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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사 4명이 양쪽 이사회에…합병 결의 개정 상법 충돌 소지
조은지 기자
2026.04.29 09:13:09
③이더리움 결손금 1804억원 코리아 흡수…주식매수청구 200억 초과 시 계약 해제
이 기사는 2026년 04월 24일 14시 3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파라택시스코리아 대표 및 이사회. (출처=파라택시스 코리아)

[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같은 지배주주 아래 같은 방식으로 인수한 두 코스닥 상장사가 하나로 합쳐진다. 표면적으로는 국내 최대 디지털 자산 트레저리 기업 구축이라는 청사진이지만 속을 들여다보면 재무 위기에 몰린 계열사의 상장폐지 탈출구이자 지배주주의 포트폴리오 정리 수순이라는 해석이 짙다. 합병을 결의한 양사 이사회 구성원이 절반 가까이 겹치는 데다 최대주주의 실질 지배자가 양쪽 이사회에 동시에 앉아 있어, 개정 상법상 이사 충실의무 위반 소지와 함께 코리아·이더리움 양사 소수주주 모두를 자극할 수 있다는 우려가 나온다.


2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시스템에 따르면 파라택시스이더리움이 파라택시스코리아를 흡수합병하는 방식으로 합병을 예고했다. 합병비율은 이더리움 대 코리아 1대 0.2807이다. 합병가액은 이더리움 1763원, 코리아 495원으로 산정됐다. 합병기일은 오는 10월 1일, 신주 상장예정일은 10월 23일이다.


◆같은 방법, 전혀 다른 회사…흑자 법인이 부실 짐 떠안아


합병의 배경은 파라택시스코리아의 재무 위기로 풀이된다. 이 회사는 지난 2024년 연간 매출 218만원을 기록했고 지난해 역시 900만원에 그쳤다. 지난해 기준 결손금은 1804억원에 자기자본 대비 법차손 비율 3년 연속 50% 초과로 올해 3월 관리종목에 지정됐다. 상장적격성 실질심사도 진행 중이다. 현재 파라택시스코리아 주식은 거래가 정지된 상태다. 거래 정지 직전까지 주가는 416원으로 500원을 밑도는 동전주 수준에 머물렀다. 코리아가 파라택시스이더리움과의 합병에 나선 건 상장폐지를 막기 위한 고육지책에 가깝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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반면 파라택시스이더리움(구 신시웨이)는 사정이 달랐다. 2025년 매출 약 140억원으로 전년 대비 18% 증가했고, 영업이익은 약 36억원으로 52% 성장하며 5년 연속 최고 매출을 달성한 흑자 기업이다. 파라택시스홀딩스는 이 회사를 약 400억원에 인수해 이더리움 트레저리 기업으로 전환했다. 파라택시스캐피탈이 코리아(구 브릿지바이오테라퓨틱스)를 인수한 방식과 같았지만, 인수 당시 자산의 질은 전혀 달랐다는 평가다. 코리아는 상장폐지 위기 기업 인수, 이더리움은 흑자 우량 기업 편입이었다.


이 비대칭이 이번 합병의 구조적 불균형으로 이어졌다는 해석이 나온다. 합병가액 산정 기준과 법인가치 평가 기준이 달리 적용된 결과, 두 회사의 서열이 뒤집혔다는 시각이다. 법인가치로 따지면 코리아(525억원)가 이더리움(394억원)을 앞서는데도 흡수당하는 쪽이 코리아가 된 건, 관리종목 지정으로 주가가 억눌린 시점을 기준주가 산정 시점으로 삼은 탓이라는 풀이가 나온다. 실제 24일 현재 거래가 이뤄지고 있는 파라택시스이더리움의 시가총액은 438억원인 반면, 거래가 정지된 파라택시스코리아의 시가총액은 441억원이다. 두 회사의 시장 평가가 사실상 맞붙어 있는 상황에서 코리아가 흡수되는 구조가 된 셈이다. 합병 후 존속 법인은 코리아의 결손금을 고스란히 떠안게 된다. 


