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신수종 발굴 'CVC'에 주목
김수정 기자
2023.04.18 08:42:06
④환경·바이오·소부장 투자 거론, 건설경기 악화는 악재
이 기사는 2023년 04월 13일 17시 2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서울 수하동 페럼타워에서 열린 '동국제강 제 69기 정기주주총회'에서 장세욱 동국제강 부회장이 주주대상 영업보고를 진행하는 모습.(제공=동국제강)

[딜사이트 김수정 기자] 지난달 열린 동국제강 정기 주총은 사실상 내달 열릴 임시 주총의 '미리 보기'였다. 이날 처리해야 할 안건과 무관하게 이례적으로 동국제강의 성장 전략을 설명하는데 상당한 시간을 할애했다. 프리젠테이션은 30분간 진행했으며, 장세욱 부회장이 주관했다. 왜 지주회사가 필요한지 설명하고, 공감을 얻기 위해 마련했다.


이날 장 부회장은 CVC(기업형 벤처캐피탈) 설립을 선언하면서 그 역할을 '신수종 사업 발굴'이라고 명확히 전달했다. 포스코는 일찌감치 CVC를 세워 100여 곳에 투자했다. 세아그룹도 세아기술투자를 철강과 시너지를 낼 기술 기업을 물색하고 있다. 동국제강은 동종업계에서 비교적 늦게 CVC에 뛰어들지만, 심사 숙고해서 운영 전략을 모색할 예정이다. 


분할 이후 이목을 끌 자회사는 친환경 사업을 직접 책임지는 동국제강이다. 친환경 투자 재원은 단연 본업에서 버는 이익으로 충당한다. 그러나 전방 산업인 건설업의 불확실성이 커 당장 방어벽부터 쳐야 한다. 


◆신수종 사업 CVC 손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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동국제강은 지난 60여년간 철강 외길만 걸었다. IT 회사인 동국시스템즈나 물류회사인 인터지스가 있지만 그룹 내 비중은 미미하다. 


지주사 동국홀딩스 내에 CVC를 설립하려 한 것도 이 때문이다. 철강 외에 다른 분야를 들여다 보기 위해서다. 


신수종 사업은 지주사 내 전문화된 조직이 직접 관여하는 게 일반적이다. 향후 그룹 내에서 CVC의 존재감이 적지 않다는 것을 짐작케 하는 대목이다. 


CVC는 전문 심사역을 두게 돼 있다. 철강 외에 경험이 없는 동국제강이 직접 유망 사업 발굴에 나서는 것 보다 CVC를 활용하는 것이 훨씬 효율적일 수 있다. 


동국제강은 창업투자회사(창투사)와 신기술금융사(신기사) 중 선택할 수 있다. 신기사가 더 많은 설립 자본금이 필요하고 승인 후에는 여신전문금융업법(여전법) 테두리 내에서 운영해야 한다. 그러나 투자 범위가 창투사 보다 훨씬 넓어 다양한 기업을 들여다볼 수 있다. 동국제강도 신기사를 택할 것으로 관측된다. 앞서 포스코나 세아제강지주도 신기사 인가를 받았다.


포스코가 세운 포스코기술투자는 지난 2015년부터 160여 곳에 투자했다. 바이오, 외식, 금융업 등 가리지 않고 투자처를 물색했다. 작년에 세워진 세아기술투자는 이제 막 인력 구성을 마친 상태다. 


동국제강의 CVC 역시 환경, 바이오 등 유망 분야뿐만 아니라 지주사가 점찍은 소부장(소재·부품·장비) 관련 기업도 들여다 볼 것으로 관측된다.


동국제강 관계자는 "임시 주총을 거치지도 않은 현재 구체적인 계획을 수립하는 것은 시기상조"라면서도 "소부장 분야 진출과 물류·IT 자회사와 시너지, CVC를 통한 신수종 분야 물색 등 크게 세가지로 지주사 성장 방향을 정했다"라고 설명했다.

  

(제공=동국제강)

◆심상치 않은 전방 산업 지표


오는 6월 출범할 지주회사의 연결 매출은 자회사 동국제강에 좌우될 전망이다.


열열 사업부를 분리해 세우는 동국제강의 주요 생산 강재는 봉형강, 후판 등이다. 특히 아파트 등 건축 및 토목공사에 광범위하게 쓰이는 봉강과 H모양의 형강이 차지하는 매출 비중이 상당하다.


작년 봉형강에서만 4조1871억원의 매출이 발생했다. 열연 사업부(동국씨엠)에서 판매하는 철강 매출을 다 합해도 봉형강 매출의 절반 수준에 불과하다. 주요 제품별 시장점유율만 봐도 H형강 33%, 봉강 25% 등으로 두각을 드러내는 제품도 봉형강이다.


봉형강의 주 수요처는 건설사다. 민간 부문의 주택 공급이 활발하고 도로, 항만 등 시설 투자가 증가하면 후방 산업인 철강업도 호조를 이루는 구조다. 


조선사들이 사가는 후판은 몇년째 값을 제대로 받지 못하고 있다. 작년부터 선박 가격이 오르고 있지만, 그 전까지 선박 가격은 하향세였다. 지난 2016년부터 2021년까지 국내 후판 가격은 톤당 60만~80만원 수준에 머물렀다. 


가격 협상 난항으로 후판 사업이 부진을 겪는 동안 동국제강은 봉형강 판매 호조로 잘 버텼다. 지난 2020년 코로나19로 모든 전방 산업이 무너졌지만 국내 건설 수주액은 194조원을 기록하며, 전년 대비 16.9% 증가했다. 당시 생산차질로 봉형강 매출이 10% 감소했지만, 후판 매출이 19% 감소한 것을 감안하면 그나마 양호했다. 2021년에는 봉형강 매출이 3조4742억원을 기록해 기저효과와 더불어 회복도 빨랐다.


문제는 작년부터 건설 경기가 심상치 않다는 점이다. 판매량도 지난 2021년 374만6000톤에서 지난해 370만2000톤으로 감소했다. 


전방 산업 지표만 봐도 작년 건설투자는 3.5% 감소했으며, 국내 건설 수주 증가폭도 지난 2021년 9.2%에서 작년 8.4%로 소폭 둔화됐다. 공공부문은 SOC 예산이 전년 대비 얼마나 늘어나느냐에 달렸는데, 2020년까지 노후 SOC 유지 보수나 대도시권 교통난 해소, 물류망 확충 등으로 예산이 큰 폭의 증가를 보이다 2021년부터 상승폭이 꺾였다. 2021년 SOC 예산은 21조5000억원, 2022년 22조7000억원의 예산이 편성됐다. 올해는 전년 대비 3조원 줄어든 19조7000억원으로 확정됐다. 


H형강의 국내 유통가격은 작년 1분기만해도 톤당 140만원을 훌쩍 넘겼으나, 올들어 톤당 120만원 수준으로 내렸다. 


한국은행이 배포한 경제전망보고서를 보면 올해 건설투자는 0.7% 감소할 것으로 관측된다. 작년 보다 상황이 나아졌지만, 불활실성은 여전하다. 전방 산업의 사정이 나아지기 전까지 유연한 재고자산 관리를 통해 수익성을 방어할 전망이다. 


동국제강 측은 "작년 하반기 주택경기 둔화로 봉형강 제품 재고가 증가했으나 올해 전방 수요가 회복될 것으로 예상하면서 탄력적인 생산스케줄 조정으로 재고자산 수준을 조절하고 있다"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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