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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상家의 CVC…UTC 팔 수밖에 없던 이유
노만영, 김규희 기자
2025.10.31 15:10:19
임창욱 명예회장의 차녀 임상민 부사장 연이은 관리 실패에 리스크 제거
이 기사는 2025년 10월 30일 06시 40분 유료콘텐츠서비스 딜사이트 플러스에 표출된 기사입니다.

[딜사이트 노만영, 김규희 기자] 임창욱 대상그룹 회장은 딸만 둘을 뒀다. 첫째는 임세령 대상홀딩스 부회장으로 이재용 삼성 회장의 전 부인으로 이미 유명하다. 이재용 회장과 임세령 부회장이 갈라서지 않았다면 국유진 블랙스톤 한국 PE 부문 대표는 국내 최대 그룹사인 삼성의 오너와 동서 사이가 될 수도 있었다. 임창욱 회장의 둘째인 임상민 부사장은 이화여대를 졸업하고 런던 비스니스스쿨을 졸업한 재원이다. 하지만 사실 임창욱 회장은 두 딸을 한국적인 방식으로 교육해 타이틀만 있을 뿐 경영 전면에 나서지 않게 하고 있다는 것이 관계자들의 전언이다. 

이런 맥락에서 임상민 부사장도 자신이 직접 결정해야 할 상당 부분의 경영 판단을 남편인 국유진 대표에 의지해온 것으로 전해진다. 국 대표가 블랙스톤 한국지사에서 최근까지 지오영 인수 후 매각(Buyout & Exit) 등으로 괄목할 만한 성과를 올린 것도 부부사이 신뢰의 밑바탕이 됐을 것으로 보인다. 


하지만 항상 성공한 많은 결정보다 후과를 남긴 소소한 실책이 두드려져 보이기 마련이다. 임상민 부사장은 그룹 내에서 자기 몫으로 맡겨졌던 투자전문회사 UTC인베스트먼트를 경영하는 과정에서 다소 허점을 노출했다는 지적을 얻는다. 


대상그룹 오너가 2세인 임상민 부사장(왼쪽)과 임세령 부회장(오른쪽)은 임창욱 명예회장의 두 딸로 자매관계다. /= 대상그룹 제공

임 부사장은 과거 UTC 투자심사부에서 경영 수업을 쌓고 2009년 대상에 입사했는데 2017년 아버지 임창욱 회장이 UTC 지분 100%를 그에게 증여하면서 경영을 도맡게 했다. 그런데 2021년 UTC 내부에 경영자문위원회라는 기구가 설치되고, 여기에 국유진 대표와 시아버지 국균 전 회장이 이름을 올리면서 문제가 불거졌다. 임 부사장이 실 소유주였지만 실제 경영을 가족 간에 위탁한 것은 그 사이 두 자녀를 낳고 어머니 역할에 집중하려던 이유 때문으로 전해진다. 그러나 지분 소유주가 아닌 대주주의 가족, 개인 연고 관계자가 경영에 자문 의견을 내면서 내부 반발이 나타났다. 


특히 UTC에 신입사원으로 입사해 대표이사까지 올랐던 김세연 전 대표(현 G&P인베스트먼트)가 관련 문제를 조목조목 지적하면서 분란이 일어나기 시작했다. UTC는 재벌 계열사였지만 이전까지 벤처캐피탈의 지배구조 측면에서는 모범 사례에 가까운 모습을 보여왔는데, 그를 믿고 투자해준 기관투자가(LP) 조차도 "펀드 운용 및 투자심사에 비전문적 외부 인사가 영향 미쳤다"는 지적을 내놓자 국유진 임상민 부부는 이 당시 코너에 몰릴 수밖에 없었다는 후문이다. 국균 회장은 UTC에 리스크 관리 시스템에 대한 조언과 인사관리에 대한 조언을 했고 투자에 대한 의견이나 조언을 제시한 적은 없지만 당시 경영진이 민감하게 반응하면서 내부의 문제가 외부에서는 소란으로 비춰졌던 것으로 보인다. UTC 내부의 지배구조 문제는 이후 김세연 전 대표가 퇴사하고 다른 인력이 동조해 회사를 떠나면서 잠잠해졌다. 그러나 더 심각한 문제는 이 공백을 채우는 과정에서 발생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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UTC의 리더십 부재를 빠르게 메우기 위해 임상민 국유진 부부가 택한 카드는 검증된 인물에 대한 스카우트였다. 이미 공백은 발생했고 투자가들이 맡긴 자금을 회사 대표가 새 펀드매니저를 지정해 시급히 관리하는 모습을 보여줄 필요가 있었기 때문이다. UTC 전현직 관계자들에 의하면 2024년 6월 김세연 전 대표와 이강학 상무가 퇴직한 이후 강성 출자자(LP)들이 펀드 운용보수를 삭감하거나 정지하겠다고 나섰고 오너 일가는 이를 수습할 공신력 있는 인물이 필요했다. 


