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규연 기자] NH-아문디자산운용이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AUM)의 양호한 성장세를 보였다. 단기금융부문 운용자산이 크게 늘었고 주식과 채권도 고른 성장을 나타냈다. 다만 운용자산 측면에서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밀린 점은 다소 아쉬움이 남는 결과라는 평가다.
7일 금융투자협회에 따르면 NH-아문디자산운용의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순자산총액+평가액)은 2일 기준 66조1452억원으로 집계됐다. 전년동기대비 9조9578억원(17.7%) 늘어났다.
같은 기간 국내 자산운용사들이 운용한 전체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은 1568조9391억원에서 1803조0803억원으로 234조1412억원(14.9%) 늘었다. 이로써 NH-아문디자산운용의 운용자산 증가율이 전체 시장의 운용자산 증가율을 앞지른 것으로 확인됐다.
NH-아문디자산운용의 운용자산을 구체적으로 살펴보면 주식과 채권이 고르게 늘었다. 주식 운용자산은 10조127억원에서 11조6364억원으로 1조6237억원(16.2%), 채권 운용자산은 20조2501억원에서 22조6235억원으로 2조3734억원(11.7%) 각각 증가했다.
눈에 띄는 부분은 MMF(머니마켓펀드)를 비롯한 단기금융이다. MMF는 투자신탁회사가 고객의 돈을 모아 단기금융상품에 투자해 수익을 얻는 초단기금융상품을 일컫는다.
NH-아문디자산운용은 2일 기준 단기금융 운용자산 15조5318억원을 운용하고 있다. 전년동기대비 4조3611억원(39%) 늘었다. 같은 기간 금융시장 불안이 이어지면서 기관투자자의 대기 자금이 비교적 안전한 단기금융으로 쏠린 점이 영향을 줬다는 분석이다.
그동안 NH-아문디자산운용은 단기금융 분야에 강점을 보였다. 전체 운용자산에서 단기금융 비중도 23.5%로 집계돼 삼성자산운용(7.8%), 미래에셋자산운용(2.5%), KB자산운용(12.5%), 신한자산운용(8.5%), 한화자산운용(9.3%) 등 경쟁사보다 크다.
다만 단기금융은 주식·채권·대체자산 등과 비교해 저조한 수익성을 보인다. MMF 등 단기금융 펀드 운용보수가 주식·채권을 다루는 증권형 펀드나 부동산·인프라 등을 아우르는 대체자산 펀드보다 대체로 낮기 때문이다.
국내 주식형 펀드의 운용보수는 평균 60bp(bp=0.01%포인트), 채권형 펀드는 40bp 내외로 산정된다. 그런데 MMF는 평균 운용보수가 10bp 수준이다. NH-아문디자산운용도 순자산총액 2조원 이상인 'NH-아문디 법인MMF5호' MMF 펀드의 운용보수가 0.04%에 불과하다.
실제로 NH-아문디자산운용은 2023년 말 기준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 60조8102억원을 기록해 한국투자신탁운용(54조6398억원)을 앞질렀다. 그러나 2023년 별도기준 순이익은 265억원으로 한국투자신탁운용(325억원)보다 적었다.
또 NH-아문디자산운용은 운용자산 측면에서도 한국투자신탁운용에 뒤처지게 됐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의 펀드 및 투자일임 운용자산은 2일 기준 70조111억원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 보다 3조8659억원(5.8%) 많다.
한국투자신탁운용은 연초까지만 해도 NH-아문디자산운용은 물론 키움투자자산운용보다도 운용자산이 적었다. 그러나 채권과 단기금융 중심으로 운용자산을 꾸준히 늘려, 7월 초 기준으로 NH-아문디자산운용을 앞지르면서 국내 운용자산업계 6위에 올랐다.
올해 초 기준 6위였던 NH-아문디자산운용 입장에서는 아쉬움이 남는 부분이다. 내실을 다지는 데는 성공했지만 한때 꿈꿨던 자산운용업계 운용자산 기준 5위권 회사라는 목표와는 한 걸음 더 멀어졌다고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역대 NH-아문디자산운용 대표 가운데 한동주 전 대표(6대)와 배영훈 전 대표(7대)는 취임 당시 업계 운용자산 5위권을 공식 비전으로 제시했다. 임동순 현 대표의 전임자인 박학주 전 대표(8대) 역시 5위권 입성을 향한 꿈을 나타냈다.
이런 상황에 대응해 NH-아문디자산운용은 ETF(상장지수펀드)와 TDF(타깃데이트펀드) 등의 사업을 확대 중이다. 먼저 ETF 분야에서 올해 'HANARO 머니마켓 액티브'를 비롯한 신상품 7종을 내놓았다. 원자력과 조선해운 분야 ETF의 높은 수익률 역시 적극 홍보하고 있다.
TDF 분야에서는 관련 상품을 전 세계 최초로 출시했던 올스프링자산운용(옛 웰스파고자산운용)과 협력해 'NH-아문디 하나로 TDF' 시리즈의 전체 수탁고를 꾸준히 늘려가고 있다. 이 TDF 시리즈의 현재 수탁고는 2500억원 규모인데 NH-아문디자산운용은 연내 수탁고 3000억원 돌파를 목표로 삼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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