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유라 기자] 기업구조개선작업(워크아웃) 중인 대선조선이 기수주한 선박에 대해 차질 없이 건조 작업을 벌이고 있다. 올해 2분기 적자 규모를 전년 동기 대비 700억원 이상 줄인 가운데 대선조선은 내년 말까지 남은 일감 8척 건조도 원활하게 이뤄질 수 있도록 집중한다는 계획이다. 

31일 대선조선에 따르면 현재 보유한 수주잔고(남은일감)는 총 8척이다. 건조 일정은 내년 말까지 잡혀 있으며 다음달에도 선박 1척을 인도할 예정이다. 앞서 10일에도 대선조선 영도조선소에서 팬스타그룹이 발주한 크루즈페리 팬스타 '미라클호'의 진수식을 성공적으로 마쳤다. 

대선조선은 지난해 10월 주채권은행인 수출입은행과 경영관리단 파견 등 경영 정상화 및 재무구조 개선을 위한 관리절차(워크아웃)를 개시했다. 당시 수은과 체결한 경영정상화 약정에는 경영정상화를 위한 신규 자금지원, 채권행사의 유예 및 조건변경 등의 내용이 포함됐다. 대선조선은 워크아웃 개시에 따라 납기 준수 및 각종 비용절감 등의 내용을 포함한 자구계획을 제출하고 이행현황을 점검받고 있다. 

이에 신조선 수주는 지난해 4월 이후 중단된 상태로 현재는 기수주한 일감 8척을 모두 정상적으로 인도하는데 집중하고 있다. 이같은 노력으로 대선조선은 올해 완전자본잠식을 해소했다. 완전자본잠식은 적자 누적에 따라 결손금이 쌓여 자본총계가 자본금을 하회하는 상황을 의미한다. 지난해 마이너스(-) 11억원이던 자본총계는 올해 상반기 기준 37억원을 기록하며 소폭 개선된 모습이다. 2분기 매출은 754억원, 영업손실은 16억원으로 집계됐다. 매출은 전년 동기 765억원에서 10억원 소폭 감소했으나 영업손실은 760억원에서 744억원 줄였다. 

다만 부채비율이 1만3470%까지 치솟았다. 조선업은 수주산업으로 선수금이 부채로 잡힌다. 이에 다른 산업에 비해 부채비율이 높게 유지되는데, 이를 감안해도 부채비율이 지나치게 높은 것이다. 이와 관련 수은 측은 대선조선이 워크아웃 개시 후 자금지원을 받으면서 부채비율이 상승했다는 설명이다. 수은 관계자는 "워크아웃 개시 후 기 수주선박 인도를 위한 신규자금 투입 등으로 부채비율은 증가했으나, 수주선박 적기인도 및 주요 공정 준수 등 기업개선계획을 원활히 이행 중"이라고 설명했다. 

이런 가운데 선박 건조 일정은 내년 말이면 모두 마무리된다. 얼마 지나지 않아 그간 해오던 선박 건조 사업을 계속 영위할지 중대한 결단을 내려야 한다. 당초 넓은 조선소 부지를 활용할 수 있는 해상풍력 하부구조물 시장으로 진출도 검토했으나 현재는 고려 대상 신사업 분야에서 제외했다는 설명이다. 

일각에선 대선조선이 상선 외에도 어업지도선, 참치선망선, 도크형 상륙함, 카페리, 스테인리스(SUS) 화학제품운반선 등 각종 특수선을 만들 수 있는 건조 능력을 갖춘 만큼 틈새시장 공략도 가능할 것이란 의견을 내놓는다. 다만 대선조선은 신사업 추진 계획에 대해 구체적으로 정해진 게 없다는 입장이다. 조선업은 수주산업이다 보니 중장기적으로 신조선 수주를 통한 수익성 확보 가능성을 두고 고민이 깊어지는 모습이다. 

수은 관계자도 "사업 전환 관련해 현재 다양한 가능성에 대해 신중하게 검토 중"이라면서도 "영업사항이라 구체적으로 밝힐 수 없음을 양해 부탁드린다"고 강조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