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기업들 위협하던 강성부…서약서 쓰고 연전연승
서재원 기자
2025.10.31 07:30:19
교공·성장금융·행공·우본 등서 3500억 모집…국세청 세무조사 우려도 불식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0일 08시 18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강성부 KCGI 대표. (출처=KCGI 유튜브)

[딜사이트 서재원 기자] 이른바 강성부 펀드로 불리던 사모투자 운용사 KCGI가 올해 기관 출자사업에서 연이어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일각에서는 올 초 KCGI의 세무조사와 그간의 행동주의 이력이 걸림돌로 작용할 것이라는 우려도 있었지만 이를 불식시키고 강성부 대표가 직접 펀드레이징을 진두지휘해 보수적인 기관들을 설득하면서 5000억원에 달하는 자금조달 작업이 순항하고 있다는 평가다. 


30일 투자은행(IB) 업계에 따르면 KCGI는 최근 우정사업본부가 진행한 국내 블라인드 사모펀드(PEF) 중형 리그 출자사업에서 우선협상대상자로 선정됐다. 중형과 소형 리그로 나눠진 이번 출자사업에서 KCGI를 포함해 총 7곳이 운용사가 승기를 거뒀다. 우본 출자액은 총 2500억원으로 향후 투자심의회를 거쳐 운용사별로 출자금을 각기 배정할 예정이다.


KCGI는 올해 회사 설립 처음으로 블라인드펀드를 조성하고 있다. 연말까지 5000억원 규모로 펀드를 결성할 계획으로 현재까지 3500억원 가량을 모집한 것으로 알려졌다. 올해 교직원공제회를 시작으로 ▲한국성장금융(은행권 중견기업펀드) ▲행정공제회 ▲새마을금고 ▲신협중앙회 ▲우본 등 다수 기관 출자사업에서 위탁운용사(GP)로 선정됐다.


사실 업계에서는 KCGI의 펀드레이징이 순탄치 않을 것이라는 관측이 지배적이었다. KCGI가 그간 행동주의 펀드를 운용하며 기업과 대립각을 세우는 모습으로 각인돼서다. 최근 MBK파트너스가 영풍과 손잡고 고려아연 경영권을 최윤범 회장으로부터 거둬들이려는 전략을 마련하면서 사모펀드 운용사에 대한 재계의 인식도 더 예민해졌다. 이 때문에 연기금이나 공제회 등 보수적인 기관 유한책임투자자(LP)를 설득하는데 KCGI가 어려움을 겪을 것이라는 우려가 많았다. 게다가 올해 초 국세청이 KCGI에 특별 세무조사를 단행하면서 펀드 조성의 걸림돌이 될 수 있다는 전망도 적지 않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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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 지난 3월 서울지방국세청 조사4국은 KCGI에 대한 세무조사에 착수했다. 조사4국은 대규모 기획 조사를 담당하는 부서로 통상 탈세, 비자금 조성 등 특수 혐의 사건을 다룬다. 이에 KCGI 법인 뿐만 아니라 강성부 대표 개인에 대한 세금 탈세 여부를 살필 가능성도 제기됐다.


하지만 기업들의 제보에 따른 급습 검사가 탈세 정황을 포착하지 못하면서 KCGI에는 오히려 전화위복의 계기가 됐다. 주주 행동주의를 표방하며 기업들을 위협하기도 했지만 정작 그 전략은 합법적이고 규제에 순응하는 큰 틀에서 이뤄진 것이라는 평가가 나오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새 정부 들어 한국 주식시장 코스피가 4000을 돌파하며 주주권익 보호가 마련되는 것도 강성부 펀드의 정체성을 보다 긍정적인 시각으로 바라보게 하는 요인이 되고 있다. 


이번 펀드레이징은 강성부 대표가 직접 진두지휘하고 있다. 특히 강 대표는 기관투자가들 앞에서 프레젠테이션(PT) 발표에 직접 나서며 앞으로 조달한 자금으로는 오히려 행동주의 투자를 절대로 하지 않겠다 서약한 것으로 전해진다. 시장에서 잡음을 일으키는 방식으로 돈을 버는 방법은 지양하고, 오히려 최근 대미 관계 강화 등을 기점으로 글로벌화 하는 한국 기업들의 세계 진출에 밑거름이 되겠다고 약속했다는 후문이다. 실제 KCGI는 최근 LS그룹의 미국 권선 계열사 에식스솔루션즈에 투자해 상장 후 매각 전략을 세운 것으로 알려졌다. 


KCGI는 정량평가에서는 늘 우수한 점수를 받았던 만큼 행동주의 꼬리표가 서서히 떼지면서 자연스레 기관 선택을 받고 있는 것으로 보인다. 현재 KCGI는 군인공제회 출자사업 결과를 기다리는 중으로 이미 확보한 투자확약서(LOC) 등을 고려하면 선정이 유력하다는 평가다.


KCGI는 지난 2018년 강성부 대표가 설립했다. 당시만 하더라도 외국계의 전유물이었던 행동주의 모델을 국내에 적극 활용하며 이름을 알렸다. 대표적인 투자가 한진그룹의 지주사인 한진칼이다. 오너 일가의 갑질 사건으로 한진그룹이 국민적 공분을 사던 당시 KCGI는 공격적으로 한진칼 주식을 매입했다. 이후 KCGI는 한진칼 지배구조 개선을 요구하면서 조원태 한진그룹 회장과 경영권 분쟁을 벌이기도 했다.


결과적으로 KCGI는 조 회장 측과의 주주총회 표 대결에서 패배하며 지배구조 개선에는 실패했다. 하지만 투자자 관점에서는 성공적인 결과를 얻었다. KCGI는 펀드 만기 직전인 2022년 보유하고 있던 한진칼 주식을 호반건설에 매각하면서 2배 가량의 회수 성과를 거뒀다. 이후 KCGI는 오스템임플란트와 DB하이텍 등에서 행동주의를 이어나가며 대부분의 투자 건에서 이익을 남긴 것으로 알려졌다.


다만 최근 들어 회사는 행동주의 한계를 직면하고 종합금융그룹으로의 변모를 꾀하고 있다. 지난 2023년 메리츠자산운용을 인수해 KCGI자산운용을 출범한 데 올해 6월에는 한양증권도 품에 안았다. 이번 1호 블라인드펀드 조성 역시 종합금융그룹 도약의 일환이다. KCGI가 강점인 행동주의 모델을 벗어던지고 기관 LP들을 대상으로 자금을 모집하고 있기 때문이다. 그간 KCGI는 고액 자산가 등으로 구성된 프로젝트펀드를 활용해 투자해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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