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최원석 BC카드 대표이사 사장이 세 번째 임기에서도 경영 능력을 톡톡히 발휘하고 있다는 평가다. 최 사장은 지난해 말 업계 예상을 뒤엎고 연임에 성공하면서 실적 개선을 최우선 과제로 안았는데 상반기 BC카드의 실적이 눈에 띄게 좋아졌기 때문이다.
최 사장은 올해로 벌써 4년째 BC카드를 이끌고 있어 연임을 장담하기 어려운 상황이다. 하지만 카드업계에 장수한 최고경영자(CEO)가 적지 않고 이미 BC카드의 대표 선임 관행도 한 차례 깨진 만큼 아직 낙담하기 이르다는 관측도 나온다.
12일 BC카드에 따르면 최 사장은 올해 세 번째 임기를 이어가고 있다. 햇수로는 4년째다. 2021년 3월 말 대표에 선임된 최 사장은 2년 임기를 보낸 뒤 지난해 3월 임기 9개월을 더 부여받았다. 이어 지난해 12월 말에 1년 추가 연임에 성공했다.
당초 최 사장의 연임을 예상하는 시선은 많지 않았다. 이미 3년 임기를 보낸 데다 BC카드의 모회사인 KT 대표이사도 바뀌었기 때문이다. BC카드의 실적 부진도 최 사장의 연임을 부정적으로 바라보는 이유 중 하나였다.
이런 상황에서 연임에 성공하면서 최 사장 눈앞에 실적 개선이 당면 과제로 떠올랐다. 최 사장은 비용 효율화 등 전략에 고삐를 죄면서 곧바로 분위기 반전에 나섰다.
BC카드는 올해 상반기 순이익 999억원을 기록하면서 이미 지난해 순이익 규모를 뛰어넘었다. 8곳 전업 카드사 기준 업계 순위도 우리카드와 롯데카드를 제치고 6위를 차지했다. 지난해 BC카드는 고금리에 따른 조달비용 증가 등 영향으로 전년보다 37.2% 감소한 755억원의 순이익을 냈다.
상반기 BC카드의 영업이익은 81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67% 늘었다. 순이익이 영업이익을 웃도는 이유는 자회사 케이뱅크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익 때문이다. BC카드는 케이뱅크의 최대주주로 지분 33.72%를 보유하고 있는데 케이뱅크 관련 파생상품 평가손익을 영업외손익으로 인식한다.
영업이익 증가는 수익 확대보다 비용 절감 효과 덕분으로 풀이된다. BC카드의 상반기 영업수익은 1조9132억원으로 전년동기대비 4.5% 감소했다. 영업비용은 같은 기간 6.2% 감소한 1조8320억원으로 집계됐다.
영업비용 항목을 뜯어보면 신용손실충당금이 눈에 띄게 감소했다. 지난해 상반기 361억원에서 올해 상반기 246억원으로 31.9% 줄었다. 부가사업수수료비용을 빼면 주요 업무 관련 비용도 모두 줄었고 판매관리비도 감소했다.
적어도 올해 말까지 고금리 상황이 전망되는 만큼 BC카드의 비용 효율과 전략은 향후에도 이어질 것으로 업계는 보고 있다. 영업 확대로 수익을 내기가 쉽지 않은 만큼 수익성 제고에 무게를 둘 수 있다는 의미다.
아울러 건전성 관리에 힘쓸 것으로 예상된다. BC카드의 경우 자체 카드사업에 본격적으로 힘을 싣고 있는 만큼 연체율 관리 등에도 신경을 쓸 필요가 크다. 지난해 1분기까지만 해도 0%대를 보였던 실질 연체율은 6월 말 1.82%까지 높아졌다.
최 사장 체제에서 BC카드는 2023년 한 해를 빼고 실적 증가세를 보였다. 최 사장 취임 전인 2020년 BC카드는 영업이익 1034억원, 순이익 596억원을 거뒀다. 2021년과 2022년 영업이익은 1075억원에서 1283억원으로, 순이익은 1203억원에서 1483억원으로 늘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