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최홍기 기자] 롯데가 신성장동력으로 밝힌 바이오 의약품 사업 본격화에 나선다. 2030년 글로벌 톱 10 바이오 CDMO(위탁개발생산) 기업을 목표로 하면서 향후 10년간 약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단 방침이다.

롯데는 롯데지주 산하에 자회사 '롯데바이오로직스'를 오는 5월말 신설한다고 13일 공시했다.

롯데는 먼저 항체 의약품 시장에 진출한다. 이를 위해 롯데지주는 이날 이사회를 열고 미국 뉴욕주 시러큐스시에 위치한 브리스톨 마이어스 스큅(Bristol-Myers Squibb)의 바이오 의약품 생산공장(시러큐스) 인수를 의결했다. 인수 규모는 1억6000만달러(한화 약 2000억원)다. 최소 2억2000만달러(약 2800억원) 규모의 바이오 의약품 위탁 생산 계약도 포함됐다.

신동빈 롯데그룹 회장은 이사회에서 "BMS 시러큐스 공장의 우수한 시설과 풍부한 인적자원을 확보할 수 있게 됐다"며 "지속적인 투자를 바탕으로 롯데와 시너지를 만들어 바이오 CDMO 시장에서 빠르게 자리잡기를 바란다"고 말했다.

시러큐스 공장에서는 총 3만5000리터 항체 의약품 원액(DS: Drug Substance) 생산이 가능하다. 신규 제품 수주 및 공정 개발 등 역량 강화를 위해 시러큐스 공장에 대한 추가 투자도 이어진다. 항체 의약품 CDMO 사업 확장은 물론 완제의약품과 세포유전자 치료제 생산이 가능한 시설로 전환한다. 시러큐스 공장 운영과 바이오 제약사가 밀집된 북미 지역 판매 영업을 위한 미국 법인 설립과 10만리터 이상 규모의 생산 공장 건설도 계획하고 있다.

롯데는 전세계 바이오 의약품 시장이 2020년 3400억달러에서 2026년 6220억 달러로 연 12% 이상의 지속적인 성장을 보일 것으로 전망됨에 따라 향후 10년간 2조5000억원을 투자하겠단 방침이다. 특히 롯데가 진출하는 항체 의약품 시장은 연평균 성장률 10%의 안정적인 성장이 전망되는 분야다. 대표적인 항체 의약품 CDMO 기업들에서 높은 수준의 가동률을 보이고 있다. 그러나 생산 시설 부족으로 수요와 공급 불균형이 이어지고 있어 잠재력이 충분하다는 평가다.

그간 롯데 바이오 신사업을 담당해온 이원진 롯데지주 신성장2팀장은 "시러큐스 공장은 임상 및 상업 생산 경험이 풍부해 즉시 가동할 수 있는 공장으로, 진입장벽이 높은 바이오산업에서 롯데가 빠르게 성과를 낼 수 있는 최적의 매물로 판단했다"며 "사업 초기 항체 의약품 CDMO 집중을 통해 바이오 사업자로서 역량을 입증하며 사업 규모와 범위를 확장할 계획"이라고 말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