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안나 기자] 부산 해운대구에 위치한 옛 한진CY(Container Yard) 부지 개발사업이 7년여 만에 본궤도에 오른다. 최근 1조원 규모 본PF(프로젝트 파이낸싱) 조달에 성공하면서다.
해당 사업장이 7년 가까이 미착공 상태였던 탓에 시공사인 롯데건설은 브릿지론 만기시마다 우발채무 리스크에 노출됐지만, 본PF 전환에 따라 리스크를 일부 경감할 수 있게 됐다.
보통 1년 이하로 만기를 짧게 잡는 브릿지론과 달리 본PF의 만기는 예상 공사기일에 여유기간이 더해져 여유롭게 설정되는 덕분이다. 이번 PF 대출 만기는 무려 75개월에 이른다. 만기 장기화 덕분에 리스크를 줄인 데다, 인허가 등 작업도 막바지인 만큼 사업 진행 속도를 올릴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10일 건설업계에 따르면 부산 해운대구 재송동 옛 한진CY 부지 개발사업 시행사인 백송홀딩스는 1조원 한도의 대출약정을 체결했다. 시공사인 롯데건설이 책임준공 및 미이행시 채무인수 의무를 부담하기로 했다.
해당 사업부지는 과거 한진그룹이 컨테이너 야적장으로 사용했던 곳이다. 2017년 부산지역 시행사인 삼미디앤씨(백송홀딩스)가 매입해 개발계획을 세웠다.
시행사는 일찌감치 롯데건설을 시공사로 낙점했고, 롯데건설은 기존 브릿지론에 연대보증을 서며 사업진행에 힘을 실어줬다. 하지만 7년 가까이 착공이 미뤄지며 만기가 짧은 브릿지론을 끌어 쓴 탓에, 신용공여 주체인 롯데건설로서는 브릿지론 만기가 돌아올 때마다 차환리스크에 노출되기도 했다.
브릿지론 만기 연장이 불발되면 연대보증 등으로 신용을 보강해줬던 시공사에게 채무 부담이 이전될 수도 있다. 브릿지론은 1년 이하로 만기를 짧게 가져가는 경우가 많은 탓에 롯데건설은 매년 만기연장 혹은 리파이낸싱 여부에 촉각을 곤두세울 수밖에 없었다.
지난해 말 기준 백송홀딩스는 한진CY부지 개발사업을 위해 4510억원의 대출을 보유하고 있었다. 롯데건설은 이 가운데 3640억원에 지급보증 약정을 걸었다. SPC인 오션베스트빌, 스티아제일차 등을 통해 조달한 1690억원에는 차입금지급을, 피아민트제일차와 메리츠화재해상보험에서 조달한 1950억원은 이자지급을 보증했다.
차입금지급보증 조건의 대출 1690억원의 만기는 올해 3월이었는데, 본PF조달 전까지 만기 연장을 한 달가량으로 짧게 설정해 지속적으로 차환발행을 이어가야 했다.
백송홀딩스는 한전 CY부지인 부산광역시 해운대구 재송동 856-6번지 일원에 지하 6층~최대 지상 67층 주거시설 6개동, 업무시설 1개동을 지을 예정이다. 아파트 2076가구, 오피스텔 29실이 공급된다.
단지명은 '센텀 르엘 웨이브시티'로 롯데건설의 하이엔드 브랜드인 '르엘'을 도입하기로 했다. 그동안 롯데건설은 서울에 위치한 사업장에만 르엘을 적용했는데, 센텀 르엘 웨이브시티는 서울 이외의 지역에 조성되는 첫 '르엘' 단지가 된다.
롯데건설 관계자는 "예정대로 사업이 진행돼 초고층빌딩이 들어서면 새로운 랜드마크 단지가 조성될 것"이라며 "올해 11월 착공과 함께 분양에 나선 뒤 2030년 5월 준공을 목표로 하고 있다"고 전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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