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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VB발 악재, 3월 FOMC 금리 인상에 영향 줄까
김나연 기자
2023.03.14 08:33:46
'빅스텝' 우세했던 전망, 이제는 '베이비스텝'이 대세
이 기사는 2023년 03월 14일 08시 33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김나연 기자] 고객이 은행에 예금 인출을 줄지어 요구해 은행의 파산으로 이어지는 '뱅크런'. 2008년 세계금융위기(GFC) 이후 지난 9일(현지시간) 처음으로 뱅크런이 현실화됐습니다. 뱅크런에 빠진 은행의 이름은 바로 실리콘밸리뱅크(SVB)였죠. 만 하루가 지나지 않은 지난 10일(현지시간) 미국 캘리포니아 주 금융보호혁신국(FDIC)는 실리콘밸리뱅크를 폐쇄하기로 결정합니다.

문제는 SVB가 미국에서 16번째로 규모가 큰 상업은행이었다는 데 있었습니다. 자산 규모가 2000억 달러에 달하는 은행이 파산하게 되면서 이 여파로 금융위기가 촉발되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가 한때 시장을 잠식했습니다. 실제로 실리콘밸리뱅크가 폐쇄된 지 이틀 만에 예금 규모 885억 9000만 달러의 시그니처뱅크도 금융보호혁신국(FDIC)에 의해 폐쇄되고 맙니다.


자연히 투자자들은 2008년 세계금융위기 당시와 같은 증시 폭락이 벌어지는 것이 아니냐는 우려를 안게 되었는데요. 이를 방지할 수 있는 힘을 가진 금융당국은 바로 연방준비제도(Fed)입니다. 연준이 금리를 동결하거나 인하한다면 시장에 풀린 돈의 규모, 즉 유동성을 늘려 막힌 돈의 흐름을 원할하게 만들 수 있기 때문이죠.


현재 미국 경제는 예상만큼 둔화하지 않는 인플레이션과 완전고용에 가까운 실업률을 보이고 있습니다. 물가 안정과 완전 고용이라는 두 가지 사명을 가진 연준에게 있어 가장 시급한 당면 과제는 인플레이션 안정입니다. 현재 연준에게 있어 금융시장의 상태는 차순위로 밀려나 있는 상태죠.


하지만 금융시장의 붕괴는 기업의 파산으로 이어질 가능성을 안고 있으며, 이는 실업률을 폭발적으로 증가시킬 위험성을 증대시킵니다. 이런 최악의 상황이 현실화된다면 인플레이션도 잡지 못하는 상황에서 실업률마저 증가해 경기가 침체되는 와중에 물가는 상승하는 스태그플레이션이 발생할 수도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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물가 안정과 금융시장 회복. 연준은 과연 이 두 선택지 중 무엇을 우선시하게 될까요? 연준이 어떤 선택을 할 지는 3월 연방공개시장위원회(FOMC)에서 결정될 예정인데요. 월가에서는 3월 FOMC 결과를 어떻게 점치고 있는지 살펴보도록 하겠습니다.


우선 시카고거래소그룹이 집계하는 페드워치(Fed Watch)를 살펴보겠습니다. 페드워치는 연방기금 선물 거래 추이를 바탕으로 투자자들이 보는 금리 향방을 측정하는 도구인데요. 지난 일주일 간 페드워치는 롤러코스터를 타듯 급격한 변화를 보였습니다. 


출처 = CME Group Fed Watch

우선 제롬 파월 연준 의장이 상원 청문회에서 50bp 인상을 할 준비가 돼있다는 매파적인 발언을 내놓은 지난 8일에는 3월 FOMC에서 빅스텝(50bp 인상)이 이뤄질 것이라는 예상이 78.62%로 나타났습니다. 투자자들 사이에서 빅스텝이 기정사실화 됐던 것이죠.


