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올해 말에도 연임에 성공한다면 BC카드 최고경영자(CEO) 임기 신기록도 다시 쓰게 된다. 2011년 KT에 인수된 뒤 BC카드는 최 사장을 포함해 모두 6명의 대표를 선임했는데 4년 이상 자리를 지킨 인물은 최 사장뿐이다.
지난해 8월 취임한 김영섭 KT 대표이사 사장은 첫 번째 사장단 인사에서 핵심 계열사 대표를 대거 교체했지만 최 사장은 유임시켰다. 김 사장의 취임 이후 행보로 볼 때 다음 인사에서 최 사장도 안심할 수 없다는 관측이 조심스레 나온다.
13일 금융권에 따르면 최 사장은 올해로 4년째 대표직을 유지하고 있다. 내년에도 자리를 지킨다면 BC카드 역사에서 5년 이상 임기를 보낸 첫 번째 CEO가 된다.
2021년 3월 대표에 처음 선임된 최 사장은 2년 임기를 보낸 뒤 지난해 3월 임기 9개월을 더 부여받았다. 지난해 최대주주인 KT의 수장이 바뀐 가운데서도 1년 추가 연임에 성공하며 이목을 끌었다.
최 사장의 경영 성적표만 놓고 보면 연임도 가능해 보인다. 자체카드 사업이나 디지털 신사업, 해외 결제망 연결 사업 등 최 사장 체제에서 안정적 성장세를 보이는 사업의 연속성을 고려할 때도 연임 결정은 나쁘지 않아 보인다.
하지만 업계에서는 김 사장 취임 이후 KT 분위기가 빠르게 바뀌고 있는 점을 눈여겨봐야 한다는 관측이 나온다. KT는 대표적 '주인 없는 기업'으로 수장이 바뀔 때마다 인사, 조직 등에서 변화를 크게 겪는다. 하지만 김 사장 체제에서는 체감 정도가 남다르다는 평가가 적지 않다.
LG CNS 대표이사를 지낸 김 사장은 30년 넘게 KT에 몸담았던 구현모 전 사장과 달리 외부 인사로 BC카드의 내부 기반이 탄탄하지 않다. 취임 후 1년 동안 김 사장이 같은 회사 출신이나 검찰 출신 외부 인사를 줄줄이 영입한 것도 이런 배경 때문으로 해석된다.
최 사장의 경우 구 전 사장이 발탁한 인물로 김 사장과는 접점이 크지 않다. 최 사장은 BC카드와 인연을 맺기 전까지 고려증권, 장은경제연구소, 삼성증권, 에프앤가이드, 에프앤자산평가 등에서 일했다.
직접 손발을 맞춘 뒤 최 사장을 향한 김 사장의 평가가 바뀔 가능성도 있다. BC카드는 KT 안에서도 핵심 계열사로 분류되는 만큼 두 사람의 호흡이 얼마나 잘 맞는지도 중요하다. 지난해와 달리 다음 인사 때는 이런 측면도 고려될 수 있다는 의미다.
BC카드는 자산 규모나 사업 중요성 등 측면에서 KT 내 핵심 계열사로 여겨진다. KT 금융사업의 핵심 축이면서 금융 계열사 지배구조에서도 최상단에 위치해 있다.
KT는 BC카드 외에도 케이뱅크, 스마트로, 브이피 등 금융 계열사를 두고 있는데 BC카드를 중심으로 금융 계열사가 아래 모여 있다. 6월 말 기준 KT는 BC카드 지분 69.54%를 보유하고 있다. BC카드는 케이뱅크(33.72%), 스마트로(64.53%), 브이피(50.9%) 등 금융 계열사를 지배하고 있다.
1963년 5월에 태어난 최 사장은 올해로 만 61세다. 서울대 국제경제학과를 졸업하고 서강대학교 대학원과 미국 뉴욕대학교 경영대학원에서 석사학위를 받았다. 회원사 이탈 등으로 수익 다변화가 시급한 과제로 떠오른 상황에서 BC카드 대표에 올랐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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