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화승그룹 오너 3세인 현지호 총괄부회장이 화승코퍼레이션의 경영권을 강화하기 위해 자사주 250만주를 사들인다. 화승코퍼레이션은 사실상 그룹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고 있다.
7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현 총괄부회장은 다음달 10일 화승코퍼레이션이 보유한 자사주(564만6010주)의 44% 수준인 250만주를 장외매수한다. 취득단가는 주당 1652원이며 총 거래 규모는 41억3000만원이다. 이는 공시 제출 전일(6일) 종가에 10% 할증을 붙인 금액이다. 현 총괄부회장은 화승코퍼레이션 지분율이 종전 35.44%에서 거래 종결 후 40.43%로 늘어나게 된다.
화승코퍼레이션은 자동차 부품 기업집단인 화승그룹의 주요 계열사다. 화승그룹 오너 3세인 현 총괄부회장은 현승훈 화승그룹 회장의 장남이다. 화승그룹은 고(故) 현수명 창업주가 1951년 동양고무공업소를 세우고 '동자표' 고무신을 만들면서 시작됐다. 화승그룹은 오너 2세인 현승훈 회장 체제에서 ▲스포츠패션 ▲자동차부품 ▲정밀화학으로 사업 포트폴리오를 다변화했다. 하지만 화승그룹은 2014년 스포츠 브랜드 '르까프'로 유명한 화승을 매각했고, 그룹 성장축이 자동차 부품과 정밀사업으로 이분화됐다.
현 총괄부회장은 화승코퍼레이션 중심으로 ▲화승알앤에이 ▲화승네트웍스 등 자동차 부품 계열사를 이끌고 있다. 그의 동생인 현석호 화승그룹 부회장은 화승인더스트리를 통해 ▲화승엔터프라이즈 ▲화승케미칼 등을 지배한다.
눈길을 끄는 부분은 현 총괄부회장의 이번 주식 매입이 화승그룹을 온전히 승계하기 위한 사전작업의 일환으로 해석된다는 점이다. 부친인 현 회장이 화승코퍼레이션과 화승인더스트리 사내이사 겸 그룹 총괄 회장을 맡으며 건재함을 여전히 과시하고 있지만, 1942년생으로 고령인 만큼 용퇴가 머지않았다는 시각이 우세하다.
현 회장은 2020년 5월 현 총괄부회장에게 화승코퍼레이션 지분 3.5%를 증여했고 2022년에는 남은 지분 전량(13.5%)을 넘겼다. 또 현 총괄부회장은 지난해 3월 자신이 보유하던 화승인더스트리 주식 전량을 동생에게 증여했는데, 승계 구도 정리와 무관치 않아 보인다. 현 부회장이 보유 중인 화승코퍼레이션 주식은 전혀 없다.
화승코퍼레이션 관계자는 이번 주식 거래에 대해 "현 총괄부회장의 경영권 안정성 확보와 책임경영 강화 목적"이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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