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맏형 현대차 쫓아 기아·모비스 주주친화 동참
이세정 기자
2024.10.02 06:25:10
③4분기 구체적 환원책 제시…상장 계열사, 기업가치 제고안 확산 주목
이 기사는 2024년 09월 30일 07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오는 10월 취임 4주년을 맞는다. 현대차그룹은 정 회장 체제에서 수많은 변화를 겪고 있다. 2010년 후반만 해도 주주환원에 인색하다는 평가를 받던 현대차그룹이 대표적인 주주친화 기업으로 꼽히는 점도 정 회장 성과다. 투자자와 과실(果實)을 나누겠다는 정 회장의 의지는 현대차가 최근 발표한 밸류업(기업가치 제고) 프로그램으로 한층 명확해졌다. 현대차그룹은 미래 모빌리티 시장을 선점하기 위해 향후 10년간 120조원에 달하는 대규모 투자 집행을 예고하면서도, 동시에 중장기적인 주주환원을 극대화하겠다고 약속했다. 이에 현대차그룹의 밸류업 정책과 현황, 전망 등을 면밀하게 살펴본다. [편집자주]
정의선 현대자동차그룹 회장이 임직원들에게 신년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제공=현대자동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가 첫 타자로 기업가치(밸류업) 제고 계획을 발표하면서 다른 현대차그룹 계열 상장사의 주주환원 확산 여부에 관심이 쏠린다.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이 그룹 맏형인 현대차의 밸류업 프로그램에서 드러난 듯 주주친화에 대한 강력한 의지를 나타낸 만큼 아우들도 이 같은 기조를 따를 것으로 전망된다.


◆ '맏형' 현대차, 그룹 첫 밸류업 발표…방향성 제시


30일 한국거래소 등에 따르면 기아와 현대모비스는 오는 4분기 중 구체적인 계획이 담긴 밸류업 본 공시를 낼 계획이다. 본 공시에는 중장기 주주환원율과 자기자본이익률(ROE),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규모 등과 관련된 세부적인 내용이 담길 것으로 예상된다.


기아와 현대모비스의 밸류업 정책을 향한 궁금증은 점점 커지고 있다. 이들 계열사에 앞서 현대차가 지난 8월28일 'CEO 인베스터 데이'를 열고 국내 10대 그룹 중 처음으로 고강도 주주환원 정책 정책을 선보였기 때문이다. 그 결과 현대차는 한국거래소가 선정한 '코리아 밸류업 지수'에 포함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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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대차는 총주주환원율(TSR·배당+자사주매입소각액/순이익)을 처음 도입하며 해당 비율을 35% 이상으로 가져간다고 밝혔다. 지난해 말 결산기준 현대차의 총주주환원율이 약 27%였다는 점을 감안하면 최소 8%포인트(p) 상승된 수치다. 아울러 2027년까지 총 4조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하기로 했는데, 26일 종가(25만9000원) 기준 1544만4015주 규모다. 현재 상장주식수의 7.4%가 없어지는 것인데, 유통주식수 감소는 주가 상승 요인으로 작용한다.


현대차의 밸류업 정책은 현대차그룹의 향후 주주환원 방향성을 가리킨다. 때문에 다른 상장 계열사들이 높은 수준의 주주친화정책을 내놓을 것이라는 관측이다. 특히 기아와 현대모비스가 현대차와 함께 그룹 실적을 이끄는 3대 계열사로 묶이는 데다, 호실적을 내고 있다는 점은 기대감을 더욱 고조시키는 요인이다.


◆ 기아·모비스, 넉넉한 순현금…환원 재원·의지 충분


시장에서는 기아가 현재 31% 수준인 TSR을 더욱 끌어올릴 것으로 보고 있다. 올 상반기까지 기아의 영업이익률(연결)이 13.1%로 사상 최고치를 기록했기 때문이다. 당초 기아가 올해 연간 목표 이익률로 제시한 11.9%를 1.2%p 상회하고 있다.


