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송파에 8조 쏟는 정의선…'포티투닷 리스크' 잠재운다
이세정 기자
2026.04.28 14:00:16
5개사 합작 'HMG퓨처콤플렉스' 설립…계열사 역량 집결, SDV 가속화 포석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8일 10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현대차·기아 양재 사옥 전경.(제공=현대차그룹)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현대자동차그룹이 서울 송파구 복정역세권 일대에 8조원을 들여 미래 모빌리티 허브를 조성한다. 현대차·기아를 비롯한 5개 핵심 계열사가 지분을 나눠 갖는 이번 프로젝트는 그룹의 미래 사업 역량을 모으는 '물리적 결집'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파편화된 소프트웨어(SW) 역량을 물리적으로 통합해 내부 분열의 단초가 된 '포티투닷 리스크'를 정면 돌파하겠다는 의지로 풀이된다.


27일 재계와 관련업계 등에 따르면 현대차그룹은 신규 연구·업무거점 확보를 위해 내달 중으로 신설 법인 'HMG퓨처콤플렉스'(예정)를 설립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주요 계열사 5개사(현대차·기아·현대모비스·현대제철·현대로템)은 지난 23일 각각 이사회를 열고 총 8조원 규모의 출자를 의결했다.


가장 많은 자금을 대는 회사는 현대차다. 현대차는 2조8886억원을 출자하며 HMG퓨처콤플렉스 지분 36.1%를 확보하게 된다. 이어 ▲기아 2조3635억원(29.5%) ▲현대모비스 1조988억원(13.7%) ▲현대제철 5164억원(6.5%) ▲현대로템 4608억원(5.8%) 순으로 투자한다. 나머지 지분 8.4%(약 6720억원)은 현대차그룹 타 계열사가 취득할 것으로 예상되고 있다.


현대차그룹의 이번 투자는 미래 모빌리티 연구 인력과 소프트웨어(SW) 역량을 집결시켜 계열사 간 시너지를 극대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파악되고 있다. 그룹은 단순 완성차 제조사를 넘어 '스마트 모빌리티 솔루션 프로바이더'로 도약한다는 비전을 구상 중이다. 이를 실현할 핵심 동력으로는 자율주행과 로보틱스, 인공지능(AI), 수소가 꼽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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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정의선 현대차그룹 회장은 소프트웨어 중심 자동차(SDV) 전환에 사활을 걸고 있다. 자동차가 단순한 이동 수단의 개념을 넘어 SW 기반 모빌리티로 진화하고 있기 때문이다. 실제로 정 회장은 2019년부터 SDV 기술 개발의 필요성을 역설해 왔으며, 비슷한 시기 출범한 포티투닷(옛 코드42)과 긴밀한 협력 관계를 구축해 왔다. 현대차그룹이 2021년 포티투닷 지분 투자를 단행한 데 이어 2022년 계열사로 편입시킨 것도 같은 맥락에서 해석된다.


업계에서는 현대차그룹이 거액을 들여 물리적 거점을 마련하는 주된 배경으로 '포티투닷 리스크'를 거론한다. 포티투닷이 현대차그룹 내부 분열의 불씨가 됐다는 평가를 받고 있는 만큼 속도감 있는 SDV 전환을 위해서는 강력한 '컨트롤타워'가 필수라고 판단했기 때문이다.


예컨대 포티투닷은 창업자인 송창현 전 대표가 현대차그룹 첨단차플랫폼(AVP)본부장과 포티투닷 대표를 겸직하는 과정에서 의사결정 체계가 혼선을 빚었고, 사업 지연에 따른 불만이 두 조직간 갈등으로 비화됐다. 특히 송 전 사장이 올 초 갑작스럽게 사임하면서 현대차그룹 AVP본부와 포티투닷은 유기적 결합은커녕, 리더십 공백에 따른 SDV 전략 불확실성이 고조됐다.


이에 정 회장은 '깐부' 엔비디아 출신의 박민우 사장을 영입하며 정면 돌파에 나섰다. 박 사장 체제하에서 포티투닷과 AVP본부의 공존을 명확히 하는 동시에 분산된 연구 역량을 송파로 결집시켜 조직 간 갈등 해소와 SDV 실행력 강화라는 '두 토끼'를 잡겠다는 구상이다. 실제로 현대차그룹은 지난해부터 모든 차종을 SDV로 전환하는 전략을 추진 중인데, 올해 SDV 페이스카를 선보인 이후 내년부터 양산한다는 계획이다.


다만 대규모 자본이 고정자산으로 묶이는 만큼 속도전이 펼쳐지는 미래 모빌리티 시장에서 경영 경직성이 가중될 수 있다는 우려의 시각도 제기되고 있다. 물리적 공간 확보가 정보의 교환 속도와 비례하지 않는다는 이유에서다. 현대차그룹 투자금 중 상당 부분은 땅 매입과 건축비 등에 투입될 전망이다. 이렇다보니 재무적 관점에서 자본의 고착화를 의미하는 만큼 기술 우위 측면에서 불리할 수 있다는 시각이다.


HMG퓨처콤플렉스의 투자 집행이 오는 2030년까지 약 5년간 순차적으로 이뤄진다는 점도 짚고 넘어갈 부분이다. 단기 자금 부담을 최소화하기 위한 전략으로 보이지만, 기술 트렌드가 급변하는 AI·SW 산업에서 도태될 수 있다는 지적이다. 물론 기존 계열사별로 흩어져 있던 연구 인력을 우선적으로 '기능적 통합'하는 단계적 운영에 돌입할 것으로 예상되지만, 화학적 결합을 이끌어 내기까지 적지 않은 시간이 소요될 것이라는 게 중론이다.


이와 관련, 현대차그룹 관계자는 "HMG퓨처콤플렉스와 관련해 구체화된 사안이 없다"며 "해당 업무시설은 SW, AI 중심 연구거점으로 활용될 예정이며, 그룹의 미래사업을 영위하고 인력 확보 등을 위한 투자"라고 설명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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