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성희 기자] 김범수 카카오 경영쇄신위원장이 구속되면서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자격 논란이 거세지고 있다. 카카오뱅크의 실질 대주주가 '카카오법인'인 만큼 김 위원장이 아닌 카카오 법인의 재판 결과가 향후 카카오뱅크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직접적인 영향을 줄 것으로 보인다.
김범수 의장이 벌금형 이상의 판결을 받고, 혐의가 카카오 업무와 관련해 이뤄진 것이라고 인정될 경우 양벌규정 조항상 벌금형 선고의 가능성은 있는 것으로 보인다. 다만 양벌규정으로 기소된다고 하더라도 모두 같은 수위의 판결이 내려지지도 않을뿐더러, 오랜 기간 법적 다툼이 예상돼 김 위원장이 벌금형 선고를 예단할 수도 없다는 분석이다.
◆김범수 구속에 카카오뱅크 대주주 바뀐다?
김범수 위원장은 최근 SM엔터테인먼트 인수 과정에서 시세조종을 했다는 혐의로 구속됐다. 김 위원장의 구속과 함께 카카오뱅크의 대주주 리스크도 함께 급부상했다. 김 위원장의 혐의가 확정될 경우 카카오법인에게도 불리하게 작용할 수 있다는 이유에서다.
서울남부지법 하정석 영장전담 부장판사는 지난 23일 자본시장법 위반 혐의로 구속 영장을 청구했다. 증거를 인멸할 염려가 있고, 도망갈 염려가 있다는 이유에서다.
지난해 11월 배재현 카카오 투자총괄대표가 같은 혐의로 구속 기소 됐다가 올해 석방 후 불구속 상태로 재판을 받고 있고, 카카오법인도 양벌규정에 따라 함께 기소됐다. 현재 1심 재판이 진행 중이다.
업계에서는 김 위원장이 SM엔터테인먼트 시세조정 결정 과정에 어느 정도 개입했느냐가 구속 여부를 가를 것으로 봤다. 배 대표가 주도적인 입장이었다면 김 위원장은 불구속될 수 있다고 본 것이다. 결국 김 위원장이 구속되면서 혐의에 대한 처벌 가능성이 커졌다는 전망이 카카오뱅크 대주주 교체 논란까지 불거진 것이다.
하지만 실제 카카오가 카카오뱅크 대주주 지위를 잃게 되기까지 쉽지 않은 과정을 거쳐야 한다. 사실상 현재 카카오뱅크 대주주 교체 논란을 얘기하기에 시기상조라 할 수 있다.
◆시세조종행위의 직무관련성 쟁점 될 듯
일단 김 위원장의 대법원 판결까지 기다려야 하며, 실상 김 위원장이 벌금형 이상을 최종 선고 받아도 카카오법인이 동일한 벌금형 판결을 받을지는 아직 알 수 없는 내용이기 때문이다.
금융위 관계자는 "김범수 위원장이 카카오법인 지분이 없기 때문에 김 위원장 판결과 무관하게 카카오법인이 벌금형 이상 선고를 받는지 여부가 중요하다"며 "카카오법인이 벌금형 이상 선고를 받아야 금융위에서 대주주 적격성 심사에 들어갈 것"이라고 말했다.
김범수 위원장의 판결이 카카오법인에 영향을 끼칠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도 나온다.
법조계 관계자는 "양벌규정 조항에 따라 김 위원장의 시세조종행위가 카카오 업무와 관련해 이뤄진 것이라고 인정될 경우 벌금형 선고 가능성이 있다"고 설명했다.
이어 "다만 시세조종행위가 카카오 업무와의 직무관련성이 있느냐가 쟁점이 될 것"이라며 "직무관련성과 관련이 없다고 판단되면 벌금형이 선고되지 않을 것이며, 이것과 관련해 법적 다툼이 있을 것으로 보인다"고 강조했다.
ⓒ새로운 눈으로 시장을 바라봅니다. 딜사이트 무단전재 배포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