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딜사이트 김정은 기자] HDC현산의 3인 부사장 체제에 변화가 생겼다. 이번에 선임된 정경구 HDC현산 대표이사 CEO가 '사장'으로 승진하게 되면서다.
기존에는 사장 없이 부사장 3명이 분야별로 각자 대표이사를 맡는 체제였다. HDC현산은 ▲최고경영자(CEO) ▲최고재무책임자(CFO) ▲최고안전책임자(CSO) 등 3명의 대표이사를 두고 있었다. 정 사장의 승진으로 기존 3인의 대표이사 구성이 기존 3부사장에서 1사장 2부사장으로 바뀌게 됐다.
11일 업계에 따르면 HDC그룹은 최근 2025년 정기인사를 단행했다. HDC그룹의 지주사 HDC와 핵심 계열사인 HDC현산의 대표이사가 자리를 맞바꾼 것이 인사의 골자다. 정경구 HDC 대표이사는 HDC현산 대표이사(사장)로, 김회언 HDC현산 대표이사는 HDC 대표이사(부사장)로 자리를 옮겼다.
이번에 선임된 두 대표이사는 최고재무책임자(CFO)가 주요 이력인 '재무통'으로 알려졌다. 특히 정 대표는 공식적인 CFO 자리가 따로 없는 HDC에서 대표이사로서 전반적인 재무 관리를 맡아 왔다. 정 대표는 지난 2018년부터 약 4년 간 HDC현산의 CFO로 일한 뒤 자리를 옮겼으며, 2022년 3월부터 HDC의 대표이사를 맡았다.
업계에서는 이번 인사에서 정 대표가 HDC현산 복귀와 더불어 부사장 3인 경영 체제가 변화된 점에 주목하고 있다. HDC현산 대표이사 자리는 광주 화정동 붕괴사고 이후 정몽규 회장이 물러나고 부사장 3인(CEO·CFO·CSO)의 각자대표 체제를 구축하고 있었다.

CFO출신인 정 대표를 HDC현산의 CEO로서 선임한 것은 HDC현산의 재무 관리 분야에 대한 집중도를 높이려는 전략이라는 분석이 나온다. 재무 라인을 중용하는 그룹의 기조도 있지만, 최근 건설경기 침체가 이어지는 상황 속에서 건설 사업의 수익성 개선과 프로젝트파이낸싱(PF) 리스크 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결과로 풀이된다.
특히 HDC현산이 자체공사 비중을 확대하고 있어서 재무관리가 더욱 중요해진 상황이다. 자체공사는 건설사가 직접 토지 매입부터 분양까지 맡기 때문에 수익이 크지만 재무 리스크 역시 도급사업보다 클 수밖에 없다. 실제 HDC현산의 자체사업 수주잔고는 2015년 4조1000억원에서 올해에는 10조원 이상으로 9년 새 두 배 넘게 불어났다. 지난해 말 기준 수주잔고는 도급사업이 21조5000억원, 자체사업은 10조5000억원 정도였다.
HDC현산이 대형 자체공사들을 차질 없이 진행하려면 원가 관리와 PF 우발채무 등 재무 관리를 한층 강화해야 한다는 판단이 있었던 것으로 보인다. HDC현산은 최근 착공한 광운대역세권 개발부터 용산철도병원부지 개발, 잠실 스포츠 마이스, 청라 의료복합타운, 공릉역세권 개발 등 대형 자체공사의 착공을 연이어 앞두고 있다. HDC그룹의 재무통인 정 대표가 사장 승진과 동시에 HDC현산 대표이사 CEO로 옮기게 된 배경으로 읽힌다.
업계에서는 정 대표가 HDC현산과 HDC를 오가며 경영에 참여한 만큼, HDC그룹의 전체적인 재무 구조와 자금 흐름에 대한 높은 이해도를 보유하고 있다고 평가한다. 정 대표는 HDC현대산업개발을 중심으로 그룹 내 시너지를 창출하며 재무적 역량을 발휘할 전망이다.
다만 HDC현산의 대표 체제 구성이 어떻게 완성될지는 더 지켜봐야 한다. 2025년 정기인사는 끝났지만 추후 HDC그룹 계열사 대표이사 인사가 이뤄질 예정으로, 3인 각자대표 체제 유지 여부는 후속 인사를 통해 확인할 수 있을 것으로 전망된다.
HDC현산 관계자는 "정 대표는 회사의 미래를 이끌어나갈 역량을 갖췄다는 내부 평가로 HDC현산 대표이사를 맡게 됐다"며 "이번 정기 인사 외에 HDC그룹 내 계열사 대표들을 포함한 후속 인사가 단행될 예정"이라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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