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레드캡투어 미션…구본호家 '투자 종자돈' 쌓기
이세정 기자
2025.12.17 08:00:16
범LG가, 코스닥사 합병·판토스 매각 등 화려한 투자법…경영 대신 배당금만 400억
이 기사는 2025년 12월 16일 07시 45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사진=레드캡투어)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범(凡)LG가 일원인 레드캡투어가 오너일가의 '현금 화수분' 역할을 톡톡히 해내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회사는 LG가 3세인 구본호 판토스홀딩스 회장(베넷 구)과 모친 조원희(개명 전 조금숙) 회장이 80%에 육박하는 지분율을 구축 중임에도 전문경영인(CEO) 체제로 운영되고 있다. 업계는 구 회장이 '투자업계 큰손'이라는 타이틀을 가질 수 있던 주된 배경으로 레드캡투어에서 거둬드린 가외수익을 꼽고 있다.


레드캡투어는 1977년 설립된 레드캡투어는 고(故) 구인회 LG그룹 창업자 조카인 고 구자헌 전 회장이 설립한 범한흥산(옛 범한판토스, 현 LX판토스)에 뿌리를 두고 있다. 1992년 범한흥산에서 분리된 레드캡투어는 LG그룹의 출장여행을 도맡으며 가파른 성장세를 그려왔으며, 1997년 범한렌트카와 합병했다. 지금의 상호를 사용하게 된 것은 2007년이다.


◆ LG로 범한판토스 주식 팔고 3147억 현금화…범한여행 분할 뒤 우회상장


눈길을 끄는 점은 구 회장이 절묘한 주식 거래로 레드캡투어 대주주 지위를 확보했다는 점이다. 앞서 구 회장은 범한판토스가 첫 지분 보유 현황을 공시한 2003년 말 기준 이 회사 지분 46.14%를 보유한 2대주주였다. 조 회장은 나머지 지분 전량(53.86%)을 확보하며 사실상 두 모자의 개인 회사로 운영됐다. 업계는 1999년 구 전 회장이 별세하면서 부인과 아들에게 주식이 상속된 것으로 파악하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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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 국적의 구 회장은 금융권에서 다양한 지식과 경험을 쌓은 만큼 투자업을 주 전공으로 활약했다. 실적이 탄탄한 범한판토스에서 수령한 배당금 등을 종자돈 삼아 투자사업에 집중했다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예컨대 구 회장은 2006년 코스닥 상장사이자 키오스크 개발사인 미디어솔루션이 단행하는 제3자배정 유상증자에 70억원을 투입하며 2대주주 지위를 차지했다. 곧바로 미디어솔루션 기존 최대주주가 보유한 주식을 장외 매수하는 방식으로 최대주주가 됐다. LG그룹을 든든한 뒷배로 확보했다는 기대감 덕분에 미디어솔루션 주가는 고공 행진했고, 구 회장은 이 회사 경영권을 장악한 지 열흘 만에 지분 절반을 매각하며 100억원 이상의 차익을 거뒀다.


레드캡투어 오너 지분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구 회장은 미디어솔루션을 활용해 오너가 소유 회사를 우회상장했는데, 범한판토스가 100% 지배하는 레드캡투어는 2007년 미디어솔루션으로 합병됐다. 합병비율은 미디어솔루션 1 대 레드캡투어 8.31였으며, 미디어솔루션 최대주주는 합병 전 구 회장(31.67%)에서 합병 후 범한판토스(32.57%)로 변경됐다. 구 회장은 여전히 이 회사 지분율 21.36%의 주요 주주 지위를 지켰다.


나아가 구 회장은 2015년 범한판토스 지분을 LG그룹에 넘기기로 결정하면서 레드캡투어에 대한 절대적인 영향력을 행사할 수 있게 됐다. 범한판토스가 LG그룹의 해외 아웃소싱 물류를 사실상 전담한 만큼 LG상사(현 LX인터내셔널)로 붙이는 것이 유리하다고 판단해서다. 이에 범한판토스는 기 보유 중인 레드캡투어 주식 36%(958억원)를 조 회장에게 매각했으며, LG상사는 구 회장과 조 회장 소유의 범한판토스 주식 51%를 3147억원에 인수했다. 해당 거래로 구 회장은 약 1928억원을, 조 회장은 1219억원을 손에 쥔 것으로 추산된다. 아울러 레드캡투어는 구 회장이 최대주주 지위를 유지 중이며, 조 회장이 35.97%로 2대주주가 됐다.


◆ 과거 유죄 논란·투자 활동 제약 탓 '소유·경영 분리'…배당 규모 확대 관측


독특한 대목은 따로 있다. 구 회장이 레드캡투어 경영에 일절 관여하지 않고 있다는 점이다. 범한판토스 대표이사를 맡고 있는 조 회장 역시 2015년 LG그룹과의 지분 정리가 마무리되자 레드캡투어로 자리를 옮겨 미등기임원으로 근무 중이다. 이사회 구성원이 아닌 터라 회사 경영과 관련된 주요 의사결정에 목소리를 낼 수 없는 것이다.


업계는 구 회장이 레드캡투어 경영에 관여하지 않는 주된 요인으로 주가조작 논란을 거론한다. 실제로 구 회장은 2008년 미디어솔루션을 인수하는 과정에서 허위 공시로 부당이익을 취득한 것으로 판단된 만큼 해당 회사 등기임원으로 근무하기는 부담스러울 수밖에 없을 것이라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구체적으로 구 회장은 증권거래법상 사기적 부정거래(주가조작)과 미공개 정보이용 금지 위반 등의 혐의로 집행유예형을 받았다.


레드캡투어 오너 배당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구 회장이 회사 경영에 얽매일 경우 투자 활동에 제한이 생길 수 있다는 점도 의식했다는 분석도 나온다. 구 회장은 자신이 지분 100%를 보유한 케이케이홀딩스와 판토스홀딩스를 앞세워 투자 활동을 지속 전개하고 있다. 다만 그는 개인회사에서도 대표이사나 사내이사를 맡지 않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레드캡투어는 구 회장 모자의 든든한 자금줄이 되는 모습이다. 레드캡투어는 결산기준 2009년부터 매년 배당을 실시 중이다. 구 회장은 2009년부터 2024년까지 총 401억원 가량을 받았다. 조 회장이 2대주주에 오른 2015년부터 지난해까지는 총 306억원을 수령했다. 여기에 보수까지 포함하면 레드캡투어에서 챙긴 현금 규모는 더욱 늘어난다.


일각에서는 레드캡투어가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고배당 기조를 이어갈 수 있다는 시각을 견지 중이다. 이 회사는 지난해 주당 2150원의 배당금(중간배당 포함)을 지급했는데, 연평균 배당금이 약 600원이라는 점을 고려하면 3.5배 이상 불어난 숫자다. 올해는 지난해보다 실적 흐름이 더욱 좋을 것으로 예상된다. 올 3분기 말 별도기준 레드캡투어의 순이익은 224억원으로 전년 동기(163억원)보다 37% 가량 증가했다.


한편, 레드캡투어 관계자는 "구 회장은 최대주주 지위를 가지고 있을 뿐 경영에는 관여하지 않고 있다"며 "(소유와 경영 분리 배경 등) 이외 언급할 수 있는 내용은 없다"고 말했다.


레드캡투어 임원 현황. (그래픽=신규섭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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