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수홀딩스가 한진그룹에서 독립한지 10년이 됐지만, 여전히 본궤도에 오르지 못했다는 분석이 나온다. 최은영 유수홀딩스 회장 일가는 2014년 한진해운을 한진그룹으로 넘긴 뒤 신성장동력도 찾기 위해 부단히 노력해 왔다. 하지만 이렇다 할 성과는 없다. 더군다나 신사업을 전담하는 오너 3세가 미래 성장 동력을 확보하지 못할 경우 승계 정당성을 증명하기도 어려울 것이라는 우려도 나오는 실정이다. 이에 딜사이트는 유스홀딩스의 현황과 지배구조, 과제 등을 짚어본다.
[딜사이트 이세정 기자] 범(凡)한진그룹 오너 3세인 유수홀딩스 조유경 부사장이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시점에 관심이 쏠리고 있다. 지주사에서 전략기획실을 이끄는 조 부사장은 신사업 추진과 싸이버로지텍 기업공개(IPO)라는 과제를 수행해야 한다. 또 유력 후계자인 그가 경영 깊숙이 개입하기 위해서는 등기임원 자리가 선택이 아닌 필수라는 게 업계의 중론이다.
4일 금융감독원 전자공시에 따르면 유수홀딩스 이사회는 올 상반기 말 기준 총 4명으로 운영되고 있다. 세부적으로 사내이사는 송영규 대표이사 1명이며 사외이사는 ▲오병관 전 NH농협손해보험 대표이사 ▲김기동 법무법인 로백스 대표변호사 ▲이성용 FTI 컨설팅 아시아 대표 3명이다.
유수홀딩스 경영에 참여 중인 오너일가는 최은영 회장과 장녀 조 부사장이다. 하지만 이들은 등기임원을 맡고 있지 않다. 이들 모녀의 영향력과 집행력이 제한되는 상황인 만큼 표면적으로는 전문경영인(CEO) 체제인 것이다.
지주사 역할을 수행하는 유수홀딩스는 자회사 주식의 유지 및 관리 임무를 맡고 있다. 자회사는 소프트웨어 개발 및 판매업의 싸이버로지텍과 화물운송 중개, 대리 등의 유수로지스틱스 2개사다. 올 상반기 말 기준 종합물류 부문의 매출 비중은 70.6%이며, IT 부문은 28.7%로 나타났다. 최근 들어 IT 부문의 가파른 실적 향상이 두드러지지만, 여전히 물류업 기반의 회사라는 점에서 대내외적 리스크에 취약하다는 평가를 받는다.
◆ 최은영 회장 장녀, 물류·해운 현장 경험 多…그룹 전략기획 총괄
조 부사장은 1986년생으로 고(故) 조수호 전 한진해운 회장의 장녀로 일본 와세다대 국제학과를 졸업했다. 조 부사장의 두 살 터울의 여동생(조유홍 씨)은 현재 유수홀딩스 경영과 무관한 만큼 후계 구도에서는 벗어나 있는 것으로 전해진다. 조 부사장의 경력은 해운업에 집중돼 있다.
예컨대 그의 첫 직장은 독일 컨테이너 터미널 회사인 함부르크 하펜 운트 로지스틱스(Hamburger Hafen und Logistik AG·HHLA)였으며, 독일 해운사 페데르 돌 쉬파르츠-KG(Peter Dohle Schiffahrts-KG)에서도 근무한 이력이 있다. 또 홍콩 선사 오리엔트 오버시스 컨테이너 라인(Oriental Overseas Container Line·OOCL)에서 일하기도 했다.
이 같은 조 부사장의 행보는 한진해운에서의 경영 수업에 대비한 것으로 파악된다. 이 시기만 해도 한진해운이 유수홀딩스 전신인 한진해운홀딩스의 주력 계열사였던 만큼 경쟁사와 유관 회사에서 현장 경험을 쌓고 전문성을 높이려 한 것으로 풀이된다.
조 부사장이 유수홀딩스로 입사한 것은 2015년이다. 유수홀딩스가 2014년 자금 유동성이 경색된 한진해운 경영권을 한진그룹으로 넘기면서 조기 경영 수업에 돌입할 수밖에 없었기 때문이다. 상무보로 입사한 조 부사장은 유수홀딩스 전략기획실장과 자회사 싸이버로지텍 경영기획담당 임원을 겸직했다.
◆ 사내이사 선임 시기 '관심'…신사업 추진 위한 사내이사 필요성
업계는 조 부사장이 조만간 사내이사로 이사회 일원이 될 가능성이 높다고 내다보고 있다. 유수홀딩스의 중장기 성장성이 담보되지 않고 있다는 점에서 신사업 발굴이 시급하다는 이유에서다. 조 부사장은 2015년부터 10년 넘게 전략기획실을 이끌며 여러 사업에 진출했지만 모두 철수했다.
더군다나 신사업을 추진하기 위해서는 막대한 자금이 뒷받침 돼야 하는 만큼 고위 경영진의 의사결정이 중요하다. 조 부사장의 모친인 최 회장이 이 회사 개인 최대주주(지분율 18.1%)로 막강한 지배력을 구축했지만, 미등기임원인 터라 최종 결정권을 행사할 수는 없다.
물론 최 회장이 1962년생으로 아직 건재한 만큼 이른 시일 내 오너 2세로 경영권을 넘길 가능성은 크지 않다는 시각이 지배적이다. 하지만 조 부사장이 경영능력 입증을 위해서라도 신사업 성과를 내야 한다는 시각이 나온다.
조 부사장이 유수홀딩스 사내이사로 선임되는 과정은 비교적 수월할 전망이다. 이 회사 정관에 따르면 이사는 3명 이상이면 되며, 상한선은 정해져 있지 않다. 사외이사는 이사 총수 4분의 1 이상, 25% 이상 기준만 충족하면 된다. 현 이사회 구성에 사내이사 1명이 추가되더라도, 사외이사 비중은 60%에 달한다.
◆ 싸이버로지텍 IPO 준비…의사결정 참여로 리더십 발휘해야
싸이버로지텍 상장 과제도 있다. 2000년 설립된 싸이버로지텍은 터미널, 해운, 물류 기업에 IT 기술을 활용한 업무용 솔루션을 개발해 공급하는 업체다. 물류 고객들의 니즈에 맞는 소프트웨어 패키지 개발 역량과 축적된 전문적인 경험으로 매년 고공 성장을 이어가는 모습이다. 실제로 이 회사의 최근 4년(2021~2024년)간 매출 성장률은 15%로 집계됐다.
당초 싸이버로지텍의 IPO 예정 시점은 2019년 초였다. 하지만 타이밍이 맞지 않았다. 그해 예정된 대규모 계약들이 지연되면서 실적 악화가 불가피했고, 제대로 된 기업가치를 평가 받지 못할 것을 우려해 상장 시기를 늦췄다.
하지만 유수홀딩스는 싸이버로지텍의 IPO가 완전 철회가 아니라는 입장이다. 조 부사장은 싸이버로지텍의 적절한 상장 시점 선정은 물론, 제대로 된 몸값을 받는 과정에 주도적인 역할을 할 것으로 전망된다. 모기업인 유수홀딩스와 그룹사 전반에서 전폭적인 지원을 아끼지 않으려면 조 부사장이 등기임원으로 목소리를 내야 한다는 주장이 우세하다.
이와 관련, 유수홀딩스 관계자는 "조 부사장의 등기임원 선임 시점은 확인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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