출처 = CME Group Fed Watch

하지만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이후 3월 금리 인상에 대한 예상은 완전히 뒤바뀌었습니다. 금리 동결은 전혀 고려하지 않던 투자자들이 이제는 FOMC에서 금리가 동결될 수 있다는 희망을 갖게 된 거죠. 실제 페드워치를 보면, 13일(현지시간) 기준 금리 동결 가능성이 19.5%로 나타나고 있습니다. 여전히 물가 상승을 우선시하는 연준이 금리를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80.5%로 우세하게 나타나고는 있지만, 금리 인상 폭이 베이비스텝(25bp 인상)으로 유지될 것이라는 방향으로 투심(투자심리)이 바뀌었죠.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닉 티미라오스 기자 트위터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이후 투자은행들도 3월 FOMC 전망을 담은 리포트를 앞다퉈 내놓고 있습니다. 가장 급진적인 변화를 보인 투자은행은 바로 골드만삭스였습니다. 골드만삭스는 "실리콘밸리뱅크 파산 이후 은행 시스템에 가해진 압력을 고려할 때, 3월 FOMC에서 동결할 것으로 예상한다"고 밝혔습니다. 이전 골드만삭스의 3월 FOMC 금리 인상 전망치는 25bp였죠. 골드만삭스는 5월과 6월, 7월에 걸쳐 25bp씩 인상이 이뤄져 최종 금리가 5.25-5.5%로 결정될 것이라는 전망은 유지했으나, 금리 인상과 관련한 불확실성이 현저히 높아졌다고 밝혔습니다.


출처 = 로이터

하지만 골드만삭스를 제외한 대부분의 투자은행은 3월 FOMC에서 금리를 25bp 인상할 것이라는 전망이 우세합니다. 로이터가 집계한 바에 따르면 JP모간, 뱅크오브아메리카, 모건스탠리, 바클레이즈 등 투자은행 네 곳은 3월 FOMC 금리 인상 전망치를 25bp로 유지하거나, 50bp에서 하향 조정했습니다.


출처 = 월스트리트저널 닉 티미라오스 기자 트위터

이들 중 JP모간의 분석을 살펴볼까요? JP모간은 "시간이 지나야 제대로 알 수 있겠지만, 금융 당국이 도산 전염(financial contagion) 리스크를 관리할 수 있는 적절한 도구를 사용했다면 이들은 인플레이션 리스크를 해결하기 위해 금리 인상이라는 도구를 사용할 것"이라고 말했습니다. 실리콘밸리뱅크의 예금을 보호하기로 결정한 금융당국이 적절한 조치를 취했다고 평가한 것이죠. 그러므로 연준이 물가 안정이라는 최우선 목표를 달성하기 위해 금리 인상을 지속할 여지(room)가 충분하다는 설명입니다.


다만 JP모간은 실리콘밸리뱅크의 여파가 진정되지 않을 경우 연준이 추가적인 조치에 나설 가능성은 열어뒀습니다. 이에 대해 JP모간은 "연준은 총 수요를 제한하기 위해 금융 상황이 더 긴축되기를 바라지만, 금융 긴축이 선형적으로 이뤄지지 않아 혼란이 벌어지길 원하지 않는다"고 덧붙였습니다.


선형적으로 금융시장이 긴축된다는 것은 오버슈팅(일시적인 폭등이나 폭락) 없이 증시가 점진적으로 하락세를 타는 현상을 의미합니다. 비유로 표현하면 연준은 금융 상황이 완만한 놀이터 미끄럼틀의 직선형 하락세를 보이길 원하는 것이지, 롤러코스터처럼 급하강하는 곡선형 하락세를 띄길 바라지 않는다는 것이죠.


종합하면, 투자자들과 투자은행 모두 실리콘밸리뱅크발 악재가 금융 시스템과 연준의 통화정책에 유의미한 영향을 주지 않을 것으로 조심스럽게 내다보고 있는 상황입니다. 실제 금융당국이 예금을 보호하겠다는 방침을 내놓은 이후 증시는 안정세를 되찾았습니다. 13일(현지시간) 상승 출발한 S&P 500 지수(0.15%)는 소폭 하락했고, 나스닥 지수(0.45%)는 소폭 상승 출발하는 모습을 보였죠.


올해 들어 이어지던 상승장에 찬물을 끼얹은 실리콘밸리뱅크의 도산. 이 악재가 금융 당국의 개입으로 안정화되면서 파월 의장의 초강경 발언과 같이 급작스러운 연준발 리스크는 당분간 발생하지 않을 것으로 보입니다. 연준의 25bp 금리 인상은 주식 시장에 선반영된 상태이기 때문이에요. 지금부터는 증시의 '빌런'이었던 연준 대신, 금융 상황의 안정을 유의하며 투자 방향을 설정할 필요가 있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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