기아의 하반기 전망이 밝다는 점에서 이익률 변동폭은 크지 않을 것으로 파악된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엔가이드에 따르면 기아는 올 3분기 매출과 영업이익이 약 27조원, 3조2000억원 수준이며 영업이익률은 12%로 계산된다. 아울러 기아의 순현금은 올 상반기 기준 16조원으로 집계됐는데, 연말에는 약 18조원까지 불어난 것으로 추정되는 만큼 환원 여력은 충분하다.


현대차그룹 주요 상장자 주주환원책. (그래픽=신규섭 수습기자)

기아가 자사주 매입과 소각에 적극적인 행보를 보여온 만큼 강도를 더울 높일 것이라는 시각이 우세하다. 기아는 지난해 50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매입한 데 이어 총 1608억원 어치 자사주를 소각했다. 올 상반기 동안 취득한 자사주도 5000억원 상당에 이른다. 


기아는 앞서 발표한 주주환원책에 따라 하반기 중으로 2500억원 규모의 자사주를 소각할 계획이다. 특히 3분기 누적 기준 재무목표를 선충족할 경우 잔여 자사주의 50%를 추가로 없애기로 했다.


다만 기아는 전년 경영 실적과 투자 계획 등에 맞춰 매년 초에 당해 자사주 매입 및 소각 계획을 밝히고 있다. 이에 기아의 밸류업 정책에는 현대차처럼 자사주 매입 기간과 총 규모가 구체화될 가능성이 높다.


현대모비스도 '형님' 계열사처럼 주주환원에 진심인 모습이다. 현대모비스는 올해 초 ▲1500억원 규모 자사주 매입 및 전량 소각 계획을 제시했는데, 실제 자사주 매입 이행률은 목표치를 8.7% 초과한 1630억원 수준이었다. 소각은 하반기 중 이뤄질 예정이다. 또 올해 실적에 대한 배당성향은 20~30%(지분법 손익 제외 순익 기준) 수준을 유지하겠으나, 8조원의 순현금을 보유 중인 만큼 중장기적으로 더욱 상향할 수 있다.


◆ 글로비스·오토에버·위아 등 주주친화책 면밀하게 검토 


현대차와 기아, 현대모비스에 비해서는 주목도가 떨어지지만 상장사인 현대글로비스와 현대오토에버, 현대위아 등의 주주환원책 변화는 눈여겨 볼 부분이다. 이들 계열사가 주주환원 의지를 지속적으로 키우고 있어서다.


현대글로비스는 올 6월 1대 1 무상증자를 결정하면서 선제적인 주주환원책을 발표했다. 주요 내용은 ▲배당성향 최소 25% 이상 ▲전년도 주당 배당금 대비 최소 5% 상향이 골자다. 


기존에는 전년 주당 배당금 대비 5%라는 상한선이 존재했지만, 이를 폐기하는 대신 배당을 확대할 수 있는 기반을 만들었다. 현대글로비스의 지난해 연결 순이익(1조701억원)에 배당성향 25%를 대입하면 주당 3567원을 받을 수 있는데, 실제 지급된 배당금(3150원)보다 많다. 


현대오토에버의 경우 배당성향 25~35%, 현대위아는 배당성향 20~30% 내 탄력운영을 각각 이행 중이다. 두 계열사는 공식적인 밸류업 정책이 아직 없지만, 내부적으로 주주환원율을 높이기 위한 방안을 면밀하게 검토 중인 것으로 알려졌다.


현대차그룹사 관계자는 "각 계열사마다 매출과 수익 규모가 다른 만큼 현대차와 똑같은 주주환원율을 이행하기에는 다소 무리가 있다"며 "하지만 현대차와 교감하며 이전보다 선명한 주주친화 대책을 마련하기 위해 노력 중"이라고 강조했다.


(제공=현대글로비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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