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딜사이트 이소영 기자] 코스피가 4000포인트를 넘어서는 증시 대활황이 이어지면서 국내 대형 증권사인 NH투자증권과 한국투자증권이 올해 3분기에 사상 최고 수준의 호실적을 기록하고 있지만 같은 리그에서 KB증권은 숨 고르기를 거듭하고 있다. 부동산 프로젝트파이낸싱(PF) 관련 충당금을 적립한 결과라고 하지만 회사 측이 밝힌 수준이 500억원에 불과한데 비해 경쟁사와 전체 이익 규모가 배 이상 차이가 나면서 영업이 부진하는 평가도 나온다.
5일 증권업계에 따르면 전일 코스피는 개인과 기관의 활발한 매수세에 힘입어 지난달 27일 4000선을 뚫은 이후 4200 포인트를 전후로 신고점을 경신하고 있다. 전일에는 미국 대통령의 발언으로 지수가 다소 후퇴했지만 대세 상승 와중의 투자자 손바뀜으로 풀이된다.
증시 랠리 덕에 증권사 실적도 큰 폭 개선됐다. NH의 3분기 영업이익은 3913억원을 기록, 전년비 두 배 이상 급증했다. 순이익도 2831억원으로 83.84% 늘었다. 한투 역시 영업이익 5342억원(컨센서스 기준)을 내며 약 40% 개선됐다. 증시의 온기가 곧장 증권사 손익계산서에 반영된 것이다.
대형사들은 브로커리지(위탁매매) 수수료 증가와 상품운용 실적 호조가 실적을 견인하고 있다고 설명한다. 자산관리(WM)와 투자은행(IB) 부문도 양호한 성과를 거두며 전사 수익을 뒷받침했다. 활발해진 개인 거래와 풍부한 유동성이 수익 기반을 넓혔다는 평가다.
하지만 KB증권은 같은 장세에도 다른 흐름을 보였다. 3분기 영업이익은 2234억원, 순이익은 1578억원으로 각각 전년 동기 대비 6.45%, 8.84%씩 감소했다. 이처럼 유독 KB만 숨을 고른 배경에는 선제적으로 쌓은 PF 충당금이 있다고 회사 측은 설명한다. KB증권 관계자는 "일반적으로 4분기에 충당금을 집중적으로 쌓는 금융회사와 달리 KB는 금융당국의 취지에 부합하면서 자산건전성 제고에 나서기 위해 3분기에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반영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KB는 3분기 한 분기에만 593억원의 신용손실충당금을 전입했다. 이는 2020~2022년 연간 적립액을 모두 웃도는 규모다. 연도별 충당금 적립액은 2020년 238억원, 2021년 185억원, 2022년 284억원 수준이었다. 올해 1~3분기 누적 적립액은 1314억원으로 최근 5년 내 최대치를 기록한 2023년(1441억원)에 근접했다.
다만 이같은 충당금 적립 기조는 KB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 규모와 연결되지는 않는다. 대형사 평균 대비 위험 수준을 터치하고 있지 않아서다. 오지민 한국신용평가 연구원은 "올해 상반기 기준 KB 전체 부동산금융 중 PF 비중은 약 78%이며 브릿지론 비중은 22%에 불과하다"며 "중·후순위 비중도 30% 내외로 낮고 해외 부동산금융 비중은 9%로 대형사 평균(21%)을 크게 밑돈다"고 설명했다.
업계에서는 KB증권의 부동산 익스포저가 안정적임에도 선제적으로 충당금을 쌓은 건 단기 수익성보다 자산건전성을 우선한 보수적 경영 기조를 택한 것이라고 평가하고 있다. 아울러 최근 금융당국이 부동산 PF 시장 불확실성 해소를 위해 충당금 적립, 사업장 재구조화, 사업성 평가 기준 마련 등 요구하는 후속 조치를 실천하고 있는 것으로 보고있다.
증권업계 관계자는 "NH 등 타 증권사의 경우 3분기에 충당금을 거의 쌓지 않아서 해당 분기 실적이 상대적으로 양호한 것"이라며 "대부분의 증권사가 연간 단위로 충당금을 조정하는 만큼 4분기에는 다른 대형사들도 일정 부분 비용 반영에 나설 가능성이 높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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