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창립 80주년 앞두고 퇴사한 직원의 한숨
최유라 기자
2024.09.10 06:00:20
대선조선, 내년말 일감 모두 소진…소형 컨선·유조선 시장 中에 넘어갈 판
이 기사는 2024년 09월 09일 08시 19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대선조선 영도조선소 전경.(제공=대선조선)

[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대선조선에 뼈를 묻을 각오로 입사했었는데 선박을 수주하지 않아 설계나 영업 직원의 존재이유가 없어졌다는 생각에 퇴사했다. 조선업을 통해 파생되는 기자재, 철강 산업 발전과 지역경제 효과도 상당한데 잘 모르는 것 같다. 대선조선이 새롭게 발돋음했으면 하는 바람이 크다." 대선조선을 떠난 한 직원의 퇴사 소감이다. 


대선조선은 1945년 대선철공소라는 이름으로 설립된 국내 최초 민간자본 조선소다. 부산 영도조선소에서 선박 건조를 시작해 2000년대 초 다대포에 조선소를 추가 건설하며 전성기를 맞았다. 특히 피더(소형) 컨테이너선과 5만톤 미만 유조선 시장에서 세계적인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로 알려져 있다. 


그런데 지금은 미래를 기약하기 힘들다. 지난해 10월 대선조선은 워크아웃(기업구조 개선작업)에 들어갔다. 현재 신규 수주를 위한 영업이 중단된 상태로 기존에 수주한 일감만 소진하는 상황이다. 내년 말이면 현재 확보한 일감이 모두 소진된다. 조선업은 전형적인 수주산업으로 수주실적이 없으면 도크(선박 건조장) 가동이 중단된다. 사실상 폐쇄의 의미다. 대선조선은 영도 조선소를 매각해 다대포로 일원화하고 유동성 확대에 숨통을 틀 생각이었으나 부동산 경기 악화로 이마저도 쉽지 않다. 


대선조선은 내년이면 창립 80주년을 맞는다. 2008년 세계적 금융위기 이후 여러 차례 위기를 극복하며 살아남은 대선조선의 업력은 큰 자산이다. 불황이 끝나고 호황기가 도래했으나 기뻐할 수 없다. 이대로라면 창립 80주년이라는 기념비적인 해에 도크 문을 닫아야 할 판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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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국이 전 세계 발주시장을 장악한 와중에 이제는 소형 컨테이너선과 유조선 시장도 중국에 넘어갈 수 있다. 영국 조선·해운 분석기관 클락슨에 따르면 중국은 올해 상반기 전 세계 발주량의 66.1%를 가져갔다. 반면 한국은 21.5%로 중국의 3분의 1 수준이다. 중국이 자국 조선소에 막대한 자금을 퍼붓는 상황에서 우리나라는 피부로 와닿는 중형조선소 지원 정책이 보이지 않는다는 게 업계의 성토다. 


조선업계 관계자는 "국내뿐 아니라 전 세계적으로 피더 컨테이너선 건조 경쟁력을 갖춘 조선소"라며 "대선조선이 이대로 문을 닫는다면 소형선 시장이 모두 중국에게 넘어갈 텐데, 조선업이 위협받을 수 있는 상황임에도 정부는 중형조선소를 살릴 의지도 관심도 없어 보여 안타깝다"고 토로했다. 


우리나라 중형조선이 무너지면 지역 중소 협력사와 기자재 업체도 무너지고 철강업까지 타격을 입을 수 있다. 정부는 중형조선소의 위기를 외면하지 말고 호황기를 맞은 조선업에 힘을 불어넣어 줄 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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