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흔들리는 엔씨소프트, 노조 향한 우려
이태웅 기자
2024.06.28 07:00:28
근시일 내 단체행동 예고…명분으로 소통 앞세웠지만 시장 비판도
이 기사는 2024년 06월 27일 19시 02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엔씨소프트 판교 R&D 센터 전경 (제공=엔씨소프트)

[딜사이트 이태웅 기자] 엔씨소프트와 노조 간의 갈등이 예상보다 크게 확대될 조짐을 보이고 있다. 회사가 소통에 적극적이지 않다는 이유로 불만을 나타내고 있는 노조가 가까운 시일 내 단체행동에 나설 예정이기 때문이다. 시장에선 노조의 행보가 심화될 경우 실적 개선을 위한 회사 노력이 흔들릴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오고 있다.


27일 엔씨소프트 노조 관계자는 "현재 준비 중인 단체행동으로 참여 조합원 규모, 일정 등을 공개하기는 어렵지만 조만간 상세히 설명할 수 있는 시점이 올 것"이라며 "노조에선 성명문 발표를 시작으로 현수막 설치까지 그 수위를 높여가고 있고 최종적으로 파업까지 고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엔씨소프트 노조는 단체행동의 명분으로 소통을 내세우고 있다. 이는 노조가 이달 초 발표한 조직개편 반대 성명문에서도 나타난다. 노조는 해당 성명문에서 "지난달 리더 설명회를 진행한다면서 실장과 CC장만 모아놓고 질문을 받더니 노조의 공문에는 회신이 없었다"며 "일방적인 분사와 인원감축 계획을 중단하고 직원들과 소통하라"고 요구했다.


앞선 노조 관계자 "단체행동 수위에는 제한이 없지만 회사와 대화가 이뤄진다면 중단할 계획"이라며 "구조조정에 따른 고용불안, 분사 이후 근로환경 등에 대한 회사의 의견이 있을 테고 이를 조합원들이 납득할 수 있도록 대화로 풀어가는 게 중요하다"고 주장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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업계에선 엔씨소프트의 내부 상황을 조금만 들여다보면 이 같은 노조의 주장을 선뜻 받아들이기 힘들다는 평가가 나온다. 우선 노조가 주장하는 소통과 관련해 이 회사의 박병무 공동대표가 연초 미디어 간담회를 시작으로 지난달 전직원 대상 온·오프라인 설명회와 실적발표 컨퍼런스콜까지 잇단 공식 석상에서 인력 감축에 나서는 배경과 방향성에 대해 설명해 왔다는 이유에서다.


박 공동대표는 가장 최근 있었던 실적발표 컨퍼런스 콜에서 "지속적인 매출과 이익의 성장을 위해 회사는 매출, 비용, 자원분배, 주가관리 등 크게 4가지 방향에서 가야 할 방향을 모색하고 있다"며 "비용 부문에서 5월 중 권고사직을 단행하고 연내 분사 등으로 4000명 중반으로 (인원을) 줄여 나갈 것"이라고 밝혔다. 이어 "모든 인력을 동결하고 많은 부분을 아웃소싱으로 기능을 확충할 것"이라며 "경영 효율화와 비용 효율화는 지속적으로 진행할 것"이라고 덧붙였다.


엔씨소프트가 현재 위기 상황인 점도 이유로 꼽힌다. 금융정보업체 에프앤가이드에 따르면 엔씨소프트의 올해 영업이익은 1067억원으로 추정되고 있다. 컨센서스가 부합하면 전년 대비 22.3% 감소할 것으로 전망되고 있다.


엔씨소프트의 연간 영업이익 추정치는 연초까지만 해도 2786억원 수준으로 관측됐다. 이 회사가 당초 상반기 다중접속역할수행게임(MMORPG) '쓰론 앤 리버티(TL)'의 글로벌 서비스를 지원할 것으로 관측됐지만 정식 출시 일정이 하반기로 확정되면서 실적 추정치가 대폭 줄어들었다. 나아가 아이온2, 프로젝트 LLL, 프로젝트G 등 대형 신작들이 내년 이후에나 출시될 것으로 예상되는 점도 개선폭을 제한하고 있다.


엔씨소프트는 대형 신작 외 난투형 대전액션게임 '배틀크러쉬'를 비롯해 수집형 역할수행게임(RPG) '호연(BSS)'. '블레이드앤소울2(중국)', '리니지2M(동남아)' 등을 모바일게임을 중심으로 현금흐름을 개선하겠다는 계획이다. 하지만 이 같은 노력이 노조의 단체행동에 타격을 입을 수 있다는 게 업계 시선이다. 노조에 따르면 이달 초 기준 조합원 수는 약 1700명으로 이는 전체 임직원(4947명) 가운데 34.4%에 달한다.


게임 업계 한 관계자는 "회사와 척을 지고 있는 노조가 목소리를 내는 것은 충분히 이해하지만 엔씨소프트가 긍정적인 방향으로 나아가고 있다는 점을 이해해 나가야 한다"며 "모든 조직은 좀처럼 바뀌려고 하지 않고 설령 바뀌어 나간다고 해도 이를 공개하지 않는데 엔씨소프트는 공식 석상에서 수차례 그 방향성을 공유해 왔다"고 말했다. 이어 "사측에서도 실적이 악화되면서 생존을 위해 어쩔 수 없는 선택을 하게 된 것"이라며 "이 같은 선택으로 계획에서 끝내는 것이 아니라 실행하면서 시장과의 약속을 지키고 있다고 볼 필요가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엔씨소프트 노조 관계자는 "노조 또한 회사가 좋은 방향으로 나아가는 데 노력하고 있다"며 "생산성에 차질을 빚을 것으로 예상될 경우엔 사전에 관련 내용을 예고할 것"이라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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