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조은지 기자] 박병무 엔씨 공동대표가 'MMORPG 원툴'에 가까웠던 매출 구조를 바꾸기 위해 모바일 캐주얼을 새 성장축으로 전면에 내세웠다.
6일 업계에 따르면 박 대표는 지난달 진행된 실적 컨퍼런스콜에서 "지금까지의 엔씨는 전형적 콘텐츠 기업이었다"며 "특정 타이틀의 흥행 여부에 따라 주가가 요동치는 구조를 끊고 분기별 매출과 이익이 지속 성장하며 예측 가능한 기업으로 재정의 하겠다"는 방향을 제시했다.
◆ MMORPG 바닥 다지고 캐주얼로 외연 확장
박 대표가 내건 변화의 출발점은 '정리'와 '신뢰 회복'이다. 그는 2025년까지를 성장 준비 단계로 규정하며 조직 효율화와 퀄리티 개선을 병행해 왔다고 설명했다. 이어 지난해 4분기 '아이온2'를 성공적으로 론칭했고 이를 통해 유저 신뢰 회복이 시작됐다고 강조했다. 기존 MMORPG에서 신뢰와 실적 기반을 다진 뒤, 이를 토대로 신규 장르와 모바일 캐주얼로 외연을 넓히겠다는 구상이다.
박 대표의 설계도는 단순한 신작 라인업 확장이 아니다. 그는 올해부터 매출 구성을 'MMORPG-신규 장르(슈터·서브컬처)-모바일 캐주얼' 3개 축으로 재편해 매출을 견인하겠다는 계획을 밝혔다. 특히 모바일 캐주얼은 '시작'이 아니라 '지속적으로 노력해온' 사업이라며 올해 전체 매출의 3분의 1 수준인 5000억~7000억원을 목표로 제시했다.
동시에 연간 매출 가이던스로 제시한 2조~2조5000억원 목표도 재확인했다. 박 대표는 2조5000억원 달성 가능성을 "상당히 높게" 봤고 3개 축을 통해 분기마다 전년 대비 성장하는 흐름을 만들겠다고 말했다.
다만 박 대표는 비용 증가를 리스크로 함께 꺼냈다. 인센티브와 신작 마케팅비, 모바일 캐주얼 성장을 위한 마케팅비가 늘 수 있고 M&A로 인한 무형자산 상각이 반영되면서 영업이익은 분기별 변동성이 생길 수 있다고 했다. 필요하다면 영업이익 외에 EBITDA 같은 지표를 함께 제시하는 방안도 검토 중이라고 언급했다.
◆캐주얼의 '기술화'…데이터·AI로 자동화 플랫폼 만든다
박 대표가 캐주얼을 성장 축으로 올려놓으면서도 '흥행 의존'을 경계한 대목은 실행 방식이다. 회사는 모바일 캐주얼의 성공 포인트를 브랜드 마케팅이 아니라 빅데이터와 AI를 통한 운영 자동화로 규정했다. 라이브 서비스 데이터를 기반으로 한 운영 스킬과 자체 AI 시스템을 접목해 자동화 요소를 만들 수 있다는 주장이다. 관련 인력 충원도 병행하고 있다고 밝혔다.
사업 전개 속도도 구체화했다. 올해 2~3분기에는 개념 증명방식의 퍼블리싱을 먼저 진행하고 하반기부터는 '대형 모바일 캐주얼 IP'를 확보해 퍼블리싱을 확대하는 방향을 제시했다. 필요하다면 캐주얼 타이틀을 추가하겠다는 여지도 남겼다.
박 대표의 승부수는 내부 개발만으로는 완주하기 어렵다는 판단도 담고 있다. 회사는 글로벌 시장에서 빠르게 성장하는 게임사 인수를 통해 스튜디오와 플랫폼이 유기적으로 연결되는 선순환 체계를 만들겠다고 밝혔다.
◆M&A로 캐주얼 외형 키운다…1분기부터 실적 반영
구체적으로 엔씨는 지난해 말 베트남 개발사 '리후후'를 인수한 데 이어 국내 캐주얼 게임사 '스프링컴즈' 인수도 완료했다. 지난해 8월에는 모바일 캐주얼 센터를 신설하고, 유럽 시장에서 10년 이상 활동해 온 모바일 캐주얼 전문가 아넬 체만 전무를 센터장으로 영입하기도 했다.
리후후와 국내 스프링컴즈는 올해 1분기부터 실적에 반영되고 유럽 지역 M&A도 막바지 단계라는 설명이 나왔다.
박 대표가 반복해 강조한 키워드는 '예측 가능성'이다. 엔씨가 신작 흥행에 따라 실적과 주가가 요동치는 구조에서 벗어나려면 캐주얼을 포함한 신규 포트폴리오를 키우는 동시에 전환기에도 분기 실적의 바닥을 만들 수 있어야 한다. 그는 그 '바닥'을 당분간 기존 MMORPG에서 확보하고 이후 캐주얼과 신규 장르로 무게중심을 옮겨가겠다는 구도를 제시했다.
박병무 체제의 관전 포인트는 결국 하나로 모인다. 캐주얼 5000억~7000억원 목표를 '가이드라인'이 아니라 '반복 가능한 분기 매출'로 바꾸는 지다. 박 대표가 강조한 '예측 가능한 엔씨'는 말이 아니라 숫자로 증명되는 구간에 들어섰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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