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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LG, TV로 포문…미묘한 온도차
미국 라스베이거스=신지하 기자
2026.01.06 06:01:10
전면에 내세운 키워드는 엇갈려…LG는 '올레드', 삼성은 '마이크로 RGB'
이 기사는 2026년 01월 06일 06시 0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LG전자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둔 4일(현지 시간) 퐁텐블로 호텔에서 '더 프리뷰'를 진행했다. (사진=신지하기자)

[미국 라스베이거스=신지하 기자] 삼성전자와 LG전자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세계 최대 가전·IT 전시회 'CES 2026' 개막을 앞두고 TV 신제품을 전면에 내세웠다. 제품군은 TV로 동일했지만 현장에서 읽힌 메시지는 미묘하게 달랐다.


이날 오후 4시 LG전자가 퐁텐블로 호텔에서 미디어 대상 사전 쇼케이스인 '더 프리뷰'를 진행하며 가장 먼저 선보인 제품은 9㎜ 두께의 무선 월페이퍼 TV 'LG 올레드 에보 W6(83인치)'였다. 화면 외 요소를 최대한 덜어낸 신제품으로, 이번 CES에서 LG전자가 강조하려는 지점이 별다른 설명 없이도 느껴졌다.


현장 설명은 백선필 LG전자 MS사업본부 디스플레이CX담당(상무)이 맡았다. 그는 "83인치 기준 일반 올레드 TV 무게가 30~40kg 수준인데 W6는 20kg이 채 되지 않는다"며 "패널부터 파워보드, 메인보드, 스피커까지 모두 내장했지만 연필 한 자루 두께 수준"이라고 말했다. 이어 "벽에 피스 두 개 정도만 박아도 충분히 밀착 설치할 수 있다"고 덧붙였다.


실제로 전시된 W6를 옆에서 바라보니 제품 두께가 얇을 뿐 아니라 벽과 화면 사이의 틈도 거의 찾아보기 어려웠다. 화면 주변으로 케이블이나 별도의 장치가 노출된 흔적도 보이지 않았다. 전원선만 연결하면 되는 구조로, 셋톱박스 등 주변 기기는 별도의 '제로 커넥트 박스'를 통해 무선으로 연결된다. 박스는 TV 인근 어디에 두어도 된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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LG전자의 'LG 올레드 에보 W6'. (사진=LG전자)

월페이퍼 TV인 W 시리즈는 대형화 경쟁 속에서 TV가 차지하는 공간을 줄이겠다는 고민에서 출발한 제품이다. 다만 2017년 첫 제품 이후 후속 모델이 나오기까지는 9년이라는 시간이 걸렸다. 이는 단순히 두께를 줄이는 문제를 넘어 무선 전송 기술과 부품 슬림화가 동시에 뒷받침돼야 했기 때문이다.


당시 첫 제품은 패널 두께가 2.57mm에 불과할 정도로 얇아 마치 그림 한 장이 벽에 붙어 있는 듯한 인상을 줬지만 전원과 스피커 등 핵심 부품을 별도의 사운드 시스템으로 분리한 구조였다. 반면 이번 신제품은 스피커를 포함한 주요 부품을 모두 내장하고도 1cm가 채 안 되는 두께를 구현, 월페이퍼 TV 완성도를 극대화했다.


백 상무는 "롤러블이나 투명 TV처럼 화면을 없애는 방식도 검토했지만 수량이나 활용성을 고려하면 현실적인 답은 아니었다"며 "무선 전송 기술과 올레드의 장점을 그대로 살리면서 공간을 최대한 덜 차지하는 방향이 가장 합리적이라고 판단했다"고 말했다. 이어 "무선 전송과 초슬림 부품 설계가 동시에 충족되지 않으면 이런 형태의 TV는 만들기 어렵다"며 "특히 게임 콘솔까지 4K·165Hz 신호를 손실이나 지연 없이 무선으로 전송할 수 있다는 점이 W6의 가장 큰 차별점"이라고 강조했다.


이처럼 극도로 슬림한 구조를 구현했지만 화질에서의 손해는 없다는 점도 현장에서 여러 차례 언급됐다. 백 상무는 W6를 포함한 2026년형 올레드 에보 라인업의 화질을 설명하며 "윤곽과 디테일을 동시에 살리는 것이 핵심"이라고 말했다. 이는 듀얼 AI 엔진 기반의 '알파 11 AI 프로세서'가 뒷받침되기 때문에 가능하다는 얘기다.


그는 "윤곽을 또렷하게 만들면 디테일이 깨지고, 디테일을 살리면 윤곽이 흐려지는 경우가 많다"며 "3세대 알파 11은 화면의 바깥 윤곽과 내부 디테일을 각각 다른 AI 엔진으로 학습시킨 뒤 이를 다시 합성하는 방식"이라고 설명했다. 이어 "이 과정에는 상당한 연산 자원이 필요한데 신경망처리장치(NPU) 성능이 이전 세대 대비 크게 향상되면서 두 개의 AI 엔진을 동시에 돌려도 충분한 여유가 생겼다"고 말했다.


