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박기영 기자] 주가조작 혐의를 받고 있는 라덕연 호안스탁 대표가 자신이 실소유한 법인에 어머니와 동생을 약 1년간 사내이사로 등재시킨 사실이 확인됐다.
9일 본지 취재에 따르면 라 대표가 실소유한 경영컨설팅 업체 H사에 라 대표 가족들이 지난 2020년 3월부터 2021년 5월까지 사내이사로 등재됐던 것으로 나타났다. H사는 지난 2016년 인천에서 주식회사 호안으로 설립돼 2019년 현재 사명으로 바꿨다. 라 대표는 H사 설립 당시부터 대표이사를 맡아왔다가 2019년 대표직에서 물러났다. 이후 라 대표의 동생이 2020년 5월부터 8월까지 짧은 대표이사를 지냈고 현재 대표이사는 변모씨다. 변씨는 가수 임창정씨의 회사에 사내이사도 맡고 있다.
라 대표는 지난 2019년부터 미등록업체인 호안스탁을 통해 수천명의 고객들에게 위임받아 최대 2조원의 자금을 미인가 운용한 혐의 등을 받고 있다. 이 과정에서 통정거래를 통해 주가를 조작했다는 의혹도 받는다. 라 대표의 혐의는 지난달 24일 SG증권에서 대거 매도물량이 쏟아지며 8개 종목이 일제히 하한가를 기록하며 불거졌다. 실제 라 대표는 본지와의 통화에서 운용자산이 2조원에 달했고, 현금만 3000억원이 있었다고 주장하면서 미인가 운용 등의 혐의에 대해서는 일부 인정하기도 했다.
라 대표 가족들이 범죄 혐의에 연루됐는지 여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정황상 수익은 일부 공유받았을 것으로 추정된다. 과거 라 대표를 포함한 일가족이 경제적 문제로 송사에 휘말린 사례가 있기 때문이다.
라 대표는 지난 2019년 1월 신용카트 대금을 제때 납부하지 않아 모 카드사로부터 소송을 당했다. 당시 이 카드사는 라 대표뿐만 아니라 가족들까지 총 카드값 1024만원을 갚으라며 민사 소송을 제기했다. 해당 소송은 같은 해 8월 카드사가 승소했고, 이 판결은 같은해 10월 확정됐다. 이들 가족은 비슷한 시기에 외국인 노동자로부터 임금 650만원을 지불하란 취지의 소송을 당하기도 했다.
라 대표는 이외 Y사, S사 등 여러 회사에 등기에 이름을 올렸지만 다른 회사에서는 가족들의 이름은 찾아볼 수 없다.
금융투자업계 관계자들은 라 대표의 가족들이 사건과 깊게 연루되진 않았을 것으로 추측하고 있다. 일부 사건에서 혐의자가 '믿을 만한 사람'이 필요해 가족을 끌어들이는 경우가 있긴 하지만, 이번 사건에서 라 대표 가족들이 언급되지 않고 있기 때문이다. 거액의 자금이 움직이는 과정에서 가족이 가담했다면 표면으로 들어날 수 밖에 없어, 적극적으로 혐의 사실에 가담했을 가능성은 낮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의견이다.
라 대표는 본지와 통화에서 이런 정황에 대한 입장을 묻는 질문에 "김익래 다우키움그룹 회장에 이슈가 모이길 바라기 때문에 답하지 않겠다"며 "개인적인 방어는 포기한 상태"라고 답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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