이런 가운데 지목된 구원투수가 하나금융지주가 2018년 설립한 벤처캐피탈 하나벤처스의 초대 대표였던 김동환이었다. 월스트리트 최고 투자은행 골드만삭스와 소프트뱅크벤처스아시아를 거쳐 기관계 VC에서 5년 넘게 대표를 맡았던 김동환 대표는 적어도 커리어 수준 면에서는 임상민 부사장 뿐만 아니라 국유진 대표의 눈높이에도 적합한 인물이었다는 평가다. 특히 김동환 대표는 국유진 대표의 시카고대학 동문이던 터라 국내 선후배 네트워크를 통해 추천받은 것으로 전해진다. 


하지만 속전속결로 새 대표를 임명한 오너가는 결과적으로 지난 경영 실패를 지우기 위한 전초 작업으로 인사를 냈던 것으로 보인다. 정통한 관계자는 "새 대표가 UTC 대표로 임명되고 나서 LP 투자가들은 보수 삭감이나 징계처리 등 하우스 전체의 펀드 운용에 불리한 조치는 거둬들였지만, 취임 후 수개월이 지나지 않아 새 대표가 2024년의 UTC 부진을 만회하고 1년 만에 3개의 펀드에 신규 정책자금을 받아내자 이후 임직원들과 협의를 거치지 않고 회사 매각을 단행했다"고 설명했다. 실제 UTC는 김동환 대표 체제 아래에서 3개의 펀드에 각각 정책자금을 앵커 LP로 받아 민간LP를 매칭하며 결성 중이었다. 그러나 그 사이 회사 매각으로 대주주가 변경돼 정책자금 LP가 자금 공여를 반납하라고 요청해 최종 펀드 결성에는 실패했다. 


UTC 내부 관계자에 따르면 오너였던 임상민 부사장은 하우스 매각 당시 이후 모든 직원을 유지하는 것을 제안했지만 리더십 교체는 불가피하게 이뤄진 것으로 보인다. 임상민 부사장 국유진 대표 부부는 평소 친분이 깊은 것으로 알려진 한승 포레스트파트너스 대표에 회사 인수를 제안해 속전속결로 이후 거래가 성사된 것으로 전해진다.  


포레스트는 과거 UTC와 일한 경험이 있는 등 내부 사정을 파악하고 있었다. 때문에 제안이 이뤄진 지 일주일 만에 실사 평가를 마치며 인수 의사를 나타냈다. 포레스트 역시 과거 이른바 '파두 사태'로 펀드레이징에 난항을 겪던 중이라 UTC 인수를 통해 활로를 모색할 필요가 있었다는 게 관계자들 설명이다. 


이런 연유로 매매 조건 역시 이례적인 수준으로 합의됐다. 양도 가격이 당시 UTC의 자본 총계인 320억원에도 미치지 않는 수준으로 결정됐고, 관행적인 경영권 프리미엄은 제외된 것이다. 임상민 부사장은 UTC 원매자로 포레스트가 나서자 장부가 보다 낮은 가격에 회사를 넘기면서 그마저도 인수자의 현금 여력을 고려해 대금을 3년 간 분할해 주는 파격적인 혜택을 제공했다. 사실상 본인이 처한 리스크를 제거하기 위해 '파이어 세일(특가 급매)'을 결단한 것이다. 


UTC를 인수한 한승 포레스트 대표는 인수를 마무리한 지 한 달 만에 기존 대표를 해임하고 단독 대표 체제를 구축하며 대상 오너가의 실패를 지워내는 해결사가 됐다. UTC는 최근 조합원총회를 열고 주요 펀드들의 대표펀드매니저 교체 작업을 완료했다. ▲유티씨뉴딜벤처투자조합 ▲유티씨반도체성장펀드 등 5개 펀드가 대상이다. 인수자인 포레스트는 지난 7월 대상그룹으로부터 지분 100%를 인수한 지 불과 한 달 만인 8월 초 경영을 정상화 했고 펀드매니저 교체로 3개월 만에 분란의 흔적을 지웠다는 평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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