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YG엔터테인먼트는 3대 연예기획사(YG·SM·JYP) 가운데서도 사업 다각화에 적극적인 곳으로 꼽힌다. 매출구조 다변화를 위해 패션·화장품·골프·외식 등 본업과 동떨어진 사업에 공격적인 투자를 단행했다. 하지만 해당 사업들 모두 수년째 부진한 실적을 벗어나지 못하면서 대부분 정리한 상태다. 신사업에 대한 의지는 강했지만 그 결과에는 물음표가 붙는 배경이다.
◆자회사 YG플러스 통해 신사업 진출…코드코스메 등 매년 수십억 적자

YG는 지난 2010년 코스닥 시장에 데뷔한 후 사업다각화를 꾸준히 모색해왔다. 엔터기업 특성상 특정 아티스트에 의존하는 매출 구조를 다변화해 안정적인 수익을 창출하기 위한 목적이 컸다. 특히 대부분의 엔터기업이 아티스트를 활용한 콘테츠 영역으로 발을 뻗은 반면 YG는 패션, 화장품, 스포츠 등 잠재력 있는 시장에서 독자적인 경쟁력을 갖추고자 했다.
YG의 신사업 발굴에 선봉장을 맡은 건 음원유통 및 MD 제작 등을 영위하는 자회사 YG플러스다. YG플러스의 전신은 보광그룹 계열 광고대행사인 휘닉스홀딩스로 지난 2014년 YG가 500억원을 들여 인수한 뒤 사명을 변경했다. 2008년 코스피에 상장한 회사로 작년 3분기 말 기준 YG가 30.22%의 지분을 보유하고 있다.
구체적으로 YG플러스는 2014년 계열사 '코드코스메인터내셔널(이하 코드코스메)'를 통해 브랜드 '문샷'을 론칭했으며 2015년에는 YG푸즈를 설립해 삼거리포차 등의 브랜드를 선보였다. 지난 2017년에는 YG스포츠를 통해 엑스골프를 운영하는 그린웍스 지분 100%를 315억원에 사들였다. 같은 해 벤처·스타트업 발굴을 위해 YG프라이빗에쿼티(현 YG인베스트먼트)를 설립했다.
수백억원의 투자를 단행했지만 뚜렷한 성과는 거두지 못한 채 사업을 접었다. 코드코스메와 YG푸즈는 매년 적자를 기록하다가 끝내 2020년과 2019년 청산을 결정했다. 청산결의 직전까지 코드코스메와 YG푸즈의 누적 순손실은 각각 236억원, 103억원에 달했다. 그린웍스 역시 지난 2022년 매각을 결의했다. 그린웍스의 경우 꾸준히 흑자를 기록하기는 했지만 빅뱅 전 멤버였던 승리의 버닝썬 스캔들로 인해 모기업 재정 상황이 악화되면서 처분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제작·배우 매니지먼트 사업도 정리…주력 엔터 경쟁력 '주춤'
비주력 사업 청산을 시작으로 YG는 대대적인 구조조정에도 나서는 모양새다. 최근 드라마 제작 등 주력인 엔터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영역도 정리하는 상황이다. 실제 지난 2023년 YG는 자회사 스튜디오플렉스 지분 매각을 결정한 데 이어 작년 7월 보유 지분 59.5%를 이엔캐스트 지분 11.72%와 교환하는 주식매매 거래를 진행했다.
스튜디오플렉스는 지난 2017년 YG가 드라마 등 콘텐츠 분야를 강화하기 위해 설립한 기업으로 그간 유상증자 등을 통해 총 70억원 가량을 투자한 것으로 알려졌다. 드라마 <철인왕후>, <설렘주의보>, <조선구마사> 등을 제작했지만 2019년을 제외하고는 매년 순손실을 기록했다(▲2018년 -1억원 ▲2019년 2억원 ▲2020년 -28억원 ▲2021년 -21억원 ▲2022년 -3억원 ▲2023년 -1600만원).
최근에는 배우 매지니먼트 사업도 공식적으로 종료했다. YG에는 차승원, 김희애, 유인나, 이성경 등의 배우들이 소속돼 있다. YG는 음악사업에 집중하기 위해 배우 매니지먼트를 종료한다고 밝혔지만 해당 사업부의 손실이 지속되면서 정리 수순을 밟았다는 게 업계 중론이다. 음악사업과 달리 배우 매니지먼트는 배우 출연료 몫이 커 수익성이 좋지 않은 것으로 전해진다.
업계에서는 YG가 비주력 사업의 수익성 악화와 더불어 본업 경쟁력마저 떨어지면서 음악 외 부문을 정리하는 결단을 내린 것으로 보고 있다. YG는 지난해 들어 블랙핑크 등 간판 아티스트들이 활동이 주춤하면서 적자 행진을 이어오고 있다. 작년 1분기 연결기준 70억원의 영업손실을 시작으로 ▲2분기 100억원 ▲36억원 등 손실을 각각 기록했다. 작년 3분기 누적 영업손실은 216억원에 달한다.
YG 관계자는 "그동안 본업 집중을 위한 사업 구조 재편에 꾸준히 힘써왔으며 올해는 그 노력이 성과로 이어지는 원년으로 삼을 계획이다"며 "기존 IP의 지속가능성을 높이고 신규 IP 발굴 및 육성에도 힘을 싣는 등 음악 산업에서 경쟁력을 다시 확보해 나가겠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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