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박휴선 기자] 와이지엔터테인먼트(이하 YG)가 지난해 3분기에 이어 4분기에도 영업적자를 지속할 것으로 예상된다. 빅뱅과 블랙핑크 등 회사를 이끌어온 아티스트와의 전속계약이 끝났지만 이들의 공백을 메울 아티스트 발굴에 실패한 탓이 크다는 분석이다.
YG의 지난해 예상 매출액은 3660억원으로 2023년(5690억원)에 비해 크게 감소했다. 영업이익 역시 2023년 800억원에서 지난해 -320억원으로 적자로 돌아설 것으로 전망됐다. 당기순이익도 같은 기간 646억원에서 마이너스(-) 12억원으로 예상됐다.
영업활동현금흐름도 음수로 전환했다. 지난해 1분기 -137억원에 이어 3분기에도 -29억원으로 마이너스를 기록했다. 이는 2021년 이후 3년여 만이다. 당시에도 1분기(-27억원)와 3분기(-27억원)에 영업활동현금흐름이 음수를 나타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이 마이너스(-)라는 점은 회사가 영업으로 벌어들인 현금보다 영업활동으로 지출한 돈이 더 많다는 의미다. 영업활동으로 인한 현금유출이 지속해서 일어날 경우 보유한 현금이 줄어들게 된다.
업계 관계자는 "회사에 큰 기여를 하던 빅뱅이나 블랙핑크 등 주요 아티스트들의 활동이 앞으로도 다시 활발해질지는 미지수"라며 "현금흐름이 바닥을 찍고 개선되기까지는 시간이 필요해 보인다"고 말했다.
YG 관계자는 "짧은 시간동안 베이비몬스터 등 저연차 아티스트의 지적재산권(IP) 제작과 관련된 비용을 공격적으로 집행했다"며 "2025년은 그들이 유의미한 수익기여를 하는 원년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다.
◆24년간 한 배를 탄 황보경 CFO

YG의 최고재무책임자(CFO)는 10년 넘게 직을 맡아오고 있는 황보경 부사장이다. 1970년생인 그녀는 숭실대학교 회계학과를 졸업하고 2001년 3월 YG에 입사해 24년째 회사에 재직 중인 뼛속까지 YG맨이다.
그는 2018년 승리의 버닝썬 게이트와 소속 아티스트인 B.I의 마약 투약 의혹, 양현석 대표의 성접대 의혹 등의 리스크가 대대적으로 번지게 되면서 양 대표와 양민석 대표가 사의를 표하자 임시로 대표직을 맡기도 했던 인물이다.
그녀가 이끌어온 YG의 재무상태는 대체로 양호하다. 엔터테인먼트 사업의 특성상 재고자산 및 매출채권 등 운전자금 부담이 비교적 크지 않아 현금성자산 비중이 크고 차입금 규모가 적다는 점도 영향을 미쳤다.
YG의 자기자본비율은 꾸준히 70%를 웃돌고 있다. 2022년 73.8%에서 2023년 78.8%, 지난해 9월말 기준 81.2%까지 치솟았다. 자기자본비율이 높으면 통상 자체적으로 자금조달이 가능하기에 기업의 재무구조가 건전하다고 볼 수 있다.
낮은 부채비율과 차입금의존도도 긍정적인 요소 중 하나다. YG의 부채비율은 2022년 35.5%에서 2023년 26.8%, 지난해 9월말 기준 23.2%로 점차 낮아지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차입금의존도는 2%대를 유지하고 있다.
유동비율도 5년 이상 200% 이상을 꾸준히 넘기고 있다. 유동비율은 만기 3개월 이내 단기 채무에 대한 지급능력을 보여주는 지표로 150% 이상이면 양호한 것으로 본다. YG 유동비율은 2020년 242%, 2021년 240%, 2022년 216%, 2022년 240%, 2024년 9월말 230%다.
◆미지급금 440억 늘어

다만 지난해 3분기부터 계속 적자가 나면서 회사의 현금성자산과 단기금융자산이 2022년 1890억원에서 2023년 2239억원까지 늘었다가 2024년 1737억원으로 줄어들었다. 현금성자산이 줄어든 이유는 주요 아티스트의 부재로 인한 매출 부진 및 계속되는 순손실 때문으로 풀이된다.
기업의 현금흐름은 당기순손익에서 시작한다. 실적 변동성이 큰 YG의 특성상 재무건전성도 들쭉날쭉해질 수 있다는 분석이다. 2023년 3분기 당기순이익은 739억원이었으나 지난해 3분기 -85억으로 돌아섰다.
가장 크게 차이가 나는 항목은 종속기업처분이익, 미지급금, 예수금 등을 꼽을 수 있다. 특히 종속기업처분이익의 경우 2023년 3분기 -881만원에서 지난해 3분기 -87억원으로 단위가 달라졌다.
이에 대해 YG 관계자는 "스튜디오플렉스(SP) 지분 141만8000주를 처분하고 이앤캐스트 지분 3만8144주 취득하면서 발생한 것"이라며 "실제로 현금의 유출은 없고 장부상 찍히는 내역일 뿐"이라고 말했다.
미지급금의 경우 지난해 3분기 -232억원으로 2023년 3분기 218억원보다 440억원 늘었다. 2023년 YG가 지급해야 할 돈을 납부하지 못했고, 이를 2024년에 지급하면서 현금흐름상 마이너스가 됐다.
예수금 역시 같은 기간 4억원에서 -10억원으로 감소폭이 크게 늘었다. 부가세예수금이 21억원에서 마이너스로 돌아선 것과 기타 유동부채가 -22억원으로 늘어난 것도 YG의 영업현금흐름에 부정적인 영향을 줬다.
업계 관계자는 "큰 변동성은 기업의 재무안정성에 부정적 영향을 준다"면서 "적더라도 꾸준히 순이익이 계속 나오는 기업이 안정적이라고 볼 수 있다"고 말했다. 그는 "계속해서 적자가 나게 되면 고정적으로 나가는 급여나 임대료, 사업비 등이 부채가 될 수밖에 없다"고 짚었다.
YG 관계자는 "현금과 관련한 이슈는 전혀 없다"면서 "단기금융자산은 내일이라도 바로 현금화할 수 있는 자산"이라고 말했다. 이어 "이를 합산하면 감소 폭이 크지 않으며 4분기와 합산해 연 단위로 보면 큰 차이가 없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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