 지주사인 화승코퍼레이션을 통해 그룹사 전반을 거느리고 있다. 차남인 현석호 부회장은 스포츠 패션 위탁생산(ODM) 사업 및 정밀화학 사업을 영위하는 화승인더스트리 최대주주다.


하지만 화승그룹의 지배구조는 여전히 미완성이라는 평가가 지배적이다. 주력 계열사간 복잡하게 얽힌 지분 관계를 끊어내지 못하면서 사실상 이중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고 있기 때문이다.


◆ 오너3세 장남, 알앤에이 주식 팔아 코퍼 주식 매입…지배구조 단순화


19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 총괄부회장은 지난 7일 화승알앤에이 주식을 팔아 화승코퍼레이션 주식을 매입하는 계약을 체결했다. 세부적으로 현 총괄부회장은 계약일 기준 보유 중이던 화승알앤에이 주식 417만110주(21.96%) 중 408만7583주(21.52%)를 화승코퍼레이션으로 넘기고, 그 대신 화승코퍼레이션 자사주 250만주를 장외거래 방식으로 취득하기로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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화승코퍼레이션은 2021년 화승그룹이 사업형 지주사 체제를 구축하기 위해 옛 화승알앤에이를 인적분할한 회사다. 존속회사인 화승코퍼레이션은 산업용 고무제품 제조 사업과 투자사업을 전개하고 있다. 신설회사인 화승알앤에이는 자동차 부품 사업을 영위 중이다.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알앤에이의 주식 거래 계약일은 내달 10일이다. 먼저 현 총괄부회장은 화승알앤에이 주식 처분 단가를 계약 체결일 전일(6일) 종가 2835원으로 설정했는데, 총 규모는 총 116억원 금액이다. 화승코퍼레이션 자사주 매입 단가는 6일 종가에 10% 프리미엄을 적용한 1652원, 총 41억3000만원이다. 현 총괄부회장은 정가에 주식을 매도했지만, 반대로 주식을 매입하는 과정에서는 웃돈을 얹었다. 두 회사 모두 유가증권시장(코스피) 상장사인 만큼 오너인 현 총괄부회장이 특수한 지위를 악용했다는 사익편취 논란을 피하기 위한 의도로 풀이된다.


딜클로징(거래종결)이 이뤄지면 현 총괄부회장의 화승코퍼레이션 지분율은 종전 35.44%에서 40.43%로 늘어나는 한편, 그의 화승알앤에이 지분율은 21.96%에서 0.43%로 위축된다. 특히 현 총괄부회장은 약 75억원 상당의 현금 차익까지 쥐게 된다. 이에 따라 화승그룹 지배구조는 '현 총괄부회장→화승코퍼레이션·화승알앤에이'에서 '현 총괄부회장→화승코퍼레이션→화승알앤에이'로 수직화된다.


◆ 명실상부 후계자, 부사장→부회장 '초고속 승진'…차남은 한발 뒤에


화승그룹의 이번 주식 거래는 3세 경영 승계와 맞물려있다. 현 총괄부회장은 공공연한 후계자로 거론되는데, 그를 지배구조 꼭대기에 올리기 위한 작업이라는 것이다. 공식 직함만 보더라도 장남의 경우 차남과 달리 '총괄'이 붙었는데, 그룹 전반에 영향력을 행사하고 있다는 의미다.


1971년생의 현 총괄부회장은 미국 베이츠대학교 경제학과를 졸업했으며, 1996년 그룹 모기업이던 ㈜화승 기획조정실에 입사했다. 현 총괄부회장은 ㈜화승 영업·기획 총괄을 거쳐 2001년 전무로 승진했고, 2005년 부사장에 올랐다. 특히 그는 2007년 3월 화승코퍼레이션(옛 화승알앤에이)으로 자리를 옮겼고, 그해 말 곧바로 총괄부회장으로 영전했다. 