삼성전자가 4일(현지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 마련된 전시관에서 공개한 130인치 '마이크로 RGB TV'. (사진=신지하기자)

같은 날 오후 7시(현지시간) 윈 호텔에서 열린 삼성전자 미디어 행사 '더 퍼스트 룩'과 이후 공개된 전시관에서 가장 먼저 시선을 끈 것은 압도적인 크기의 '마이크로 RGB TV'였다. 특히 이 신제품은 전시관 입구와 가장 가까운 위치에 TV 라인업 중 가장 넓은 면적에 배치돼, 관람 동선상 첫인상을 담당했다.


마이크로 RGB TV는 액정표시장치(LCD) 기반 TV에 적용되는 백라이트 기술을 고도화한 제품이다. 기존 백색 LED 대신 초소형 적·녹·청(RGB) LED를 각각 독립 제어하는 방식으로, 색 표현과 명암 제어의 정밀도를 끌어올린 것이 특징이다. 삼성전자는 RGB LED 칩 크기를 100마이크로미터(㎛) 이하로 줄여 화면 색상과 밝기를 보다 촘촘하고 정교하게 제어 가능하다. 마이크로 RGB 기술은 어두운 부분과 밝은 부분을 정교하게 조정해 명암 표현을 높이는 '로컬 디밍 효과'를 극대화한다.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RGB TV를 선보인 것은 이번이 처음은 아니다. 회사는 지난해 8월 115인치 마이크로 RGB TV를 세계 최초로 공개한 바 있다. 이번에는 화면 크기를 130인치까지 키웠다. 여기에 장면별 최적의 색상과 명암을 정교하게 제어하는 자사 최신 인공지능(AI) 엔진 '마이크로 RGB AI 엔진 프로'도 탑재해 화질과 음질을 함께 끌어올렸다는 설명이다. 4개월여 만에 더 대화면 신제품을 내놓은 것은 최근 RGB TV 시장에 뛰어든 중국 업체들과의 기술 격차를 강조하려는 의도로 해석된다.


마이크로 RGB 전시 존에는 기존 LED와 미니 LED, 마이크로 RGB를 나란히 비교하는 공간도 마련됐다. 백색 LED 기반 백라이트에서 미니 LED를 거쳐, RGB LED를 각각 독립 제어하는 방식으로 진화해 온 구조적 차이를 실물 샘플과 그래프로 보여주는 구성이다. 단순히 화면 크기를 키운 신제품을 소개하는 데 그치지 않았다. 마이크로 RGB가 기존 LCD 계열 기술과 어떻게 다른지, 이를 차세대 기술이 집약된 프리미엄 TV로 인식하게 하려는 전시 의도가 엿보였다.


앞서 더 퍼스트 룩에서도 마이크로 RGB TV가 등장했다. 이날 연사로 무대에 오른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은 마이크로 RGB를 TV 디스플레이 기술의 정점에 있는 기술로 소개하기도 했다. 그는 "TV에서 구현할 수 있는 가장 순수하고 밝은 색을 구현한 기술"이라며 "프리미엄 TV의 미래를 이끌 것"이라고 강조했다. 특히 이번에 공개한 130인치 제품에 대해서는 "규모와 화질 모두에서 기념비적인 제품"이라며 자신감을 드러냈다.


용석우 삼성전자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장(사장)이 4일(현지 시간) 미국 라스베이거스 윈 호텔에서 진행된 '더 퍼스트 룩' 행사에서 연설을 하고 있다. (사진=신지하기자)

LG전자도 이날 마이크로 RGB TV인 '마이크로 RGB 에보'를 처음 공개했지만 제품 구성은 75·86·100인치로 삼성전자가 전면에 내세운 130인치 초대형 제품과는 크기에서 차이를 보였다. 또 삼성전자가 마이크로 RGB를 프리미엄 TV 시장을 이끌 핵심 기술로 강조한 것과 달리 LG전자는 OLED를 중심에 두고 마이크로 RGB는 이를 다소 보완적인 프리미엄 LCD 기술로 설명했다.


백 상무는 "컬러 재현에서는 일부 영역에서 올레드보다 더 나은 부분도 있지만 블랙 표현이나 응답 속도, 디자인 측면에서는 OLED를 따라오기 어렵다"며 "로컬 디밍을 아무리 늘려도 LCD 구조상 한계는 분명하다"고 말했다. 이어 "밝기를 높이려면 LED 수가 늘어나야 하고, 그만큼 두께와 전력 소모도 커질 수밖에 없다"며 "이 때문에 올레드처럼 9mm대 두께를 구현하는 것은 사실상 불가능하다"고 덧붙였다. 같은 마이크로 RGB 신제품을 선보이면서도 이를 바라보는 두 회사의 시각은 달랐던 셈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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