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김현진 기자] 신한자산신탁이 대손충당금 확대 여파로 대규모 손실을 기록했다. 올해 상반기 2000억원에 달하는 영업손실을 기록한 것으로 국내 신탁사 중 손실 규모가 가장 크다. 시장 환경이 크게 악화한 물류센터에 많은 자금이 투입된 여파로 올해 실적 전망도 먹구름이 꼈다.
26일 신한자산신탁에 따르면 올해 상반기 영업수익(매출)은 539억원으로 전년 동기 대비 27.9% 감소했다.
신한자산신탁의 매출이 줄어든 가운데 수익성도 크게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자산신탁은 영업손실 2015억원, 당기순손실 1750억원을 기록했다. 지난해 상반기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이 각각 509억원, 383억원이었던 것을 고려하면 영업이익과 당기순이익 모두 적자 전환했다.
신한자산신탁의 대규모 손실을 기록한 데에는 영업비용이 천정부지로 치솟은 점이 작용했다. 부실사업장에서 발생한 대출채권 손실을 처리하기 위해 대규모 충당금을 적립함에 따라 비용이 크게 증가한 것이다.
실제로 지난해 상반기 신한자산신탁의 영업비용은 240억원에 불과했지만, 올해 상반기 2556억원으로 10배 이상 증가했다. 특히 대출채권대손상각비가 같은 기간 6억원에서 1278억원으로 증가했고, 기타충당금전입액도 1075억원을 새롭게 인식했다.
신한자산신탁이 적립한 충당금은 대부분 책임준공형 관리형토지신탁을 제공한 물류센터 사업장에서 발생한 것으로 확인됐다.
공사비 인상 여파로 책임준공기한을 지키지 못했기 때문이다. 주요 사업장으로는 ▲원창동 물류센터 ▲내강리 물류센터 ▲어연리 물류센터 등이 있다. 원창동 물류센터의 경우 3개월가량 준공이 지연됐고 내강리 물류센터와 어연리 물류센터는 8월 말 준공 예정으로 당초 계획보다 5개월가량 준공 지연된 상태다.
신한자산신탁의 올해 상반기 부진한 실적 성적표를 받은 가운데 재무건전성 지표도 악화했다. 올해 상반기 신한자산신탁의 영업용순자본비율(NCR) 414%로 전년 동기 대비 464%p(포인트) 하락했다. NCR은 영업용순자본에서 총위험액을 나눈 값으로 이 수치가 하락했다는 것은 그만큼 신탁사의 위험부담이 증가했다는 의미다.
신한자산신탁이 충당금을 적립한 사업장은 대부분 2025년 내 준공 예정이다. 당분간 실적 반등은 어려울 전망이지만, 손실 규모는 점차 축소할 것이라고 신한자산신탁 측이 설명했다.
신한자산신탁 관계자는 "원자재 가격 상승 여파로 공사비가 급격히 상승함에 따라 이전에 책정한 공사비로는 공사가 불가능한 상황에 직면했다"며 "많은 시공사가 재정적으로 한계에 달해 책임준공의무를 이행하지 못하게 됐고 관련 상품의 부실로 이어졌다"고 말했다. 이어 "올해 상반기 향후 투입 예정인 계정대에 대한 손실도 기타충당금으로 선반영한 부분이 있어 충당금 규모가 급격히 증가했다"며 "올해 3분기 이후 책임준공형 사업장에 대한 추가적인 충당금 적립이나 손실 발생은 제한적일 것"이라고 덧붙였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