현 총괄부회장의 이동은 추후 승계를 염두에 둔 사전 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 현 총괄부회장은 IMF 외환위기로 1998년 화의에 돌입한 ㈜화승을 7년 만에 조기 졸업시키는데 상당한 공을 세웠다. 하지만 그룹 차원에서 ▲자동차부품 ▲정밀화학을 육성하기로 결정하면서 모태인 ㈜화승의 중요도가 낮아졌다.


두 살 터울 동생인 현 부회장은 미국 보스턴대학교 경영학과를 나와 1997년 화승티앤드씨(화승T&C) 홍콩법인에서 첫 경영수업을 받았다. 현 부회장은 2000년부터 화승인더스트리에 몸담았는데, 이 회사는 포장용 필름, 신발용 접착제와 코팅제 제품을 생산한다. 자회사인 화승엔터프라이즈는 아디다스와 나이키, 언더아머 등 브랜드의 OEM(주문자상표부착생산)을 맡고 있다.


두 형제는 2011년 나란히 승진하며 각각 그룹 총괄부회장 부회장, 그룹 부회장에 앉았다.


◆2020년 장남 '화승코퍼'·차남 '화승인더' 구도 정리…과제 여전히 산적


현 총괄부회장의 화승코퍼레이션 주식 취득이 비교적 늦다는 점은 주목할 부분이다. 이는 화승그룹이 지배구조 정점에 ㈜화승 대신 화승코퍼레이션을 올리기로 뒤늦게 수정한 영향이 크다. 실제로 화승인더스트리의 경우 오너 3세 두 형제가 처음 주식을 확보한 시점이 명확하게 공개되지 않고 있다. 하지만 금감원 전자공시시스템이 구축된 1999년 4월 이후 공시된 첫 사업보고서(회계연도 1998년) 기준 이미 이 회사 주식을 들고 있었다.


현 총괄부회장은 2008년 10월 화승코퍼레이션 주식 15만주를 시간외매매로 최초 취득했다. 2013년 9월에는 화승T&C가 보유하던 화승코퍼레이션 주식 전량(94만2938주)를 매입하며 단숨에 2대주주에 올랐다. 화승그룹은 2014년 ㈜화승 경영권을 외부로 매각하며 ㈜화승이 들고 있던 계열사 주식을 되찾아왔다. 이 과정에서 현 총괄부회장은 ㈜화승 보유분의 화승코퍼레이션 주식 총 19만7000주를 취득했고, 지분율 19.98%의 최대주주가 됐다. 현 회장은 2020년 자신이 보유 중이던 화승코퍼레이션 주식 일부(3.5%)를 장남에게 증여했고, 2022년 보유분 전체를 줬다.


화승그룹 지배구조. (그래픽=이동훈 기자)

차남인 현 부회장의 경우 2009년부터 화승인더스트리 지분율을 공격적으로 늘려나갔다. 2008년 말 기준 이 회사 최대주주는 화승코퍼레이션(35.73%)였고, 오너 3세 두 형제의 화승인더스트리 지분율은 0.25%로 동일했다. 하지만 화승인더스트리가 2009년 실시한 유상증자에서 현 부회장이 실권주 전체를 받으며 최대주주가 됐다. 현 회장은 장남에게 한 것처럼, 2020년 자신의 화승인더스트리 주식(6.47%)을 몽땅 차남에게 물려줬다. 아울러 현 총괄부회장은 지난해 초 기 보유하던 화승인더스트리 주식 0.24%를 동생에게 증여했다.


문제는 화승그룹이 3세 경영 체제를 위한 지배구조 정리 작업을 아직 매듭짓지 못했다는 점이다. 현 회장이 화승알앤에이 지분 13.5%를 쥐고 있는 데다, 현 부회장이 지배하는 화승인더스트리가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알앤에이 주요 주주로 이름을 올리고 있어서다. 현 총괄부회장의 지배력에 영향을 줄 만큼은 아니지만, 불완전한 지배구조를 손질해야 한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화승그룹 관계자는 "경영권 승계나 지배구조 개편과 관련해 특별히 진행 중인 사안이 없고, 언급할 수 있는 내용도 없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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