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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총파업 예고' 삼성 노조…파업불참자 노조 발언 "명백한 위법"
신지하 기자
2026.03.10 07:00:22
노조, 쟁의권 확보 투표 돌입…파업 불참자에 불이익 언급 논란
이 기사는 2026년 03월 09일 17시 0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삼성 13개 계열사 연합 노조인 삼성그룹노동조합연대 소속 관계자들이 지난해 9월30일 서울 삼성전자 서초사옥 앞에서 열린 기자회견에서 성과급 제도 개선을 촉구하고 있다. (사진=뉴스1)

[딜사이트 신지하 기자] 삼성전자 노동조합이 총파업을 위한 찬반투표에 돌입한 가운데 노사 갈등의 핵심 쟁점인 성과급 상한을 두고 내부 사업부 간에서도 미묘한 기류가 감지된다. 상한 폐지 시 성과급 확대 기대가 큰 DS(반도체)부문과 달리 모바일과 가전을 담당하는 DX(디바이스경험)부문은 사업 구조상 상한 수준 보상을 받기 어렵기 때문이다. 


지난해 4분기 DS 부문 영업이익은 16조4000억원으로 전사 실적을 견인한 반면, DX 부문 영업이익은 1조3000억원에 그쳤다. 실적 기여도가 엇갈리면서 내부에서는 성과 반영 방식을 둘러싼 이견이 커진 모양새다. 노조가 파업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불참 직원에게 불이익 가능성을 언급한 발언까지 나오면서 부당노동행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협박죄 등 해당 법 위반 논란도 불거지고 있다. 


9일 업계에 따르면 삼성전자 노조 공동투쟁본부는 이날부터 오는 18일까지 전체 조합원을 대상으로 쟁의행위 찬반투표를 진행한다. 이번 투표에서 찬성이 과반을 넘기면 노조는 다음 달 조합원 집회를 거쳐 5월21일부터 6월7일까지 총파업을 전개할 계획이다.


공동투쟁본부에는 초기업노조 삼성전자지부를 비롯해 전국삼성전자노동조합, 삼성전자노조동행 등이 참여하고 있으며 총 조합원 수는 8만9000명으로 추산된다. 이 가운데 반도체 사업을 담당하는 DS부문 소속 조합원 비중이 DX부문보다 월등히 높은 것으로 전해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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노조의 핵심 요구안은 성과급 제도인 초과이익성과급(OPI)의 산정 기준 개편과 상한제 폐지다. 지난해 성과급 상한을 폐지한 경쟁사 SK하이닉스와 달리 삼성전자는 OPI를 연봉 최대 50%까지만 지급하는 구조를 유지하고 있다. SK하이닉스는 초과이익분배금(PS) 지급률을 기본급의 2964%로 확정했다. 기존 PS 한도(1000%)를 폐지한 뒤 나온 수치라는 점도 비교를 키웠다.


노조는 현재 성과급 산정 방식이 복잡하고 불투명하다며 상한을 없애 보상 규모를 확대해야 한다는 입장이다. 반면 사측은 상한 폐지 시 사업부 간 보상 격차가 확대될 수 있고 조직 내부의 이른바 '노노 갈등'으로 이어질 수 있다며 기존 구조를 유지해야 한다고 보고 있다.


최근 메모리 산업이 '슈퍼사이클'에 접어든 상황에서 노조 요구대로 성과급 상한이 없어질 경우 DS부문 성과급은 크게 늘어날 수 있다. 반면 DX부문은 사업 특성상 이익 변동이 크지 않다. 이 때문에 성과급 상한이 없어져도 DS부문과 같은 수준의 성과급을 받기 어렵다. 하이닉스 성과급이 공개된 뒤 DS쪽 노조에서는 성과를 직접 반영해야 한다는 요구가 커졌고, MX쪽 노조에서는 전사 관점 기여를 빼고 DS만 분리해 달라는 건 받아들이기 어렵다는 반응이다. 


DX부문 소속 한 직원은 "노조 요구가 DS, 특히 메모리 사업 중심으로 논의되는 게 전체 조합원을 위한 요구인지 의문"이라며 "사업부 간 성과 격차가 크다는 걸 알면서도 마치 전체 직원이 파업에 동의하는 것처럼 분위기를 몰아가는 것도 이해하기 어렵다"고 말했다. 일각에서는 DX부문 내부에서 노조 탈퇴를 통해 입장을 드러내야 한다는 주장도 나온다.


최근 삼성전자는 사내 공지를 통해 공동교섭단이 성과급 상한 폐지 요구를 유지한 채 조정 기간 연장을 거부해 협상이 중단됐다는 입장을 밝히기도 했다. 조정 과정에서 평균 임금 인상률 6.2%, 자사주 20주 지급, 성과급(OPI) 재원 선택권 부여 등 다양한 보상 방안이 제시됐다. 


