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주항공이 을사년(乙巳年) 새해에 창립 20주년이라는 뜻 깊은 시간을 맞는다. 지난 2005년 1월 국내 첫 LCC(저비용항공사)로 출범한 제주항공은 승객들의 선택지를 넓히며 항공여행 대중화에 기여했다는 평가를 받는다. 지난 20년간 LCC 시장을 개척하면서 순탄한 길만 걸어온 것은 아니다. 전대미문의 팬데믹인 코로나19가 창궐한 지난 3년(2020년~2022년) 동안 연속 적자를 기록하는 등 고난의 시절을 보내기도 했다. 성장통을 이겨내고 약관(弱冠)의 나이로 성인이 된 제주항공의 현주소를 점검해 본다. [편집자 주]
[딜사이트 범찬희 기자] 제주항공이 항공업계에 암흑기를 가져다준 코로나19의 그늘에서 벗어난 모양새다. 국내 LCC 최초로 연매출 2조원 시대를 앞두면서다. 팬데믹 기간에도 하늘 길 확장을 게을리 하지 않으며 '리딩 캐리어(Leading Carrier)' 지위를 이어가고 있다는 평가다.
19일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제주항공의 올해 연매출은 전년 대비 약 14% 증가한 1조9712억을 기록할 것으로 추정된다. 지난해 달성한 사상 최대 매출(1조7240억원)을 1년 만에 갈아치우게 되는 셈이다. 이미 올해 3분기에 지난해 전체 실적에 버금가는 1조4854억원의 성적을 낸 만큼 기록 경신은 기정사실로 여겨진다.
제주항공의 순항은 지속될 것으로 보인다. 시장에서는 제주항공이 20돌이 되는 내년이면 연매출 2조원에 안착할 것으로 내다보고 있다. 증권가에서는 제주항공의 내년 컨센서스로 2조87억원을 제시했다. 대한항공으로부터 유럽 4개 노선(파리‧로마‧바르셀로나‧프랑크푸르트)을 이관 받은 티웨이항공보다 먼저 2조원 문턱을 넘게 된다. LCC 업계 2위 티웨이항공의 2025년 실적 컨센서스는 1조6970억원이다.
불과 4년 전까지만 해도 제주항공의 호실적 행진을 점치는 시각은 전무했다. 코로나19로 인해 항공업과 불가분의 관계에 있는 여행업이 셧다운 되면서 승객이 급감했기 때문이다. 코로나19 발발 전인 2019년 1323만7826명이던 수송객은 팬데믹이 본격화된 이듬해 545만3368명으로 반토막 났다. 특히 입출국 금지로 인해 캐시카우인 국제선 이용이 곤두박질 친 게 뼈아팠다. 같은 기간 836만5020명이던 국제선 수송객은 112만8224명으로 크게 축소됐다.
이후로도 장장 2년여간 고난의 행군이 이어졌다. 총 수송객 수는 2021년 651만5812명에 이어 2022년 794만6106명으로 반등 조짐을 보이기는 했지만 예년 수준을 회복하지는 못했다. 팬데믹이 사실상 종식된 지난해에야 비로소 1000만명대로 올라서며 반등의 발판을 마련했다. 지난달까지 올해 누적 수송객 수는 1224만2140명을 기록 중이다.
제주항공이 그저 팬데믹 종식만을 오매불망 기다렸던 것은 아니다. 코로나19 기간에도 하늘 길을 넓히며 항공 수요 정상화에 대비하는 노력을 기울였다. 2021년 7월 김포와 광주 구간 노선을 열었고, 2022년 6월에는 인천과 울란바토르 노선을 새롭게 취항했다.
운항이 정상화되기 시작한 지난해에는 무려 17개의 신규 취항과 재운항이 이뤄졌다. 지난해 6월 인천-오이타를 시작으로 ▲인천-히로시마(7월) ▲부산-울란바토르(7월) ▲제주-베이징(8월) ▲부산-보홀(10월) ▲인천-달랏(12)까지 6개를 신규 취항했다. 이외에도 인천-타이베이, 인천-시즈오카, 인천-마카오 등 코로나19 기간에 휴식기를 가졌던 11개 노선을 재개했다.
아울러 올해에는 인천-발리 노선 취항을 통해 장거리 경쟁력을 보강했고 부산발 취항지(코타키나발루·가오슝·클락·삿포로)를 공격적으로 확대, 부울경 여객 수요도 흡수할 것으로 기대된다.
제주항공 관계자는 "엔데믹 시점에 방역규제 완화가 가장 빨랐던 일본 노선을 선제적으로 재운항 해 인기 여행지인 일본 수요를 흡수할 수 있었다"며 "최근 발리, 바탐 등에 취항해 신규 목적지를 발굴하고 있으며 향후 중앙아시아, 인도네시아 등 노선 포트폴리오 다각화를 통해 수익 확대에 나설 계획"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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