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솜이 기자] 현대자동차와 기아가 신기술 전시회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4'를 통해 'SDF(소프트웨어 중심 공장)' 미래 비전을 제시했다. 인공지능(AI) 기반 데이터 관리부터 물류 로봇에 이르기까지 혁신 기술이 집약된 SDF를 구현해 생산 효율성을 극대화한다는 전략이다.
◆ SDF, '공장→제어→데이터플랫폼→앱' 4계층 구성…"SDF로 품질비 감축 기대"
현대차·기아는 21일 현대차그룹 의왕연구소에서 '이포레스트 테크데이 2024 미디어 데이'를 개최하고 SDF 비전과 스마트 팩토리 핵심 기술을 공개했다. 이포레스트는 현대차·기아의 스마트공장 브랜드다. 이포레스트가 지향하는 SDF는 데이터 연결과 디지털 전환을 앞세워 고객 요구사항이 반영된 제품을 신속하게 생산, 제공하는 거점을 가리킨다.
미디어 데이는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의 공식 개막에 앞서 마련됐다. 본격적인 행사는 오는 22일부터 24일까지 진행된다. 행사 기간 동안 현대차그룹 신기술 전시를 비롯해 신제조기술 발표대회 및 빅테크 전문기업 초청 세미나 등이 열린다.
이재민 현대차·기아 이포레스트 센터장(상무)는 "얼마나 많은 데이터들을 연결, 활용할 수 있는 지에 따라 제조 지능이 결정되고 이는 기업의 성장과 미래를 좌우할 것"이라며 "SDF는 궁극적으로 데이터에 기반한 의사결정으로 운영되는 '똑똑한' 공장으로 구현해내고자 한다"고 강조했다.
현대차·기아가 구상한 SDF는 크게 4개층으로 구분된다. ▲제조 현장에서 차 등 다양한 제품을 생산하는 '하드웨어' 계층 ▲하드웨어를 컨트롤해 '기능별 통합 제어기'로 불리는 '제어' 계층 ▲다양한 제조 데이터를 체계적으로 수집·저장·관리하는 '데이터 플랫폼' 계층 ▲생산 모니터링·분석·시뮬레이션을 수행하는 '애플리케이션' 계층이다.
이 상무는 "기본적으로 이포레스트는 고객 가치 실현을 위해 제조 환경을 구성하는 모든 요소를 유기적으로 연결하는 제조 시스템의 혁신을 추구한다"면서 "특히 SDF 구현 시 향후 품질비 3분의 1 이상 절감하는 등 비용을 최소화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 '로봇 개' 스팟도 전시…안전점검부터 농촌 노동력 대체까지 활용도 '다양'
이포레스트 테크데이에는 200여건에 이르는 신기술이 전시돼 방문객들의 눈길을 사로잡을 전망이다. 현장에는 미래 핵심 기술을 소개하는 SDF·스타트업·로보틱스·미래항공모빌리티(AAM) 4개 테마 전시관이 꾸려졌다.
사전 행사에서는 현대차그룹의 '미래'라 평가받는 '스팟'이 관심을 한몸에 받았다. 스팟은 현대차그룹 미국 자회사 '보스턴 다이내믹스'가 개발한 사족보행 로봇으로 '로봇개'로도 불린다. 현대차그룹은 2021년 소프트뱅크그룹으로부터 보스턴다이내믹스를 80%를 인수하고 로보틱스 기술 선점에 팔을 걷어붙였다.
특히 스팟이 직접 제조 현장의 안전 점검을 수행하는 현장 시연에 시선이 집중됐다. 실제 스팟은 현대제철·LG에너지솔루션·서연이화 등 국내 유명 제조 기업들이 스팟을 도입, 활용 중이다. 스팟은 위험이 뒤따르는 작업공간에 접근해 위화물질을 탐지하는 등 안전 점검 기능을 수행한다.
스팟은 1시간 완충 기준 평균 1시간10분 움직인다. 현대차그룹은 기기 운영의 연속성을 높이고자 스팟이 자율적으로 배터리를 갈아 끼우는 '스팟 배터리 퀵 체인저' 기술도 개발했다. 배터리 자동 교체에는 단 1분의 시간 밖에 걸리지 않는다.
현대차그룹은 스팟의 투입 활용 범위를 넓히고 기술을 고도화하는 데 주력할 방침이다. 스팟이 인천공항 등지에서 폭발물을 감지하는 수준에서 나아가 직접 폭발물을 제거하는 '넥스트 스텝'을 연구 개발 중인 사례가 대표적이다.
아울러 농촌진흥청·한국기계연구원과 협력해 '스마트팜'을 콘셉트로 삼고 관련 기술 개발에도 나선다. 인구 고령화로 농촌 인구가 급감하는 상황에서 스팟을 투입해 재배·수확에 소요되는 노동력을 대체한다는 구상이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