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차화영 기자] 우리금융지주가 그룹 살림을 이끄는 최고재무책임자(CFO)를 교체했다. 임종룡 회장이 전략·리스크·디지털 등 주요 보직 임원을 유임한 가운데 재무라인에만 변화를 준 것이다. 이를 두고 자본비율 개선 중심이던 재무 전략에서 자본 활용과 효율성에 보다 무게를 두는 국면으로 전환하려는 판단이 반영됐다는 해석이 나온다.
12일 금융권에 따르면 우리금융은 지난 9일 조직개편과 임원인사에서 곽성민 본부장을 부사장으로 승진시키고 지주 CFO로 선임했다. 이정수 전략부문 부사장과 박장근 리스크관리부문 부사장, 옥일진 디지털혁신부문 부사장 등은 재신임됐다. 반면 2020년 말부터 우리금융의 재무를 총괄해온 이성욱 부사장은 이번 인사에서 교체됐다.
전임 이성욱 부사장은 임 회장 1기 체제에서 자본비율 관리라는 명확한 과제를 부여받았다. 우리금융은 그동안 다른 금융지주 대비 보통주자본비율(CET1)이 낮다는 평가를 받아왔고, 재무 전략의 최우선 과제 역시 이 격차를 좁히는 데 맞춰져 왔다. 그 결과, 우리금융의 CET1비율은 지난해 3분기 기준 12.95%(잠정)까지 상승하며 재무건전성이 개선됐다는 평가를 받는다.
금융권에서는 이러한 성과가 CFO 교체의 배경 가운데 하나로 작용했을 가능성에 주목하고 있다. 자본비율 개선이라는 최우선 과제가 일정 부분 정리 국면에 접어들면서, 재무 전략의 무게중심을 조정할 필요성이 커졌다는 분석이다. 우리금융은 기업가치 제고(밸류업) 공시를 통해 중장기 CET1비율 목표를 13% 이상으로 제시하고 있는데, 12.95%라는 수치는 목표에 근접한 수준으로 평가된다.
조만간 출범할 임 회장 2기 체제에서는 자본을 얼마나 쌓느냐 뿐 아니라, 이를 어디에 어떻게 배분하고 활용할 것인지가 중요한 과제로 부상할 전망이다. 생산적·포용 금융 확대, 비은행 부문 강화, 주주환원 확대 등의 과제를 동시에 추진해야 하는 만큼 자본 효율성을 고려한 재무 전략이 요구되고 있다.
이 같은 기조는 임 회장이 올해 들어 강조한 '우리금융의 새로운 도약'과도 맞닿아 있다. 임 회장은 신년사를 통해 "올해는 그동안 쌓아온 성과를 바탕으로 금융의 새로운 흐름을 만들어 가며 도약의 첫 페이지를 여는 해가 될 것"이라며 "그룹 경영목표를 '미래동반성장을 주도하는 우리금융'으로 정했다"고 밝혔다.
새롭게 CFO에 선임된 곽성민 부사장은 이러한 변화에 부합하는 인물로 평가된다. 1969년생인 그는 서강대 경영학과를 졸업하고 1994년 우리은행에 입행한 뒤 은행과 지주를 오가며 회계·재무뿐 아니라 IR 부문에서도 경력을 쌓았다. 특히 자본시장과 직접 소통하는 IR 업무 경험을 보유하고 있어, 밸류업 정책과 주주환원 전략을 시장에 설명하는 역할에서도 강점을 보일 것이란 관측이 나온다.
곽 부사장은 선임 직후 한 매체와 인터뷰에서 자신의 임무를 명확히 했다. 그는 "조속히 CET1비율 13%를 달성할 수 있게 지원하는 게 목표"라며 "비과세 결산 배당 시행 등 우리금융의 꾸준한 주주배당 의지와 환원을 보여줄 계획"이라고 말했다.
다만 곽 부사장이 마주한 경영 환경은 녹록지 않다. 동양생명과 ABL생명 편입 이후 비은행 부문의 수익성과 자본 효율을 동시에 끌어올려야 하는 과제를 안고 있어서다. 보험 계열사 확대에 따른 자본 부담을 관리하면서도 주주 기대에 부합하는 환원 정책을 병행해야 하는 점은 재무 전략의 부담 요인으로 꼽힌다.
우리금융은 조직개편과 임원인사 이후 "이번 조직개편을 통해 종합금융그룹 포트폴리오 완성에 따라 비은행 주력 자회사의 성장과 경쟁력 제고에 힘쓸 계획"이라며 "그룹이 새로운 진용을 갖춘 만큼 2026년 생산적·포용금융을 위한 미래동반성장프로젝트를 더욱 속도감 있게 추진해 나갈 수 있게 됐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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