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일본 닛신보그룹 계열의 외국인투자기업(외투기업) 새론오토모티브가 연간 매출의 10% 안팎의 금액을 연구개발(R&D)비로 지출하고 있지만, 정작 자체 보유 특허는 줄고 일본 본사 측에 기술도입비 및 개발비 명목으로 30억원 이상을 별도 송금하고 있는 구조가 확인됐다. 매출 대비 R&D 투자 비중은 국내 완성차 및 부품사 평균을 크게 웃돌지만 실질적인 기술 자립으로 이어지고 있는 지는 의문이 제기된다.
26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새론오토모티브는 지난해 연간 R&D비용으로 130억원을 지출한 것으로 나타났다.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9.4%다. 이는 통상적인 국내 완성차 업체나 자동차 부품사의 평균 투자율과 비교할 때 매우 높은 수치다. 실제로 지난해 말 기준 국내 주요 상장사의 매출 대비 R&D 비중은 ▲현대차 3% ▲기아 3.3% ▲현대모비스 3.1% ▲한국타이어 3% ▲성우하이텍 1.3% ▲서연이화 3.6% 수준이다. 그나마 R&D 투자에 가장 적극적인 HL만도(5.1%)나 에스엘(8.5%)과 비교해도 새론오토모티브의 9.4%는 압도적이다.
새론오토모티브의 이 같은 공격적인 R&D 투자는 2010년대 중반부터 본격화됐다. 회사는 2010년대 초반만 해도 매출 대비 R&D 비율이 5.1%대에 머물렀으나, ▲2014년 5.3% ▲2015년 5.9%를 거쳐 2016년 6.1%로 가파르게 치솟았다. 이후 R&D 집행액을 빠르게 늘리던 새론오토모티브는 2021년 정점인 10.13%(137억원)를 기록하기도 했다. 최근까지도 매출의 9%대를 유지하며 R&D에 집중하는 모습을 보이고 있다.
◆ 매년 20억원 이상 기술도입비 송금…로열티, R&D비용에 계상
다만 새론오토모티브의 R&D 투자 내역을 짚어보면 전체 금액이 온전히 연구개발에 쓰인 것은 아니다. 전체 R&D 비용의 약 18%(24억원)가 기술도입비(로열티)로 지출됐기 때문이다. 물론 해당 비용을 제외하더라도 전체 매출에서 R&D 비용이 차지하는 비중은 7% 수준으로 낮지 않다. 하지만 한국 법인이 자체 기술을 개발하기보다 일본 본사의 기술을 활용하며 지급한 비용을 합산하면서 수치상 착시 효과가 발생했다는 것이다.
기업의 기술도입비는 회계처리 방식과 계약 구조에 따라 계상되는 항목이 다르다. 먼저 상표 사용료와 특허 사용료, 제조공정 사용료 등은 지급수수료와 경상기술료, 매출원가, 판매비와관리비(판관비) 항목에 포함된다. 본사의 설계 지원, 품질 개선, 공정기술 지원 등도 수수료나 용역 항목으로 분류되기 때문에 판관비에 이입된다. 반면 공동 개발을 진행하는 경우에는 R&D비용으로 보기도 한다.
새론오토모티브는 닛신보그룹 계열사인 닛신보브레이크와 브레이크라이닝·디스크패드 관련 기술 정보를 제공받는 기술도입계약을 체결하고 있는데, 해당 비용은 로열티 비용으로 처리되고 있다. 다시 말해 새론오토모티브는 자체 R&D 투자보다 일본 본사 기술에 의존하는 구조인 것이다.
◆ 특허권 4년 새 80% 급감…본사 기술개발 분담금도 매년 지출
새론오토모티브가 R&D에 쏟는 비용에 비하면 보유하고 있는 지적재산권(특허권·IP)은 미미하다. 특허권 개수가 2021년 10개였지만, 2025년 1분기 말 기준으로는 2개인 것으로 확인됐다. 이는 기존에 등록한 특허권이 소멸된 데 따른 것으로 파악된다. 일반적으로 특허출원일로부터 20년이 지나면 특허가 소멸되기 때문이다. 이마저도 잔존 특허 중 1개는 현대차, 남양넥스모와 공동으로 출원했다. 매년 100억원이 넘는 현금을 투입하고도 기존 특허가 자연 소멸하는 속도를 따라갈 만큼의 신규 독자 특허 자산화나 기술 축적이 이뤄지지 않았다는 의미로 풀이되고 있다.
새론오토모티브가 장부상 '개발비'(분담금) 항목으로 일본 본사에 비용을 납부하고 있다는 점도 주목된다. 지난해의 경우 닛신보홀딩스와 닛신보브레이크, 닛신보오토모티브매뉴팩처, 닛신보상하이에 총 7억1634만원의 개발비용을 송금했다. 2016년 3억원 수준이던 개발비 분담금은 본사의 비용 전가 기조 속에 매년 증가세를 보이고 있다.
결과적으로 새론오토모티브는 연간 R&D 비용의 약 23%에 달하는 30억원 이상을 로열티와 개발 분담금 명목으로 일본 본사 측으로 송금하고 있다. 매년 100억원이 넘는 R&D 투자에도 독자 특허가 늘지 않는 상황에서, 실질적인 기술 자립보다 본사 기술 의존 구조가 고착화되고 있다는 지적이 나온다.
이에 딜사이트는 새론오토모티브 측에 R&D 비용 대비 특허권 급감 사유와 일본 본사로의 기술도입비·개발비 이중 지출에 대해 질의했으나, 답변하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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