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전한울 기자] 삼성SDS가 지난해 시장 기대치를 하회한 실적에도 불구하고 주가가 깜짝 반등했다. 전체 실적을 좌우하는 캡티브 물량이 감소하면서 향후 시장 전망도 녹록지 않지만 올해 생성형 인공지능(AI) 서비스 등 신사업이 주 수익원인 IT서비스 부문 호실적을 견인할 것이란 기대감이 상존하는 결과로 풀이된다.
최근 들어 IT서비스·물류 등 양대사업 수익성이 본격 둔화되고 있는 점은 해결과제로 꼽힌다. 시장 일각에서는 삼성SDS가 6조원대로 불어난 현금성자산을 클라우드 부문 인수합병(M&A) 등 성장동력 추가 확보에 적극 투입해야 할 적기라고 평가했다.
업계에 따르면 삼성SDS는 최근 실적 부진에 따른 우려와 AI 신사업을 향한 기대감이 동시에 일어나면서 주가 등락을 이어가고 있다. 이 회사 주가는 4분기 실적발표 당일인 지난달 23일 12만6100원에서 시작해 실적발표 직후 하락세를 보이더니 다음날인 24일 오후 11만3100원까지 떨어지면서 저점을 찍었다.
시장에 팽배해진 실망감은 오래가지 않아 실적 개선을 향한 기대감으로 바꼈다. 이 회사의 주가는 설 연휴가 지난 31일 오전부터 다시 상승세를 보이더니 같은날 오후 3시30분께 12만100원으로 전날 저점 대비 6.2% 급등했다. 주가는 그 뒤에도 등락을 이어가다 3일 기준 12만2700원으로 상승세를 타며 장을 마쳤다.
최근 그룹 맏형이자 최대 고객사인 삼성전자가 부진세에 빠지면서 삼성SDS 수익 전반이 휘청인 점을 고려하면 이례적인 반등 사례라는 게 시장의 시각이다. 앞서 삼성전자는 기존 컨센서스를 25%나 밑도는 4분기 영업이익을 발표하면서 IT시스템 관련 투자에 적신호가 켜졌다. 삼성SDS로선 전체 매출 60% 이상이 삼성전자 및 삼성전자 종속사로부터 발생하는 만큼 주 수익원인 'IT서비스' 캡티브 물량에도 타격이 불가피해진 셈이다.
실제 삼성SDS는 최근 4분기 실적발표를 통해 2115억원의 분기 영업이익을 기록했다고 발표했다. 이는 전년 동기 대비 1.4% 감소하고 시장 전망치는 7% 가량 하회한 수치다. 이에 일부 증권사들은 삼성SDS 목표주가를 기존 22만원에서 19만원으로 13.6% 하향 조정하는 등 암울한 전망을 내놓기도 했다.
주 수익원인 IT서비스 부문 실적에 먹구름이 꼈지만 신사업을 향한 시장 기대감은 여전히 유효한 것으로 분석된다. 지난해 4분기 IT서비스 부문 내 시스템통합(SI) 사업은 캡티브 물량 감소 여파로 2662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전년 동기 대비 11% 감소했지만, 클라우드 사업은 여러 신사업 효과로 7.9% 성장한 5997억원의 매출을 기록하며 실적 방어 성공했다.
최근 금융·제조 업종에서 클라우드 전환 사례가 늘어나면서 삼성SDS 대외사업에 수혜가 이어진 셈이다. 같은 기간 IT서비스 내 클라우드 비중은 기존 34%에서 37%로 3% 포인트나 오르면서 캡티브 의존도 전반을 낮추는 데 기여한 것으로 나타났다.
특히 올해에는 자체 생성형 AI 서비스 확대에 본격 속도를 내면서 실적 개선을 향한 기대감이 피어오르고 있다. 삼성SDS는 생성형 AI 플랫폼 '패브릭스(FabriX)' 및 생성형 AI 협업 솔루션 '브리티 코파일럿(Brity Copilot)' 등 여러 업무 솔루션을 개발하고 지속 고도화해 여러 기업·기관에 제공한다. 브리티 코파일럿의 경우 최근 세계 최초로 3개 이상 언어를 동시에 통·번역하는 회의 서비스를 탑재하며 시장 경쟁력을 한층 높였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삼성SDS는 올해 1분기부터 금융, 공공 분야 위주로 수주를 본격 확대해 클라우드 비중을 늘리고 수익 구조를 대폭 강화할 것"이라며 "SI도 기본적인 내부거래 구조가 꾸준한 수요를 대변하는 만큼 일시적인 실적 감소보단 향후 매출 상승을 기대하는 심리가 더 크게 작용할 수 있다"고 말했다.
이어 "특히 삼성SDS가 내수에 기반한 태생적 한계를 깨고 최근 해외 IR(Investor Relations)까지 적극 참석하면서 주가 관리에 집중하고 있다"며 "그룹 차원의 지배구조에 주요역할을 도맡아 온 만큼 기업가치 제고 움직임에 계속 힘이 실릴 것"이라고 내다봤다.
최근 불안정한 주가 등락세를 본격적인 상승세로 전환하려면 '클라우드 부문 M&A'가 전제돼야 한다는 주장도 제기된다. 앞서 삼성SDS는 최근 2년 동안 4~5조원대의 현금성자산을 활용해 클라우드 신사업과 시너지를 낼 수 있는 M&A 매물을 적극 발굴하겠다는 뜻을 내비친 바 있다. 이 회사는 지난해 단기금융상품을 포함한 현금 및 현금성자산이 6조240억원으로 전년 대비 9.7%나 늘었다.
이에 대해 삼성SDS 관계자는 "M&A는 신중에 신중을 기해야 하는 만큼 시장과 관련 업체들을 유심히 살펴보며 최적의 결정을 조율하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이어 "최근 예기치 못한 주가 등락은 보다 세부적인 분석이 필요하다"며 "IR팀서 꾸준한 주가 부양을 위해 다각도로 고심을 이어갈 것"이라고 부연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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