◆합병 결의 이사회, 구성원 절반 이상 중복


이사회 구성은 더 직접적인 문제를 드러낸다는 지적이다. 파라택시스코리아 사업보고서에 따르면 최대주주 파라택시스 홀딩스의 최고경영자(CEO)인 에드워드 진(Edward Chin)이다. 파라택시스 계열 특수관계인 지분을 합산하면 코리아 지분 54.29%를 지배하고 있다.


그런데 에드워드는 동시에 파라택시스코리아 사내이사이자 파라택시스이더리움 사내이사다. 앤드류 김(Andrew Kim)은 코리아 대표이사이면서 이더리움 사내이사다. 사외이사 최충인과 감사 황현일도 양사 이사회에 동시에 이름을 올리고 있다. 이번 합병을 결의한 양사 이사회 구성원 중 4명이 겹치는 셈이다.


이 구조는 2025년 7월 시행된 개정 상법과 충돌할 소지가 있다는 분석이 나온다. 개정 상법 제382조의3은 이사의 충실의무 대상을 '회사 및 주주'로 확대하고, 이사는 총주주의 이익을 보호하고 전체 주주의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해야 한다고 명시했다. 법무부 이사 행위규범 가이드라인 초안도 계열사 간 합병은 사외이사만으로 구성된 특별위원회가 결정하고, 합병가액은 독립된 외부 기관이 산정해야 한다고 제시했다.


코리아 지분 54.29%를 지배하는 대표조합원 본인이 피합병 법인 이사회에 앉아 합병 조건을 결의한 만큼, 합병으로 직접 재산상 이익을 얻는 당사자가 소수주주 이익을 공평하게 대우했는지에 대한 의문이 제기될 수 있다는 시각이다.


◆이더리움 소수주주도 '불만' 살 수 있어


피해 당사자가 코리아 소수주주에 국한되지 않는다는 점도 주목된다. 이더리움 소수주주 역시 같은 질문을 던질 수 있다는 해석이다.


합병비율을 주식교환 관점에서 보면 이더리움 주주가 불리한 조건을 수용한 셈이 될 수 있다. 이더리움 1주를 내놓으면 코리아 주식 0.2807주밖에 받지 못하는 구조다. 코리아의 거래정지 직전 두 회사의 시가총액을 보면 비슷한 수준이다. 이를 감안하면 이더리움 주주 입장에서는 자사 가치가 상대적으로 저평가된 비율을 수용한 셈이라는 해석이 가능하다. 


코리아 최대주주의 실질 지배자인 에드워드 진이 이더리움 이사회에도 앉아 이 조건을 결의한 만큼, 이더리움 이사회가 코리아 대주주 이익을 위해 움직인 것 아니냐는 의구심도 배제하기 어렵다는 지적이 나온다.


파라택시스 편입 이후 ETH 트레저리 전략을 보고 이더리움 주식을 매수한 투자자라면 불만이 더 클 수 있다는 시각이다. 합병 후 존속 법인은 코리아의 결손금과 바이오 IP, 상장 리스크까지 함께 떠안는 복합 법인이 된다. 


합병 성사 여부도 안갯속이다. 주식매수청구 예정가격은 577원으로, 양사 합산 청구액이 200억원을 초과하면 합병계약이 자동 해제된다. 시가총액이 맞붙은 두 회사 간 합병에서 코리아가 흡수되는 구조, 거래 정지 상태에서 산정된 기준주가, 이사회 독립성 문제까지 겹치는 만큼 코리아 소수주주의 매수청구권 행사 유인은 충분하다는 분석이다. 주주총회 특별결의(3분의 2 이상)도 넘어야 할 관문이다. 코리아의 상장적격성 실질심사 결과에 따라 합병비율 자체가 재산정될 가능성도 배제할 수 없다.


두 회사의 합병 이사회 결의는 마무리됐지만 주주총회와 매수청구 집계라는 실질적인 관문이 남아 있다는 평가다. 코리아와 이더리움 양사 소수주주를 동시에 설득해야 한다는 점에서, 파라택시스의 셈법은 생각보다 복잡하다는 시각이 나온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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