성과급 재원과 관련해 회사는 영업이익의 10% 또는 EVA(경제적 부가가치) 20% 가운데 선택할 수 있도록 하는 방안을 제안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최대 실적을 낼 것으로 예상되는 메모리 사업부에는 영업이익 100조원 달성 시 OPI 100% 추가 지급하고 적자가 예상되는 시스템LSI 및 파운드리 사업부에서도 조건부 특별 인센티브 지급안도 내놨다. 이와 함께 장기근속 휴가 확대, 직급별 샐러리캡 상향, 주택 대부 지원(최대 5억원) 등 복지 확대안도 협상안에 포함됐다고 밝혔다. 


하지만 최근 삼성전자 노조가 파업 참여를 독려하는 과정에서 파업 불참 직원에게 향후 인사상 불이익 가능성을 언급하면서 분위기가 바뀌는 모양새다. 삼성전자의 노조원들은 현대차 등 타 제조업 노조와 달리 젊은 세대가 많고 투쟁보다는 이성적인 대화를 우선시 하는 편이다. 그런 상황에서 노조 집행부가 강압적인 파업 동참을 요구하면서 노조 집행부에 대한 불만도 나오고 있다. 


앞서 지난 5일 최승호 초기업노조 삼성전자 지부 위원장은 노조 유튜브 방송에서 "회사를 위해 근무하는 자가 있다면 명단을 관리해 추후 조합과의 협의가 필요한 강제 전배나 해고에 이들을 우선적으로 안내할 것"이라고 밝혔다. 파업 불참 직원을 일종의 블랙리스트에 올리겠다는 의미다. 또 파업 기간 신고센터를 운영해 사측을 옹호하는 사람을 신고하면 포상을 하겠다는 입장도 내비쳤다.


이를 두고 법조계 관계자는 "파업에 참여하지 않는 직원에게 불이익을 주겠다는 발언은 명백한 불법 행위"라며 "노동조합법 위반 소지가 있는 부분"이라고 지적했다.


실제 법조계 전문가들은 삼성전자 노조 발언이 명백한 위법이라는 입장이다. 법조계에 따르면 이번 발언은 부당노동행위,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 협박죄 등에 해당할 수 있다.


부당노동행위(노동조합 및 노동관계조정법 위반)의 경우 단결권을 침해한다. 파업 불참자(업무 복귀자)에게 인사상 불이익을 예고하는 것은 개별 근로자의 자유로운 의사결정을 방해하고 노동조합의 단결권을 남용하는 행위로 해석될 수 있다.


인사권 개입도 해당된다. 채용, 전배, 해고 등은 사용자의 고유 권한으로 노조가 특정 명단을 관리하며 인사 조치 대상의 우선순위를 정하겠다고 압박하는 것은 정당한 조합 활동의 범위를 벗어날 가능성이 크다.


또 근로자의 동의 없이 파업 불참 여부 등 민감한 정보를 수집하여 명단을 만들고, 이를 인사상 불이익을 주는 용도로 활용하는 것은 개인정보 보호법 위반에 해당할 수 있다.


법조계에선 "해고 1순위로 안내하겠다"는 발언은 근로자에게 직업을 잃을 수 있다는 구체적인 해악을 고지한 것으로 볼 수 있어, 파업 참여를 강제하기 위한 협박죄나 강요죄 성립 여부가 검토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신의성실 및 공정대표의무 위반도 걸릴 수 있다. 노조는 모든 조합원을 공정하게 대표해야 할 의무가 있다. 특정 의견을 가진 조합원을 배제하거나 불이익을 주는 명단을 관리하는 것은 이러한 의무를 저버리는 행위로 간주될 수 있다. 


한편 업계에서는 이번 투표 결과 찬성이 과반을 넘겨 파업이 현실화할 경우 가장 우려되는 부분으로 고대역폭메모리(HBM)를 포함한 메모리 반도체 생산 차질을 꼽는다. 삼성전자는 지난달 업계 최초로 HBM4를 양산 출하하고 엔비디아의 차세대 AI 가속기인 '베라 루빈' 탑재를 위한 제품 양산에 돌입했다.


통상 HBM의 출하까지는 6개월이 걸린다. 웨이퍼가 투입된 후 4∼5개월 뒤에 제품이 나오고, 이를 AI 가속기에 탑재하기 위한 패키징 작업에 1∼2개월이 추가로 소요된다. 엔비디아는 오는 하반기 베라 루빈 AI 가속기를 출시할 계획이다. 노조에서 총파업 시기로 예고한 5월이면 HBM 제조가 한창 진행될 시기라는 게 업계 관측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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