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보람 기자] 당초 8월로 예상됐던 유럽연합(EU)의 대한항공-아시아나합병 승인여부가 4분기께로 미뤄질 전망이다. 합병주체인 대한항공이 EU의 요구사항을 만족시키는 데 적잖은 시간이 소요될 것으로 점쳐지고 있어서다.

29일 항공업계 등에 따르면 EU집행위원회는 지난 23일(현지시간) 대한항공-아시아나 간 항공사 합병심사 작업을 중단했다. 앞서 EU집행위원회는 대한항공이 아시아나항공 인수 후 생길 독과점 우려 해소 방안 등을 고려, 8월 초 합병승인을 결정키로 했다.

심사 중단은 대한항공의 요청에 따라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지난 5월 EU집행위원회가 특정노선에 대한 경쟁약화를 이유로 합병에 반대성명을 낸 만큼 EU를 설득할 시간을 확보하는 차원 아니겠냐는 게 업계 시각이다.

이에 대해 대한항공 관계자는 "시정조치안 구체화를 위해 EU 측과 심사기한 연장협의를 진행했고 이에 따라 연장이 결정된 것"이라며 "해당 기간 내 원만하게 시정조치 협의를 완료, 최종 승인을 받을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다"고 전했다.

한편 한공업계는 대한항공이 EU의 합병승인을 얻기 위해선 유럽발 알짜노선의 슬롯 다수를 내줘야 할 것으로 보고 있다. 앞서부터 EU가 통합대한항공 출범 시 한-프랑스·독일·이탈리아·스페인 등 4개 여객·화물 노선에 대한 과점 가능성에 우려의 뜻을 내비쳐 온 까닭이다. 슬롯이란 항공사가 공항에서 서비스를 운영키 위해 특정 날짜나 시간에 이착륙할 수 있는 허가를 말한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