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세연 기자] 삼성전자가 평택캠퍼스 5공장(P5) 페이즈(PH)1을 2028년 하반기에 가동한다. 그동안 P5는 '셧다운' 상태가 장기화되면서 사전 공사 시점조차 확정되지 않은 채 방치됐지만 본격적으로 착공이 속도를 낼 전망이다.
그간 삼성물산·삼성E&A·삼성중공업 등 주요 시공사들도 회의 과정에서 의견을 하나로 모으지 못하는 등 일정 조율에 어려움을 겪어왔다. 하지만 삼성전자가 P5 착공 계획을 공식화하면서 향후 투자 계획이 가시화됐다는 분석이다.
반도체 업계 한 관계자는 "평택캠퍼스 P5의 첫 클린룸인 PH1은 2027년에 마감공사가 진행될 예정이다. 이를 고려하면 실제 가동 시점은 '2028년 하반기'로 예상된다"며 "현재 삼성물산이 팹 협력사들에게 작업 준비를 서두르라고 요청하면서 공사 사전 준비가 빠르게 진행되는 분위기"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역시 16일 보도자료를 통해 "평택사업장 2단지에 새롭게 조성되는 5라인은 2028년부터 본격 가동될 예정이다"고 밝힌 바 있다. 최근 임시 경영위원회를 열고 P5 골조 공사를 추진하기로 결정했다는 게 회사 측 설명이다. P5는 지난해 업황이 부진했던 탓에 터닦기 작업만 마친 뒤 '셧다운' 상태로 멈춰 있었다.
P5의 구체적인 용도는 최종 확정되지 않았지만, 현재로서는 상당 부분을 메모리 반도체 라인으로 꾸려 HBM 램프업(생산량 확대)에 대비하는 방향이 유력하다. 향후 메모리 수요와 업황에 따라 일부 구간을 파운드리 라인으로 혼용 구축하는 방안도 함께 검토되고 있다.
삼성전자가 투자 계획을 공식화하기 전부터 현장에는 공사 재개 조짐이 나타나기 시작했다. 현장 관계자들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지난 13일 오전 9시 평택캠퍼스 P5 현장에서 '자재 반출 시연회'를 열었다. 칼럼(H빔)을 외부로 반출하는 절차를 하기 전 장비 등을 사전에 점검하기 위한 자리였다. P5에는 셧다운 기간 동안 수만톤 규모의 칼럼이 장기간 현장에 방치돼 있었다. 공사가 지연될수록 부식·오염 위험이 커 평택캠퍼스 내부에서도 주요 리스크 요인으로 지적해 왔다.
칼럼을 반출한다는 것은 공사가 본격적으로 재개된다는 신호로 해석할 수 있다. 삼성전자는 당초 시연회를 종료한 후 곧바로 칼럼 정리에 착수할 계획이었으나, 이날 행사에서는 실제 작업이 진행되지 않은 것으로 확인됐다. 협력사들의 장비 상태를 점검하고 승인하는 수준에서 행사가 마무리됐다는 게 현장 관계자들의 설명이다.
시연회에 참석한 협력사 관계자는 "이날은 실제 작업 없이 행사만 진행됐지만, 당장 이번주부터 인원을 투입해 칼럼을 정리한 뒤 기초공사에 착수할 예정"이며 "업체별로 기초 공사에 투입할 작업자 명단과 신상정보도 이미 삼성물산 측에 제출한 상태"라고 설명했다.
작업자들은 우선 현장에 야적돼 있는 칼럼을 정리한 뒤, 이를 팹의 뼈대로 세우기 위한 기초 콘크리트 작업에 들어갈 예정이다. 앞선 관계자는 "칼럼을 가로·세로로 일정 간격에 맞춰 배치한 후 철근을 넣고 콘크리트를 채워 기반을 만드는 방식"이라며 "콘크리트가 굳으면 그 위에 칼럼을 끼워 팹의 기본 골조를 구성하게 된다"고 덧붙였다.
삼성전자는 칼럼을 끼워 골조를 세우는 작업을 내년 4월에 진행하기로 결정했다. 평택캠퍼스 한 관계자는 "삼성전자는 콘크리트를 양생하는 시간을 고려해 골조 세우기 시점을 내년 4월 1일로 잡았다"며 "각각 수십톤에 달하는 칼럼을 단단하게 지지하려면 콘크리트가 충분히 굳어야 해 시간이 걸린다"고 말했다. 이어 "삼성전자 측에서 일정을 최대한 앞당기려 하는 만큼, 공식 목표는 4월이지만 실제 착수 시점은 더 빨라질 가능성도 있다"고 덧붙였다.
한편 복수의 업계 관계자들에 따르면 P5는 클린룸 6개가 탑재되는 '3층 규모'로 지을 예정이다. 당초 4층(클린룸 8개) 설계를 검토했으나, 캐파(생산 능력) 투자가 급한 상황에서 무리하게 4층까지 확대할 이유가 없다는 판단이 작용했다. 삼성전자가 4층 규모 팹을 지어본 경험이 없다는 점도 고려된 것으로 전해졌다. 기존 공장인 3공장(P3)에 들어간 전체 투자비가 약 50조원임을 고려하면, P5에는 70조원이 투입될 것으로 예상된다.
다만 향후 계획을 바꿀 만한 여지는 남겨뒀다. 앞선 관계자는 "P5 공사는 전체 층수만큼 뼈대를 한꺼번에 올려놓고 내부공사를 시작하는 방식이 아니다"고 말했다. 즉 1층 뼈대를 세우고 마감공사를 먼저 진행하는 동시에 2층 뼈대를 세우는 구조라, 공사 진행 상황을 보며 층수를 조정할 가능성이 있다는 설명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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