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반도체·2차전지 업황 둔화로 장기간 부진을 겪어온 신성이엔지가 최근 들어 회복세를 보이며 성장 궤도에 올라타고 있다. 업계에서는 그동안 부진했던 드라이룸 사업에서 매출 인식이 본격화되고, 신규 수주 기대감도 커지면서 향후 실적 개선 폭이 더욱 확대될 것이라는 전망이 나온다.
신성이엔지는 지난 2016년 2차전지 제조 공간인 드라이룸을 개발한 뒤 사업을 꾸준히 확대해왔다. 이 회사는 현재 클린환경 사업부문에서 91%의 매출을 올리고 있는데, 이 중 드라이룸이 40%를 차지하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SK온 조지아 배터리셀 공장,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 말레이시아 동박공장 등 드라이룸 사업에서 굵직한 프로젝트를 잇따라 수주했다. 최근에는 드라이룸의 제어 비용을 절감하는 '드라이부스' 특허를 취득하는 등 기술 경쟁력 확보에 집중하고 있다.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신성이엔지의 재무상황은 조금씩 개선의 움직임을 보이고 있다. 지난 3분기 연결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마이너스(-)205억원으로 전년 동기(-284억원)보다 유출 폭이 다소 줄었다. 영업활동현금흐름은 당기순손익에서 순운전자본(매출채권+재고자산-매입채무) 변동 등을 반영해 산출하는데, 같은 기간 순운전자본이 621억원에서 439억원으로 200억원가량 줄고 당기순손실이 122억원에서 104억원으로 소폭 축소된 영향이 작용했다.
별도로 보면 개선세가 더욱 뚜렷하다. 지난해 말 -75억원이었던 별도 기준 영업활동현금흐름은 올해 들어 ▲1분기 153억원 ▲2분기 85억원 ▲3분기 27억원으로 규모는 크지 않지만 세 분기 연속 플러스 기조를 유지하고 있다. 영업이익도 회복세를 보이면서 연말 수익성 개선에 기대감이 감돌고 있다. 신성이엔지는 지난 1분기 영업손실 52억원(매출 1163억원)을 기록했으나, 한 분기 만에 턴어라운드에 성공해 2분기 34억(1400억원), 3분기 3억원(1586억원)의 영업이익을 냈다.
이는 핵심 고객사인 삼성전자와 SK하이닉스로부터 수주한 클린룸 프로젝트의 진척이 빨라지면서 나타난 성과다. 신성이엔지는 삼성전자 평택캠퍼스 4공장(P4), SK하이닉스 청주 M15·M15X·P&T 라인 프로젝트를 잇따라 확보한 후 클린룸과 공조 장비 납품을 진행하고 있다. 이달부터는 P4 페이즈(Ph)4 관련 프로젝트 준비가 본격화되면서 전망이 한층 밝아졌다는 평가다. 삼성전자는 P4 PH4에 지난 8월부터 인력을 투입해 선작업에 착수했으며, 현재는 실제 착공 단계로 넘어간 상태다.
현재 클린룸 사업이 단기 실적을 받쳐주고 있지만, 업계에서는 향후 본격적인 반등의 지점이 드라이룸 사업에서 나타날 가능성이 높다고 보고 있다. 그동안 쌓여 있던 이연 매출이 순차적으로 풀릴 가능성이 커진 데다, 신규 수주 확보에도 속도를 내고 있기 때문이다. 그동안 신성이엔지는 2차전지 시장 둔화로 고객사들의 공정 일정이 연기되면서 비용만 선반영되고 매출 인식은 밀리는 흐름이 이어졌다. 회사 측은 최근 3분기 실적발표 직후 배포한 설명자료에서 "국내 일부 소규모 2차전지 라인 구축 프로젝트에 인원을 일시적으로 과다 투입돼 관련 비용이 발생했다"고 밝힌 바 있다.
신성이엔지 관계자는 "2차전지 프로젝트 공사에 대비해 인력과 장비 등 비용이 선투입된 상황이었다"며 "올해 상반기까지는 관련 정산을 받지 못해 부진한 측면들이 있었지만, 최근 들어 개선되고 있다"고 말했다. 이어 "배터리 3사의 사업 방향에 맞춰 적극 대응할 준비를 하고 있다"고 덧붙였다. 회사 측에 따르면 대부분의 국내 프로젝트가 3분기 중에 마무리돼 현재는 정산 절차만 남아 있는 상황이다. 오는 4분기 정산이 마무리되면 손익에도 우호적으로 반영될 가능성이 높다.
신성이엔지는 미국 현지에서도 드라이룸 사업 기회 확장을 물색하고 있다. 회사는 설명자료에서 "최근 미국에서는 반도체 프로젝트뿐 아니라 기존 배터리 팹을 ESS로 전환하는 리트로핏 수요가 발생하고 있다"고 밝혔다. 실제로 최근에는 LG에너지솔루션 미시건주 홀랜드 배터리 공장의 ESS 전환을 둘러싸고 논의가 있었던 것으로 전해진다.
일각에서는 신성이엔지가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구 일진머티리얼즈)의 스페인 공장 드라이룸 프로젝트를 수주할 가능성도 제기하고 있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지난 2023년부터 스페인에서 5600억원 규모의 전기차 동박 공장 건설을 추진해 왔다. 당시에는 신성이엔지와 구체적인 수주 협의도 진행되는 분위기였다. 하지만 유럽 내 전기차 수요 둔화로 완공 시기가 올해 말에서 2027년 6월로 연기되면서 현재는 관련 논의가 사실상 멈춰 선 상태다.
신성이엔지는 해당 프로젝트에 대응하기 위해 지난해 하반기 스페인 법인을 설립했지만, 공사 지연 여파로 해외 법인 가운데 스페인 법인만 유일하게 매출이 발생하지 않은 상태다. 다만 최근 들어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공사가 정상 궤도에 오르기 시작하면서, 신성이엔지도 해당 프로젝트의 수혜를 다시 기대할 수 있는 환경이 조성되고 있다는 평가다.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는 올 초 공장의 안전성 문제를 둘러싼 현지 주민들의 반발을 겪었지만, 지난 6월 첫 삽을 뜨며 본격적인 공사에 들어갔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신성이엔지가 해당 프로젝트의 초기 설계 작업을 진행한 것으로 안다"며 "롯데에너지머티리얼즈의 공사 재개와 함께 신성이엔지도 스페인법인을 앞세워 적극 대응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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